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 퇴직연금 수익률, 임금 상승률에 3%p 뒤져…정부, 운용 개선

지난해 수익률 3.5%…DC 8.5%·IRP 9.4%보다 낮아
컨설팅받은 기업 수익률 5.9%→25.5%로 4배 이상 개선

고용노동부 세종청사.ⓒ 뉴스1 김기남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 적립금의 91.9%가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편중되면서 최근 5년 누적 수익률이 15.9%에 그쳐 같은 기간 임금 상승률(18.9%)을 3%포인트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기업의 추가 적립 부담과 근로자 수급권 위험을 줄이기 위해 목표수익률 설정과 자산·부채 듀레이션 연계를 중심으로 DB형 운용 개선을 유도하기로 했다.

DB 수익률, 임금 상승률보다 3%포인트 낮아

26일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퇴직연금 적립금 501조 4000억 원 가운데 DB형은 228조 9000억 원으로 45.7%를 차지했다. DB형은 기업이 운용 책임을 지고, 운용 성과와 손실도 기업에 귀속되는 제도다.

그러나 DB형 적립금의 91.9%는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묶여 있다. 지난해 DB형 수익률은 3.5%로 확정기여형(DC·8.5%)과 개인형퇴직연금(IRP·9.4%)보다 낮았다.

최근 5년 누적 DB형 수익률은 15.9%로 같은 기간 누적 임금 상승률 18.9%를 3%포인트(p) 밑돌았다. 임금이 오르면 미래에 지급해야 할 퇴직급여도 늘어나는 만큼, 운용수익이 임금 상승률에 못 미칠 경우 기업은 신규 퇴직급여 적립과 별도로 기존 적립금 부족분을 추가 납입해야 한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6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TF 공동선언문 발표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2.6 ⓒ 뉴스1 안은나 기자
목표수익률·듀레이션 맞춰 운용 유도

노동부는 기업이 DB형 목표수익률을 최소한 임금 상승률 이상으로 정하고, 퇴직급여 부채와 운용자산의 듀레이션을 맞추는 방식으로 자산배분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퇴직급여 부채는 할인율 변화에 따라 규모가 달라진다. 자산과 부채의 듀레이션 차이가 크면 금리 하락 시 부채가 자산보다 더 크게 늘어나 기업의 추가 적립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해 근로자의 평균 근속연수는 7.1년이었지만, DB형 원리금보장 상품의 83%는 만기가 3년 이하였다. 정부는 개별 기업의 퇴직급여 지급 구조를 반영해 자산의 투자기간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컨설팅받은 기업 수익률 5.9%→25.5%로 껑충

실제 퇴직연금사업자의 자문을 받아 DB형 운용을 개선한 사례도 나왔다. 채권 위주로만 투자하던 한 기업은 사업자의 자문에 따라 자산·부채 듀레이션을 함께 고려한 적립금운용계획서(IPS)를 새로 마련하고, 실적배당형과 원리금보장형 상품으로 투자를 다변화했다.

그 결과 이 기업의 DB형 수익률은 IPS 개정 전 5.9%에서 개정 후 7.4%, 현재는 25.5%까지 올랐다. 노동부와 금감원은 이런 우수 사례를 참고해 기업들이 퇴직연금사업자의 자문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 광화문네거리에서 출근하는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6.7.7 ⓒ 뉴스1 박지혜 기자
미적립 사업장 정기감독·과태료 병행

상시근로자 300명 이상 사업장은 적립금운용위원회를 구성하고 목표수익률과 운용 방법 등을 담은 적립금운용계획서(IPS)를 작성해야 한다. 300명 미만 사업장도 퇴직연금사업자의 컨설팅을 통해 목표수익률 설정과 자산배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최소적립금을 채우지 못하면 근로자 퇴직 시 지급 재원을 제때 확보하지 못할 위험이 커지고, 최대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노동부는 연말 DB형 적립금 운용 우수 사용자와 퇴직연금사업자를 선정해 포상할 계획이다. 올해부터는 최소적립금을 채우지 못한 DB형 사업장을 정기 감독하고 과태료 부과 등 제재도 병행한다.

금감원은 퇴직연금사업자에 기업별 컨설팅을 강화하도록 독려하고, 오는 10월 발간 예정인 퇴직연금 가이드북에도 DB형 운용 정보를 담을 예정이다.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