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NDS 발표와 콜비 방한의 함의, 한미 연합훈련도 '中 견제'로 바뀐다

'北 위협 대응' 단일 개념 넘어 '中·대만 시나리오' 포괄적 대응 변화 가능성
전문가 "美, 中 봉쇄 등 연합태세 점검 원할 것"

엘브리지 콜비 미국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과 외교안보 현안 논의를 마치고 행사장을 나서고 있다. 2026.1.26/뉴스1 ⓒ News1 최지환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미국의 새 국방전략(NDS) 발표 직후 엘브리지 콜비 미국 국방부(전쟁부) 차관이 방한해 한국의 외교·안보 고위 당국자들과 연쇄 회담을 가지는 등, 미국의 국방전략의 공식적인 변화와 이를 부각하는 행보가 오는 3월 한미 연합훈련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27일 제기된다.

콜비 차관은 전날인 26일 조현 외교부 장관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안규백 국방부 장관을 차례로 만나 한반도 안보 정세와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도입,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 한미동맹 현안에 대해 두루 논의했다. 새 NDS 발표 직후 방한한 그는 한국이 '모범 동맹국'임을 여러 차례 강조하며, NDS와 연계된 한미의 안보 대응 방향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NDS에는 북한의 재래식 위협에 대한 대응을 1차적으로 한국이 주도하고, 미국의 역할은 '더 중요하지만 제한적인 지원'으로 조정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전반적으로 안보에 있어 '동맹의 기여 확대'를 강조해 온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기조가 명문화된 것이다.

특히 NDS는 미국의 안보 환경의 핵심이 '동시성 문제'(simultaneity problem)에 있다고 규정했다. 이는 중국·러시아·이란·북한 등 미국의 잠재적인 적이 '복수의 전역(theater)'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연합해 미국에 위협을 줄 수 있다는 뜻으로, 이에 대응하기 위해 동맹의 기여가 늘어나야 한다는 게 미국의 논리로 볼 수 있다.

이번 NDS 작성을 주도한 콜비 차관은 지난해 4월 차관으로 임명되기 전부터 이같은 '안보 각자도생' 기조를 꾸준히 주장해 왔다. '트럼프의 안보책사'인 콜비 차관의 구상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관에도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크다.

콜비 차관은 전날 세종연구소 초청 연설에서 미국의 중국 봉쇄선인 '제1도련선'(일본 규슈∼오키나와∼대만∼필리핀을 잇는 선)을 기반으로 한 '거부 방어선' 개념을 언급했다. 그는 "제1도련선을 넘는 침략이 불가능하고 확전은 매력적이지 않으며, 전쟁이 비합리적인 선택이 되도록 보장하는 군사 태세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라며 "여기엔 일본, 필리핀, 한반도 및 지역 내 다른 곳에 걸쳐 탄력적이고 분산된 전력 태세를 현대화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포함된다"라고 말했다.

중국이 대만에 군사력을 사용하는 등 군사적 영향력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을 차단하기 위해 주변국의 주둔군 등 자원을 적극 활용한다는 취지다. 이를 한반도에 대입한다면, 주한미군의 역할을 북한의 위협 대응이 아닌 중국 억제에 초점을 맞추는 개편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엘브리지 콜비 미국 전쟁부 정책담당 차관이 26일 오후 경기도 평택 소재 주한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스를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X(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26/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한미 연합훈련도 '대중 견제'에 초점?…中 반발 등 '실용외교'에 위기 요인

이러한 미국의 '동맹국 활용안'이 담긴 NDS가 발표된 직후 콜비 차관이 방한했다는 것은 미국의 '동맹 현대화' 방안이 이제 구체적이고 빠르게 추진될 것임을 시사한다. 그 첫 가늠자는 연례적으로 진행되는 한미 연합훈련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콜비 차관의 방한을 기점으로 연합훈련이 북한 침공에 대응하는 한미의 연합전력과 전략을 점검하는 것에서, NDS에서 언급된 '동시성 문제'에 따라 중국의 대만 침공 등의 상황을 상정한 대응 방안 연습으로 상당 부분 수정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과정에서 주한미군 전력의 유출을 노린 북한의 도발 혹은 국지전 시도에 러시아까지 개입하는 상황을 가정한 훈련 및 연습 시나리오가 한미 연합훈련의 핵심 내용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기본적으로 한미 연합훈련은 한미의 '작계'(작전계획·OPLAN) 틀 내에서 진행된다. 다만 미국 측에서 정세 변화에 따른 여러 '우발 상황'을 시나리오에 부여하는 경우도 있다. 대중 견제에 방점을 둔 훈련으로 연합훈련의 성격을 완전히 바꾸는 것은 우리 측에서 거부할 수 있지만, 미국 측이 여러 가지 '새 시나리오'를 제기할 경우 이를 무시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에서는 공식적인 설명을 하지 않고 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콜비 차관이 우리 외교·안보 고위 당국자들과 만난 뒤 캠프 험프리스 미군기지를 방문해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을 만났다는 점에서 한미 연합훈련의 '변화'와 관련한 논의가 있었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보안상 모든 내용이 공개되진 않지만 한미 연합훈련에 중국을 견제하는 내용이 반영될 경우, 한국의 실용외교는 또 시험대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대만 문제에 대한 주변국의 언급을 '내정 간섭'으로 여기는 중국의 입장에선 미국의 전략자산이 대거 전개돼 자신들에게 '칼'을 들이미는 훈련이 한반도에서 이뤄지는 것을 좌시할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두진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유라시아센터장은 "3월 연합훈련은 바이든 행정부 때 예산 및 시나리오로 진행됐던 작년 훈련과 달리 순수하게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과 의도가 반영된 훈련"이라며 "NDS에 들어간 '동시성 문제'에 따라 핵심은 대중국 봉쇄, 그리고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한국군의 기여 등 여러 가지 상황을 부여하고 그에 따른 인태사령부와 한미 연합태세를 점검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