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중 합의 3주 만에 서해구조물 '관리 시설' 이동 시작(종합)

中 "상호 이익 협력 촉진", 외교부 "한중관계 발전에 도움"
3개 중 1개 이동…양식장 시설 2개 이동 여부는 미지수

중국이 서해 잠정조치수역에 설치한 심해 양식 시설인 '선란 2호'에서 중국 측 관리 인원이 포착된 사진.(이병진 의원실 제공)

(서울·베이징=뉴스1) 노민호 정윤영 기자 정은지 특파원 = 중국이 27일 서해 한중 잠정조치수역(PMZ)에 무단으로 설치한 구조물 세 개 중 한 개를 PMZ 밖으로 이동 중이라고 밝혔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 기업이 현재 관리 시설 이동과 관련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는 기업이 자체적인 경영·발전 필요에 따라 자율적으로 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 2018년부터 PMZ에 심해 양식 시설 두 개와, 양식 시설을 관리하기 위해 인력의 체류가 가능한 관리 시설 1개를 설치했는데 이 중 관리 시설을 PMZ 밖으로 옮기기로 한 것이다.

궈 대변인은 "중국 측의 남해, 황해(서해) 어업 및 양식 시설 문제에 대한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며 "중국과 한국은 해상 이웃 국가로, 양측은 해양 관련 문제에 대해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며 이견을 적절히 관리하고 상호 이익이 되는 협력을 촉진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산둥성 웨이하이 해사국은 전날(26일) 항행 경고를 발령하고 예인 작업을 한다고 밝혔다.

7년 묵은 난제, 한중 정상 합의 3주 만에 일부 진전

우리 외교부도 이날 중국의 관리 시설 이동에 대한 내용을 확인하며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강영신 외교부 동북·중앙아 국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번 조치는 한중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는 변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측의 관리 시설은 PMZ 밖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한중 간 확실하게 소통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작업은 중국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후 7시(한국시간 오후 8시)부터 시작돼 오는 31일 자정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국빈만찬을 마친 뒤 작년 11월 경주 정상회담 때 선물 받은 샤오미 스마트폰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1.5/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중국 측의 이번 조치는 지난 5일 베이징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의 정상회담에서 중국 측이 서해구조물 일부를 PMZ 내에서 철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지 22일 만에 이뤄진 것이다. 관련 실무 절차 등을 감안하면 중국 측이 빠르게 정상 간 합의를 이행한 셈이다.

특히 중국 측이 지난 2018년부터 PMZ에 구조물을 무단으로 설치해 왔고, 이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진 2020년 무렵부터 '조치'를 요구하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수용하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중국이 '상당히 성의 있는 조치'를 했다는 평가도 가능해 보인다.

한중 양국은 배타적경제수역(EEZ)이 겹치는 서해 일대에 잠정조치수역(PMZ)을 설정하고, '한중 어업협정'에 따라 이 수역 안에서는 어업 활동 외에 다른 활동을 하지 않기로 했다.

그럼에도 중국은 '심해 양식 장비'라며 지난 2018년과 2024년 PMZ 내에 선란 1호, 2호를 각각 설치했다. 2022년에는 관리 시설이라며 폐기된 석유시추선을 재활용한 구조물도 설치했다. 관리 시설에는 헬기 이착륙장과 사람이 일정 기간 체류할 수 있는 시설이 설치됐고, 실제 중국 측 인력의 활동 모습도 종종 포착됐다.

중국의 이러한 PMZ 내 시설물 설치를 두고 그간 외교가에선 군사적 목적과 영토 확장을 위한 의도가 담긴 '회색지대 전술'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정부는 중국에 줄곧 시설물의 철거를 요청해 왔으며, 필요에 따라선 '비례 대응'도 하겠다는 뜻을 내비쳐 왔다.

中, 남은 양식 시설 철거 여부는 미지수…"건설적으로 협의"

중국이 앞으로 PMZ 내에 설치된 두 개의 양식 시설도 PMZ 밖으로 이동할지는 미지수다. 외교부 당국자는 중국의 양식 시설 철거 여부와 시점 등에 대한 질문에 "단정적으로 말하긴 어렵다"라고 답했다.

중국은 이 양식 시설에서 연어를 키우고 있다. 최근엔 이곳에서 생산한 연어 제품이 실제 중국 내부에서 유통되고 있는 것이 최근 확인된 바 있다. 그러나 시장성이 있는지 등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해당 시설이 민간 기업의 소유인 만큼, 당국 차원의 다른 의도나 조치가 내포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번 관리 시설의 이동 조치로 중국 당국의 '입김'이 확인된 만큼, 향후 남은 두 개의 양식 시설은 한중관계 흐름에 따라 이동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외교부 당국자는 "(관리 시설의 이동은) 최근 들어 한중관계 전면 복원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며 "이러한 흐름 아래 정부는 기존 입장에 따라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루기 위해 (중국과) 건설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