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곡관리법 野 단독 처리에 농식품부 '과도한 시장개입' 우려

상임위 이어 안건조정위까지 야당 단독 처리…국감서도 마찰
2030년 초과생산량 64만톤에 비용만 1조4000억원 전망

경기도 화성시 비봉면 수라청연합농협미곡처리장(RPC)에서 관계자가 수매한 벼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 News1 김영운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국회 농림축산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이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연이어 단독 처리하며 농림축산식품부가 우려를 내놓고 있다. 초과생산량 의무 매입을 골자로 한 양곡관리법이 시행될 경우 과도한 시장 개입이 우려되는 것은 물론, 정부 정책마저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13일 농식품부 등에 따르면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지난 12일 국회 농해수위 안건조정위를 통과했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수확기에 초과생산량이 예상생산량의 3% 이상이거나 쌀값이 평년 대비 5% 이상 하락한 경우 초과생산량을 의무적으로 매입하는 것이 골자다.

지난 9월26일 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 해당 내용의 개정안이 상정됐으나 여당인 국민의힘 요청으로 안건조정위에 회부됐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반대해 안건조정위 2·3차 회의에 연달아 불참했고, 이 안건은 여당의 불참 속 야당 단독으로 처리됐다.

이달 4일 열린 농식품부 국정감사에서도 양곡관리법을 두고 여야가 충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은 국감 당시 "2011년 태국은 정권이 무너진 것으로 알고 있다. 농업 파트 연구하는 사람은 의무격리 법안이 나라 경제를 거덜낼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시장과 과도하게 괴리가 생길 경우 부작용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반대의견을 명확히 했다.

태국이 쌀을 의무적으로 매수하는 정책을 시행하며 경제가 파탄났었던 점을 예로 들었던 것이다.

농식품부는 양곡관리법이 시행될 경우 과도한 시장 개입을 우려하고 있다. 의무적으로 매수해주는 조항으로 인해 쌀 초과 생산량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쌀 시장격리 의무화의 영향 분석'를 통해 양곡관리법이 시행될 경우 초과생산량이 2026년 48만톤에 이어 2030년에는 64만톤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 초과생산량 25만톤의 2.5배에 달하는 양이다. 격리로 인한 비용도 2026년 1조원을 돌파해 2030년에는 1조40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농경원 관계자는 "정부의 의무 매입으로 쌀 가격이 높아지면 벼 재배면적 감소는 둔화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쌀값이 오르면서 1인당 소비량은 더욱 가파르게 감소해 과잉생산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곡관리법 시행 유무에 따라 벼 재배면적은 연평균 3만㏊의 격차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더욱이 양곡관리법은 최근 정부가 중점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벼 대체작물 육성과도 기조를 달리 한다. 농식품부는 쌀 재배면적 감축과 기타 작물의 자급률을 올리기 위해 가루쌀(분질미)과 밀·콩 이모작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밀과 콩의 안정적 생산기반 확충을 위해 공공비축 물량을 2021년 38만5000톤인 쌀·밀·콩 공공비축 물량은 올해는 49만5000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분질미 육성에도 내년에만 107억원을 들인다. 쌀 재배면적을 자연스레 줄여 쌀값 안정을 취하겠다는 의지다.

김인중 농식품부 차관은 "시장격리를 의무화하는 경우 공급과잉을 심화시키고 그로 인해서 재정부담이 심화될 것"이라며 "시장격리를 의무화하는 부분은 반대한다"고 의견을 냈다.

phlox@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