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 정무위, 감독당국에 동양사태 책임 집중 추궁
- 홍기삼 기자, 이훈철 기자
(서울=뉴스1) 홍기삼 이훈철 기자 = 국회가 동양사태와 관련, 금융위원회에 이어 금융감독원에 대해 이틀째 강도높은 책임 추궁을 이어갔다.
18일 국회 정무위원회는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국정감사를 통해 동양사태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금감원의 과오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이 과정에서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9월 청와대에서 조원동 경제수석비서관, 신제윤 금융위원장, 홍기택 산업은행장 등 4자 회동에 대해 말을 바꾸는 바람에 정회가 선포되는 등 혼선이 빚어졌다.
이날 국정감사에서 김영주 민주당 의원은 동양증권이 일부 투자자의 투자 성향을 '안전투자형'에서 '적극투자형'으로 동의없이 바꾼 정황이 있다고 말하며 당국 책임론을 이어갔다.
김 의원은 "동양그룹 CP 투자자의 투자성향을 분석해 본 결과 공격투자형과 적극투자형이 70%가 넘는다"며 "이는 투자성향이 조작된 정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영환 민주당 의원도 "보고를 보면 금감원이 추적 등 조치를 취하는 와중에도 동양은 규제를 피하면서 매일 수차례 수백억 규모의 CP(기업어음)를 발행했다"며 "금감원이 알고 있었던거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은 증인으로 출석한 최 원장과 정 사장의 개인적인 관계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박 의원이 "정 사장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다고 아는데 얼마나 친한가"라고 묻자 최 원장은 "정 사장과는 서울고등학교 동기동창이며 잘 안다"고 답변했다.
결국 민주당 민병두 의원과 송호창 의원은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에게 동양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민 의원은 "동양사태가 심각한 상황에도 청와대는 금융당국에 묻지도 않고 금융당국도 청와대에 보고도 하지 않았다"며 "금감원장이 사태에 책임지고 사퇴할 용의가 있느냐"고 최 원장에게 책임을 물었다.
이에 최 원장은 "현재는 피해자 구제가 우선이라고 생각한다"며 "사태수습에 최선을 다할테니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최 원장은 또 "진작에 동양그룹의 구조조정에 금감원이 나섰어야 했다"는 의견을 밝히며 금융당국 책임을 시인했다.
최 원장은 "(당시 금감원장이었다면) 2012년 이전이라도 금감원이 나서 과감한 기업구조조정 조치가 이뤄지도록 나섰을 것"이라며 "이번 사태에서 교훈을 얻어 관련 제도를 미리 정비해서 기업의 어려움에 맞춰 적절한 구조조정을 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답변했다.
이날 최 원장은 오후 국정감사 도중 동양 사태와 관련해 지난 9월 청와대 서별관에서 조원동 경제수석비서관, 신제윤 금융위원장, 홍기택 산업은행장 등과 4자 회동을 했다고 말해 위증논란을 낳았다.
최 원장은 당초 이날 동양사태와 관련해 조 수석과 홍 은행장을 만난 적이 없다고 했다가, 다시 오후 들어 만났지만 "일반적 기업 구조조정에 대해 얘기했을 뿐 동양 사태를 따로 논의하지 않았다"고 말해 의구심을 샀다.
이에 국회 정무위 소속 민주당 김기식 의원이 산업은행에 확인해 회동에서 동양관련 내용 설명이 있었다고 들이대자 최 원장은 '동양 그룹을 봐주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는 것으로 한발더 물러섰다.
오후 보충 질의에서 김기식 의원이 최 원장에게 "청와대 서별관에서 회동할 때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있었냐"고 캐묻자 최 원장은 "(자리에) 있었다"고 시인했다.
이어 김 의원은 다시 "회동 자리에서 조원동 수석이 뭐라고 했냐"고 물었으나 최 원장은 "특별히 기억나지 않는다"며 대답을 회피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는 이날 밤 늦게 신 위원장이 전날 국감에서 "대통령께 직접 보고하지 않았다"고만 했을 뿐 조 수석 등과는 계속 논의해왔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해명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경제상황을 점검하는 청와대 서별관회의에서 주요 현안인 동양 사태를 다루지 않았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한 일"이라고 말헀다.
한편 17일에 이어 18일에도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현재현 동양회장은 이혜경 부회장이 계열사의 법정관리 신청 직전 동양증권 개인계좌에서 6억원을 찾았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이라고 시인했다.
현 회장은 전일 금융위원회 국감에서 "법정관리 들어간다는 생각을 못하던 상황에서 아내도 충격을 많이 받았다"며 "금고안에 있던 물건은 결혼식때 입었던 한복과 마고자, 단추 등 잡동사니에 불과하다"고 답변했다.
이날 국감은 국정감사를 시작한 지 12시간 가까이 지속돼 오후 9시16분이 되어서야 종료됐다.
argu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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