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최 코앞인데 도마 위 오른 한미연합훈련…유력 조정 방안은
일각에선 훈련 조정 따른 '한미동맹 현대화' 불똥 우려도
- 김예원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한미 양국이 8월 중순 개최할 예정이었던 한미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 (을지프리덤실드·UFS) 일정 일부를 다음 달로 연기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최종 방안에 관심이 쏠린다.
3일 군 소식통 등에 따르면 이번 훈련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훈련인 지휘소 훈련(CPX)은 예정대로 가되, 야외 기동훈련(FTX) 일부는 다음 달로 연기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연합훈련 기간에 FTX는 30~40건 진행돼 왔다. 이 중 이번엔 미군 장비가 동원되는 FTX가 아닌 경우에 대해선 9월 이후로 늦추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그 규모는 10여건 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구체 사항은 조만간 개최될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최종 발표가 있기 전까진 계속 훈련 일정이 조정되는 단계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번 야외 훈련 일정 조정의 표면적 이유에 대해 한미 양국은 폭염 등 '기상 이변'을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번 훈련 조정의 이면엔 최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담화 등 북한의 연합훈련 비난과 이재명 정부의 남북 관계 개선 기조와 연계돼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는다.
특히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기자들과 만나 한미 연합훈련 조정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통일부는 정 장관의 발언 이튿날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실무 조정 회의에서 한미연합훈련 조정 문제를 정식으로 건의했다.
한미는 남북, 북미대화가 활발했던 지난 2019년 FTX를 대대급 이하로 축소하고 연중 분산해 진행하는 방식을 채택해 왔다. 그러다 2022년 윤석열 정부 들어 연대급 FTX가 부활했고 CPX 기간에 함께 실시해 왔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우리가 주도해 한미연합훈련이 축소·연기되는 모습은 최근 부각되고 있는 '한미동맹 현대화' 사안에도 영향을 주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동맹 현대화는 북한 위협 대응이라는 전통적인 군사 안보 동맹에서 변화된 안보·전략 환경에 맞게 동맹 역할을 재조정하는 과정을 일컫는다.
이에 미국이 대중 견제에 외교 역량을 최우선으로 투입하고 있는 가운데,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국방비 증액 등 동맹 현대화와 관련된 사안에도 불똥이 튀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것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부터 많은 비용이 드는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한국의 기여도가 적다고 주장하거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위협을 느낀다는 식의 '부정적 인식'을 드러내왔다.
아울러 미국 새 국방전략(NDS) 수립을 주도하고 있는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 차관은 "북한의 핵 위협은 미국이 확장 억제력을 제공하되, 재래식 위협 방어는 한국이 주도적으로 맡아야 한다"라고 여러 차례 발언한 바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국은 동맹 현대화와 관련해 한국에 주한미군의 중국 견제 동참, 북한 위협 대비 한국이 주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북한의 재래식 남침을 상정한 이번 훈련 규모를 축소한다면 향후 미 정부의 안보 정책 기조와 맞물려 한반도 방위 태세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라고 우려했다.
kimyewo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