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양곡관리법, 식량안보 위협할 것…수급 균형 도모 필요"

전략작물직불제·가루쌀·밀·콩 재배 통해 쌀 수급 조절 계획
민주당 단독 통과 가능성 높아 대통령 거부권 가능성도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정부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식량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하며, 쌀 수급 균형을 통한 관리방안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4일 정부 출연 연구기관인 한국농촌경제연구원과 함께 '양곡관리법 개정안 효과 분석 결과'를 발표하며 전략작물직불제, 가루쌀(분질미), 밀·콩 비축 확대 등을 통해 쌀 수급 균형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의 부작용이 극심한 만큼 현 정부의 정책기조가 나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농식품부는 '양곡관리법 개정안 효과 분석'을 통해 2022~2030년 연평균 20만1000톤 규모이던 쌀 초과생산량이 양곡관리법 시행 이후 43만2000톤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2030년 생산량은 384만6000톤으로 초과생산량은 63만1000톤에 달할 전망이다. 올해 24만8000톤이 초과공급됐는데 2024년 32만3000톤, 2025년 38만9000톤, 2026년 44만6000톤, 2027년 49만6000톤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2028년에는 54만2000톤, 2029년 58만7000톤으로 2030년께는 60만톤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됐다.

정부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쌀 증산유도책인 시장격리 의무화와 감축책인 타작물 재배지원 사업을 동시에 시행한다는 점에서 모순적인 법안이라고 보고 있다.

개정안이 시행으로 인해 시장격리가 의무화되면 2030년 쌀 격리에만 1조3870억원이 투입되며, 미래 농업을 위한 청년농 육성, 스마트팜 투자 등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농식품부는 내다봤다.

매년 1조원 이상 예산이 소요되는데, 다른 분야 예산을 감축해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식량안보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정부는 판단했다. 시장격리 의무화가 시행되면 쌀 생산량이 늘며, 밀·콩 재배율이 정체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농식품부는 밀 1.1%, 콩 25.0% 수준이던 자급률을 2027년까지 각각 7.9%, 40.0%까지 늘릴 계획이다. 하지만 시장격리 의무화가 시행되면 2027년 밀은 4.0%, 콩은 26.4%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됐다.

이같은 부작용이 예상되는 만큼 농식품부는 전략작물직불제, 가루쌀 등을 통해 쌀 수급 균형을 맞추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전략작물직불제는 내년 720억원을 들여, 이모작과 밀·조사료 등을 재배하는 농가를 지원한다. 가루쌀은 생산단지 조성, 가공제품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세대별·성별 소비 트렌드를 분석해 맞춤형 소비 초진과 아침밥 먹는 문화 확산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격리 의무화는 판로·가격에 대한 불확실성을 없애 쌀 생산에 참여할 강력할 동기를 부여하게 된다"며 "공급과잉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비효율적 정책이 되고, 재정낭비가 명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재정낭비는 미래 농업 투자 확대를 어렵게 만든다"며 "식량안보 강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와 여당이 반대하고 있는 양곡관리법은 상임위원회 법안소위와 전체회의에서 민주당이 단독으로 통과시켜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상태다. 오는 18일까지 법사위 심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상임위원장이 본회의에 상정시킬 수 있다.

법사위 심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다수석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이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통과시킬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민주당이 단독으로 통과시킬 경우 정부는 대통령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phlox@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