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 김정관 "韓 알래스카 프로젝트 투자 확정 아냐…美에 이의제기"
"러트닉에 유감 표명…美 발표, 합의보다 더 나간 내용"
"알래스카 LNG 참여 여부 현지실사 거쳐 판단…상업적 합리성 확보할 것"
- 김승준 기자, 이정현 기자
(세종=뉴스1) 김승준 이정현 기자 =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1일(한국 시간) 미국 측이 한국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참여가 사실상 확정된 것처럼 구체적 금액을 발표한 데 대해 "한미가 합의한 내용은 공동설명자료(팩트시트)에 담긴 내용이 전부"라며 확정된 내용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대미 전략투자 관련 브리핑에서 "알래스카 프로젝트는 상업적 합리성이 있다는 전제 아래에서만 추진한다는 것이 한미 양국 정부가 합의한 내용"이라며 "상업적 합리성이 없으면 추진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비로 각각 540억 달러, 500억 달러 등 구체적인 사업 규모를 거론한 데 대해서도 확정된 내용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금액이 계속 바뀌고 있어 어느 정도가 될지도 아직 모른다"며 "관련 프로젝트 자료도 아직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날 양국이 공동으로 발표한 팩트시트에는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MOU)에 따른 상업적 합리성 및 모든 관련 국내법적 요건의 충족을 조건으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대한 검토에 착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명시됐다.
김 장관은 미국 측 발표가 한미 간 합의 수준을 넘어섰다는 점도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김 장관은 "오늘 방송에서 나온 내용은 우리가 보기에 너무 많이 나갔다"며 "러트닉 장관에게 관련 내용을 직접 이의 제기하고 유감을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김정관 장관과 취재진 간의 일문일답
▶알래스카 LNG와 관련해 한미가 합의한 내용은 조인트 팩트 시트에 들어 있는 내용이 전부다. 알래스카 프로젝트는 상업적 합리성이 있다는 전제 아래에서만 추진한다는 것이 한미 양국 정부가 합의한 내용이다. 상업적 합리성이 없으면 추진하지 않는다. 국내 법적 절차도 전제돼 있다.
▶금액이 계속 바뀌고 있어 어느 정도가 될지도 아직 모른다. 관련 프로젝트 자료도 아직 받지 못했다. 처음에는 670억 달러였다가 540억 달러, 500억 달러 등으로 바뀌고 있다. 수백억 달러 규모 프로젝트의 사업비가 며칠 사이 크게 달라졌다는 것은 미국 내부에서도 사업 내용이 충분히 검토·정리된 것은 아니라는 의미로 본다. 구체적 자료를 받아 판단할 예정이다. 사업 규모가 670억 달러에서 500억 달러 수준으로 줄어든 것 자체는 우리 입장에서는 긍정적일 수 있지만, 최종 숫자는 더 지켜봐야 한다.
▶오늘 미국 측 발표에서 나온 내용은 우리가 보기에 너무 많이 나갔다. 양국이 합의한 것은 세 문장인데 그 범위를 넘어 숫자가 나오거나 투자가 확정된 것처럼 단정적으로 표현한 것은 합의보다 훨씬 더 나간 것이다. 러트닉 장관에게 이 문제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고 유감을 표명했다. 미국 측은 한국의 우려를 이해하며 양국이 함께 프로젝트가 잘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미국 정부도 이 프로젝트에 관심이 많고 성공시키려는 의지가 있다고 본다. 인허가를 신속하게 하기 위해 연방정부가 직접 관여하고 세금이나 관세 등의 인센티브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미국과 우리의 관심은 다를 수밖에 없다. 미국은 알래스카 지역이나 LNG 산업이라는 정치적·산업적 측면에서 관심이 있지만 우리는 투자한 원리금을 회수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이 부분은 미국과 치열하게 협상해야 한다. 일본의 대미투자 프로젝트에서도 미국과 일본 정부의 발표 사이에 온도 차가 있었는데 비슷한 맥락에서 볼 수 있다.
▶관련 자료를 받고 현지 실사를 진행한 뒤 판단해야 한다. 현장 상황도 면밀하게 점검하고 사업관리단 전문가들이 기본적으로 판단하게 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상업적 합리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기본 판단이었다. 다만 미국 측은 기존 민간사업자가 추진하던 사업을 연방정부가 직접 관여하는 방식으로 바꾸겠다고 설명하고 있다. 과거 사업 진척을 가로막았던 인허가와 노동력 수급 문제가 연방정부 개입으로 개선된다면 사업성이 전보다 나아질 가능성은 있다. 구체적인 사업 구조와 자료를 받아봐야 한다.
▶알래스카 LNG는 10년가량 추진돼 온 사업이다. 가스 매장량은 풍부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인허가였다. 약 1300㎞에 이르는 구간에서 각종 인허가를 받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고 날씨 등의 영향으로 노동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문제도 있었다. 이런 문제가 비용 초과로 이어지고 파이낸싱에도 부담이 됐다. 미국 연방정부가 직접 관여해 인허가와 인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사업성이 개선될 여지는 있다.
▶그렇다. 송금했다는 것은 투자 집행이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다. 시작했다고 보면 된다. 후속 논의는 협상 과정에서 분위기가 상당히 뜨거워졌기 때문에 당장 뭔가를 하기에는 부담스럽다. 서로 냉각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후속 논의를 하게 되면 다시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지금 당장은 별로 보고 싶지 않다.
▶사업 진행과 별도로 연간 송금 한도는 200억 달러로 정해져 있다. 실제 송금 일정과 각 사업의 진척도가 맞물려 갈 수밖에 없다. 당장 눈에 보이는 프로젝트는 텍사스 엔시날이기 때문에 이를 중심으로 송금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의미가 있다. 병행한다고 표현하지만, 순서상 APR1400이 먼저다. 이 순서를 두고 협상 과정에서 상당히 씨름했다. 미국 원전업계 입장에서는 자존심이 상할 수 있는 문제이고 국내 원전업계에서는 의미를 크게 부여할 수 있는 부분이다. 미국 시장에서 APR1400의 비용과 납기 경쟁력이 인정돼 미국 유틸리티나 개발업체들이 APR1400을 선호하게 될 가능성을 미국과 웨스팅하우스가 우려하는 것도 사실이다.
▶APR1400과 관련해서는 기존 타협협정(SA)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로열티 부분도 변화가 있을 수 있어 협상이 필요하다. 기술사용료와 역무, 핵연료 등 관련된 세 영역도 협상해야 한다.
▶한국 기업 참여를 우선한다는 기본적인 방향은 있지만 최소 발주량처럼 보장된 내용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 미국도 한국 EPC 업체와 기자재 업체의 경쟁력을 알고 있어 충분히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언급되는 것은 원전을 짓고 싶어 하는 주들이다. 구체적인 프로젝트가 진행되면 미국 측에서 부지를 제시할 것으로 예상한다. 같은 지역 안에서도 여러 부지가 있을 수 있다. 원전은 암반 조건, 건설비를 줄일 수 있는 지반 여건, 수자원 확보 가능성 등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런 조건이 사업성에 미치는 영향을 따져 최적의 부지를 판단해야 한다.
▶가스터빈은 글로벌 시장이 워낙 호황이라 국내 업체의 생산 일정이 이미 상당 부분 차 있는 문제가 있다. 미국은 2029년께 장비를 필요로 하는데 한국 업체가 그 일정을 맞추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측은 이 경우 다른 프로젝트에서 한국 기업을 고려하겠다고 설명하고 있다. 정부도 가급적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으며 프로젝트 납기 순서를 바꾸는 방안 등도 생각하고 있다. 보조기기 분야는 한국 기업이 참여하기로 돼 있다.
▶미국 측이 먼저 해결해야 할 사안의 진척이 예상보다 더뎌 미국에 적극적으로 촉구하고 있다. 전체 전략투자 프로젝트가 어느 정도 정리된 뒤 마스가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생각이다. 1500억 달러 자금은 한국 내에서 건조되는 미국 선박에도 사용하는 것으로 양측이 이해하고 있다. 군함이든 상선이든 국내에서 건조되는 선박에 자금을 활용할 수 있다는 취지이며, 이를 위해 미국이 풀어야 할 규제 문제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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