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담판' 김용범·구윤철·여한구 오늘 귀국…美입장 변화 여부 주목

(서울=뉴스1) 이철 이정현 기자 = 한미 관세협상 담판을 위해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한 대(對)미 협상단이 19일 귀국한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한미 양국은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투자 펀드 구성 방식을 두고 진통을 이어가고 있어서 이달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한미 정상회담에서 최종 결론을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미 투자금 3500억달러의 분할 투자와 한국의 외환시장 안정성을 위한 통화스와프 여부 등이 막판 쟁점으로 남아있다.

김정관 산업부장관은 이들보다 하루 뒤인 20일 오후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김 장관은 최근 근로자 구금 사태가 발생한 조지아주 현대차 공장 등을 방문해 직원들을 만날 계획이다. 다만 김 장관이 현장 방문 전후 러트닉 장관 등 미 통상라인과 비공개 회담을 이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실장과 김정관 산업부 장관 등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백악관 업무 시설인 아이젠하워 행정동을 찾아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과 50여분간 면담했다.

OMB는 대통령 예산안을 편성하고 행정부 각 부처의 재정·규제·정책 집행을 통제·조정하는 핵심 예산 관리기관이다. 동시에 미국 정부의 법률·행정 검토 기능도 수행한다.

이후 김 실장과 김 장관은 미국 상무부 청사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등을 만나 2시간가량 협상을 진행했다.

다만 협상 분위기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협상단은 이날 러트닉 장관과의 협상 결과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 측은 전액 선불 현금을 요구해 왔지만, 우리 측은 외환시장 안정성을 내세워 이를 방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금 직접투자 액수는 최대 5%, 나머지는 대출 및 보증 등으로 충당한다는 우리 정부와 미국 측이 한 발씩 양보한 수정안과 재수정안으로 맞서는 상황이다.

이와 별개로 구 부총리는 해당 기간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해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협의를 진행했다.

구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우리 외환시장의 상황을 설명하며 정부가 3500억 달러를 선불로 낼 수 없는 상황을 피력했다. 베선트 장관 역시 이에 공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 부총리는 같은날 동행기자단 간담회에서 "(미국 측이) 3500억 달러를 선불로 내라고 했을 때 한국이 쉽지 않다는 것을 적어도 베선트 장관은 이해하고 있다"며 "그래서 그런 것을 (미국 정부) 내부에 설명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김 실장과 구 부총리가 이날 입국장에서 양국 간 논의 결과에 대해 추가로 구체적인 내용을 소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협상단이 귀국함에 따라 정부는 이달 APEC 정상회의 개막을 앞두고 최종 합의문을 도출하기 위해 미국과 후속 협의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김정관 장관은 LG에너지솔루션·현대자동차 공장 방문 일정이 있어 조지아주에서 따로 하루 늦게 출발하게 됐다"며 "9월 이민자 단속으로 인한 우리 노동자 구금 사태와 관련해 관계자를 격려하고, 공사 진척 상황을 살피기 위해 개인 일정을 소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ir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