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Z 포함 총 16개…"서해구조물 설치, 中 주권 확장용 '회색지대 전술'"
빅터 차 CSIS 한국 석좌 "中, 남중국해 등으로 점진적 주권 확장"
"美, 中의 PMZ 협정 위반에 대한 韓 문제 제기 지지해야"
- 노민호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가 중국이 한중 잠정조치수역(PMZ)을 포함해 서해 일대에 총 16개의 구조물을 설치했으며, 이는 전형적인 '회색지대 전술'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빅터 차 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10일 CSIS의 북한 분석 전문 사이트인 '비욘드 패럴렐'(분단을 넘어)에 올린 글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차 석좌는 "2018년 이후 중국은 서해 PMZ 안팎에 부표 13개를 일방적으로 설치해 왔다"라며 "중국은 또한 어류 양식을 명목으로 2개의 양식장과 통합 관리 플랫폼 1개를 한국과 사전 협의 없이 PMZ 내에 구축했다"라고 짚었다.
중국은 '심해 어업양식 장비'라며 연어 양식시설인 '선란 1호'와 '선란 2호'를 각각 2018년과 2024년에 PMZ 중심선 기준 중국 측 수역에 설치했다. 2022년엔 폐기된 석유시추선을 재활용한 구조물을 '심해 양식 관리 보조 시설'이라는 명목으로 설치하기도 했다. 관리 시설엔 헬기 이착륙장과 수 명의 인원이 일시 체류가 가능한 시설이 마련된 것으로 파악된다.
CSIS가 한국 해군의 관측 시점을 기준으로 정리한 PMZ 내 부표 및 양식시설은 2018년 2월 14일에 관측된 '부표 QF 110', 그리고 '선란 1호', '선란 2호' 및 관리 시설이다.
PMZ 밖에 있는 부표 12개는 지난 2018년 2월 21일에 식별된 'QF 218'과 하루 뒤 포착된 'QF 107', 그리고 'QF 112'(2018년 2월 23일), 'QF 214'(2018년 3월 26일), 'QF 209'(2018년 6월 11일), 'QF 205'(2018년 7월 8일)이며 2019년 7월에는 특정 수역에서 이산화탄소 농도 등을 측정 감시하기 위한 '관측용 부표'가 포착됐다.
이후 2020년 3월 14일에 부표 'QF 103'이, 같은 해 4월 15일엔 'QF 219'가 확인됐으며, 3년 뒤인 2023년 5월 20일에 '해양관측 부표'(이름 식별 안 됨) 2개와 'QF 222' 등 3개가 포착됐다. 이 중 부표 하나는 태양광을 충전할 수 있는 전지판이 부표를 감싸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차 석좌는 "중국은 이러한 구조물을 PMZ 외부로 옮기라는 한국의 요청을 반복적으로 거부했을 뿐 아니라 PMZ 내에 일방적으로 항행 금지구역('no-sail' zones)을 선포하기도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PMZ 내부에 시설물을 설치하는 것이 "한중 어업협정을 위반하는 행위"라고 봤다.
그는 "2020년 이후 한국은 중국의 행위를 조사하기 위해 135번의 현장 모니터링을 시도했고, 이 중 중국 해안경비대에 의해 차단된 시도가 27건"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차 석좌는 "이러한 민간 명목의 구조물이 잠재적으로는 이중용도(dual-use)의 목적이 있고, 중국이 한국 선박을 괴롭히는 행위는 중국이 그간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의 군사 거점화 시도에 앞서 활용한 점진적 주권 확장을 위한 '회색지대 전술'과 유사하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은 이러한 활동을 인도·태평양 파트너를 겨냥한 중국의 또 다른 회색지대 전술 사례로 주목해야 한다"라며 "워싱턴은 중국의 일방적 PMZ 협정 위반에 대한 한국의 문제 제기를 지지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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