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곡관리법 19일 농해수위 통과하나…정부 "해외에서도 이미 실패한 정책"

정부·여당, 19일 상임위서 야당 단독 통과 저지 총력
유럽·태국·일본 등서 실패사례에 '정략적 법안' 지적도

농민이 콤바인을 이용해 벼를 수확하고 있다. 2022.8.21/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19일 오전 11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 처리 가능성을 시사하며 통과 여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진다. 국민의힘과 농림축산식품부는 발의 당시부터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왔기 때문이다.

농식품부 등에 따르면 농해수위는 이날 회의에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상정해 논의한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야당의 단독 처리가 점쳐지는 상황이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지난 9월26일 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 상정됐으나 여당인 국민의힘 요청으로 안건조정위에 회부됐다. 국민의힘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반대해 안건조정위 2·3차 회의에 연달아 불참했고, 이 안건은 여당의 불참 속 야당 단독으로 처리됐다.

전날 국민의힘과 농식품부는 당정 협의회를 열고 양곡관리법 저지를 위한 대응 방침을 논의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당정에서 "현재 쌀값 폭락은 바로 문재인 정권의 농정 실패의 결과"라며 "양곡관리법이 시행되면 그동안 쌀 산업을 발전시키고 쌀값 안정을 위해서 노력해온 정부와 민간의 노력도 물거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은 "정부·여당은 수확기 역대 최대 물량 45만톤을 시장 격리하기로 결정했고, 공공 비축미를 포함한 총 90만톤에 대한 정부 매입 절차를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며 "현행 법 체계에서도 정부의 정책적 의지로 쌀값을 안정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왼쪽)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양곡관리법 관련 당·정 협의회에 참석하며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2022.10.18/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역시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부정적인 모습이다.

농경원은 최근 '쌀 시장격리 의무화의 영향 분석'를 통해 양곡관리법이 시행될 경우 초과생산량이 2026년 48만톤에 이어 2030년에는 64만톤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 초과생산량 25만톤의 2.5배에 달하는 양이다. 격리로 인한 비용도 2026년 1조원을 돌파해 2030년에는 1조40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양곡관리법 시행 유무에 따라 벼 재배면적은 연평균 3만㏊의 격차를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육류 섭취 증가와 같은 식습관 변화 등으로 쌀 소비량은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생산량은 늘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쌀 생산량은 6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6.9㎏으로 전년(57.7㎏)보다 1.4% 줄었다. 반면 지난해 쌀 생산량은 388만2000톤으로 전년(350만7000톤)보다 10.7% 늘었다.

일각에서는 유럽·태국·일본 등에서도 유사한 실패 사례가 있어 정치적 셈법이 포함된 '정략적 법안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유럽에서는 1962년 ‘유럽 공동 농업 정책(CAP)’을 마련해 농산물에 대한 최저 가격 수준을 정부가 보장하고, 역내 시장에 과잉 공급된 농산물은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해외에 수출하는 농업 보호 정책을 펼쳤다. 이에 생산량이 소비량을 크게 앞서며 1980년대 유럽의 밀 생산량은 수요를 30% 초과했다.

총생산량은 늘어난 반면, 농업 순 부가가치는 22.5% 감소하고, 취업 인구는 26.8%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2011년 태국은 쌀 의무 매수화하는 정책을 시행했다가 2012년도 12조원, 2013년도 15조의 재정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경제 파탄으로 이어지며 쿠데타의 이유로 지목되기도 했다.

일본은 30여년 전 쌀 초과 생산이 심화되며 정부 지원을 통해 벼 재배면적을 줄이고 타작물로 전환하는 정책을 도입했다.

전날 성일종 의장은 "현재 쌀값 폭락은 바로 문재인 정권의 농정 실패의 결과"라며 "민주당의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대한민국을 위한 법이 아니라, 민주당의 농정 실패를 덮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구하기 위한 정략적 법안에 불과하다"고 비판한 바 있다.

정부와 여당은 이날 예정된 상임위 통과 저지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여당은 관련 법안에 대한 실효성과 문제점 등을 야당에 전달하고, 정부는 전략작물직불제 확대, 해외 사례, 농경원 연구 결과 등을 토대로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도 예산안에 편성된 720억원 규모의 전략작물직불제 예산안을 추가적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전략작물직불제는 벼 대신 가루쌀(분질미)·콩·밀·조사료를 재배하는 농가에 직불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으로 인해 사용되지 않아도 될 1조원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며 "농업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부가 마련한 정책을 통해 낸 성과로 증명하겠다"며 반대 입장을 공고히 했다.

phlox@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