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해 막히자 밀·옥수수값 뛰었다…세계 식량가격 전월比 1.5%↑

밀 6.3%·옥수수 5.6% 상승…설탕도 공급 위축 우려에 6.1%↑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쌀이 진열되어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26.7.2 ⓒ 뉴스1 이호윤 기자

(세종=뉴스1) 김승준 기자 = 러시아·우크라이나의 항만·상선·해상 접근로 공격에 따른 흑해 물류 차질로 국제 곡물 가격이 오르면서 9월 세계식량가격지수가 상승했다. 세계 공급 위축 우려가 커진 설탕 가격도 큰 폭으로 올랐다.

흑해 물류 차질에 곡류 중심 세계식량가격지수 상승

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유엔(UN) 식량농업기구(FAO)의 올해 9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36.0포인트(p)로 전월(134.0p)보다 1.5% 상승했다. 곡물과 유지류(기름류), 설탕 가격은 올랐고 육류와 유제품은 하락했다.

FAO는 24개 품목에 대한 국제가격동향을 조사해 품목군별 식량가격지수를 매월 발표한다. 2014~2016년 평균 가격을 100으로 기준 삼는다.

곡물 가격지수는 122.8p로 전월보다 5.1% 상승했다.

국제 밀 가격은 8월보다 6.3% 상승해 2023년 8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흑해 지역의 물류 제약으로 수입국들이 대체 공급지로 수입선을 돌린 영향이 컸다. 북미 일부 지역에서 겨울 밀 파종을 앞두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진 점도 가격 상승에 한몫했다.

옥수수 가격은 전월 대비 5.6% 상승해 3년여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의 수확량이 당초 예상보다 적고 브라질의 수출 가능 물량이 감소하면서 공급 전망이 긴축된 것이 주요 배경이다.

흑해 지역의 교역 차질도 옥수수 수출 가능 물량을 줄였고,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연료·비료·운임 비용 상승 우려를 키웠다. 이는 옥수수와 같이 바이오연료 원료로 사용되는 품목의 가격을 중심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을 추가로 밀어 올렸다.

국제 수수와 보리 가격도 사료곡물 시장 전반의 상승 흐름과 함께 각각 13.7%, 3.9% 올랐다.

설탕 가격지수는 114.0p로 6.1% 올랐다. 2026~2027년 세계 설탕 공급이 더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유럽연합(EU)은 재배면적 감소와 생육기 중 악천후로 사탕무 생산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태국의 설탕 생산 감소 전망과 인도 내 평년 이하 강수, 엘니뇨 강화에 따른 작황 우려도 세계 공급 긴축 전망을 강화했다.

유지류는 198.6p로 0.9% 올랐다. 국제 팜유 가격은 견조한 세계 수입 수요와 동남아시아의 건조한 날씨가 생산 전망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로 4개월 연속 상승했다.

반면 해바라기유 가격은 흑해 지역의 공급이 충분할 것이라는 예상에 따라 3개월 연속 하락했다. 다만 지속되는 물류 차질과 대체 수송로를 통한 제한적인 수출 능력이 가격 하락 폭을 제한했다.

명목(Nominals) 및 실질(Real) 식량가격지수 추이. (UN 식량농업기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0.3 /뉴스1
육류 가격 하락, 유지류 보합세…국내 물가 농식품 내리고, 가공식품 상승

육류 가격지수는 127.9p로 1.1% 하락했다. 가금육과 돼지고기 가격 하락이 지수 하락을 이끌었고, 쇠고기와 양고기 가격은 대체로 안정적이었다.

국제 가금육 가격은 브라질의 충분한 수출 공급과 EU의 수입 수요 약화로 하락했다. 돼지고기 가격도 주요 수출국의 풍부한 공급으로 하락했다. EU에서는 여름철 폭염 기간 저하됐던 가축 성장률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면서 공급이 증가했고, 이는 가격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

유제품의 경우에는 119.1p로 0.1% 하락해 전월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분유 가격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수입 수요가 이어지고 즉시 인도할 수 있는 물량이 제한되면서 주요 수출국에서 상승했다.

반면 치즈 가격은 하락했다. EU의 구매 수요가 약해진 데다 미국의 풍부한 수출 공급과의 경쟁이 강화된 영향이다.

한편 9월 국내 농축산물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0% 하락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2.9%)을 낮추는 데 기여했다. 다만 가공식품의 경우 빵, 즉석식품, 냉동식품 등 가공식품 출고가 인상이 순차적으로 이뤄지며 지난 8월 1.5% 상승에 이어 2.1% 상승했다.

seungjun24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