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TC, AI로 '승리 알고리즘' 찾는다…"전투훈련 데이터 공장으로 진화"

레이저 마일즈 장비 한계 넘어 드론·전자전까지 구현 추진
AI가 시나리오 만들고 난이도 조절…훈련 끝나면 즉시 분석

강원도 인제군 육군 과학화훈련단(KCTC) 도시지역훈련장에서 열린 제3회 국제 과학화전투 경연대회(K-ICTC)에서 다국적 연합군 장병들이 기동하고 있다. 2025.9.25 ⓒ 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장병들이 실제 전장을 방불케 하는 쌍방 교전을 벌이는 육군 과학화전투훈련단(KCTC)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훈련 결과에서 '승리하는 방법'까지 찾아내는 체계로 진화를 추진한다.

8일 군 당국에 따르면 KCTC는 최근 'AI 활용 KCTC 훈련체계 발전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차세대 마일즈(MILES, 다중통합레이저교전체계) 도입과 AI 기반 전투분석체계 구축이다.

현재 KCTC는 여단급 부대가 실제 병력과 장비를 투입해 쌍방훈련을 벌일 수 있는 과학화훈련 체계를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레이저 기반 마일즈 장비는 실제 탄도의 곡선을 반영하지 못하고 낙엽 같은 연성 장애물을 투과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유탄처럼 직선으로 날아가지 않는 화력을 모의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또한 피격·사망과 일부 피해를 중심으로 판정하고 생체·충격·파편 등을 감지하는 다중센서도 부족하다. 특히 전자전과 드론, 사이버전 등 최근 전장에서 중요성이 커진 다영역 작전을 구현하기 어렵다는 게 육군의 판단이다.

육군은 드론·무인기·로봇과 워리어플랫폼 등 '아미 타이거' 유·무인 복합전투체계에 맞춰 마일즈 장비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과학화 전투훈련 사례 등을 분석해 단·중·장기 발전 로드맵을 작성할 계획이다.

강원도 인제군 육군 과학화훈련단(KCTC) 도시지역훈련장에서 열린 제3회 국제 과학화전투 경연대회(K-ICTC)에서 다국적 연합군 장병들이 건물 내부 대항군과 교전하고 있다. 2025.9.25 ⓒ 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AI가 바꿀 부분은 훈련 이후에도 이어진다. KCTC에서는 교전 데이터와 장병 위치, 사격 기록, 영상·음성 등 방대한 정보가 만들어지지만 현재는 데이터베이스와 백업매체 등에 흩어져 있다. AI가 학습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정제하는 도구가 없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는 훈련 분석을 사후분석관과 관찰통제관의 경험·직관에 상당 부분 의존해 많은 시간과 인력이 필요하고, 복잡한 전쟁에서 무엇이 승패를 갈랐는지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게 KCTC의 자체 진단이다.

육군은 정형·비정형 전투데이터를 AI가 활용할 수 있도록 체계를 구축하고, 훈련 시나리오 자동 생성과 난이도 자동 조정, 훈련 중 수준평가·피드백, 훈련 종료와 동시에 사후검토를 제공하는 방안을 연구할 예정이다. 향후 전구급 AI 전투분석체계로 확대하기 위한 여단급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설계안도 마련한다.

분석된 데이터는 훈련 성적을 매기는 데 그치지 않고 싸우는 방법과 전투기술·교리를 발전시키고, 부대 편성·구조 보완점이나 새로운 무기·전력지원체계의 필요성을 찾아내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KCTC는 "이번 연구를 통해 확보된 자료는 육군이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트윈 기반의 지능형 지휘결심 지원 체계' 구축의 기술적 토대가 될 것"이라며 "과학화전투훈련장이 단순히 '전장을 체험하는 곳'에서 '승리하는 알고리즘을 생산하는 데이터 공장'으로 발전하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