고환율에 고등어 11%·라면 7%·경유 8.2%↑…내년 초 상승세 지속 전망

가공식품 3.5%·석유류 4.8%·수입쇠고기 5.3% 상승…환율 상승 영향
수입·생산자물가 '선행지표' 오름세…"환율 안정 없으면 물가 상승 계속"

서울 마포구의 주유소. ⓒ News1 이광호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1400원 중반대 고환율이 이어지면서 고등어, 라면, 석유류 등 민생과 밀접한 품목들의 물가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달러·원 환율이 1470원대를 넘어서면서 내년 초까지 물가 상방 압력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일 기획재정부와 국가데이터처 등에 따르면 지난 10월 전체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4% 오르며 지난해 7월(2.6%) 이후 1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환율이 1440원대까지 치솟으면서 가공식품 물가는 전년보다 3.5% 올랐다.

라면은 7.3%, 빵은 6.6%, 커피는 14.7%, 초콜릿은 16.3%, 오징어채는 30.1% 각각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품목 모두 수입 원재료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고환율 영향이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수산물은 전년보다 5.9% 상승하면서 2022년 10월(6.4%)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 폭을 기록했다. 특히 수입량이 많은 고등어(11.0%), 오징어(7.4%) 등에서 높은 상승 폭을 나타냈다.

2022년 기준 고등어와 오징어의 수입 의존도는 각각 46.3%, 63%에 달하는 만큼 최근 고환율 영향에 가격이 치솟은 것으로 보인다.

수입쇠고기 역시 5.3% 올라 장바구니 부담을 키웠다.

석유류 가격은 지난 10월 4.8% 상승하며 고환율 영향을 크게 받았다. 품목별로는 휘발유 소비자물가는 전년보다 4.5%, 경유는 8.2% 각각 오르며 상승세가 이어졌다. 국제유가는 소폭 하락했지만, 환율이 치솟으면서 국내 기름값은 오히려 올라가는 흐름이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국제유가는 지난해 10월보다 하락했지만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상승 폭이 확대됐다"며 "국제유가만 보면 석유류 가격이 하락하는 게 맞지만 환율, 세금 구조(유류세 한시적 인하 축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공식품 등도 환율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며 "다만 추석 할인 행사 등의 영향으로 상승 폭은 다소 둔화했다"고 덧붙였다.

추석 할인 행사나 국제유가 하락 등 물가 안정 요인이 있었지만, 환율 상승세가 전체 물가 흐름을 끌어올린 셈이다.

지난 8월 서울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5.8.5/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최근 환율과 유가 흐름은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정부가 한국은행·국민연금 간 외환스와프 계약 연장을 추진한다고 발표했지만 이날 달러·원 환율은 1467.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날 기준 전국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L당 1746.89원, 서울 평균 판매가는 1812.11원으로 전일(11월 30일)보다 각각 0.40원, 5.78원 올랐다. 경유도 전국 평균 판매가(1663.12원)는 전일보다 0.28원, 서울 평균(1727.86원)은 5.10원 각각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물가 상승 흐름은 내년 초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소비자물가에 1~3개월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수입물가지수와 생산자물가가 최근 상승세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수입물가지수는 10월 기준 138.17로 전월보다 1.9% 상승했고, 생산자물가지수는 120.82로 0.2% 올랐다. 수입물가지수는 9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연말과 내년 초까지 생활물가에 상방 압력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환율 상승 영향에 내년 초까지 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며 "정부 대책에 따라 환율이 일시적으로 하락했다가 다시 상승세를 나타내면 물가 불안정성이 오히려 커질 수 있다. 환율 안정이 우선돼야 내년 초 물가 안정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phlox@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