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애는 언제 낳니"…임신 결심했다면 꼭 챙길 것은
여성만 준비하면 반쪽…가족력·기저질환·감염·예방접종 점검
"35세 이상 6개월·35세 미만 1년 지나도 안 되면 난임 상담"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애는 언제 낳니?"
지난 추석 연휴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고 임신을 결심한 부부라면 이제부터는 임신 준비에 나서야 한다. 임신은 여성 혼자 준비하는 일이 아니다. 부부 모두 자신의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생활 습관을 바로잡아 건강한 임신을 위한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임신을 계획했다면 가족력과 기저질환, 감염 및 예방접종 여부, 영양 상태 등을 미리 확인해 보라고 조언했다. 임신 전 검사를 통해 자신도 모르고 있던 질환을 발견하거나 기존 질환의 상태를 확인하고, 임신에 적합한 치료와 약물 계획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조금준 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뉴스1에 "임신 전 검사는 계획 임신의 첫걸음"이라면서 "가족력과 기저질환, 감염 및 예방접종 여부, 영양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우선 부부에게 고혈압·심장질환·간질·지적장애·난임·유산 등 가족력이 있다면 의료진에게 알리고 필요에 따라 유전질환 관련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당뇨병이나 고혈압, 심혈관질환, 자가면역질환, 신장질환 등 만성질환이 있다면 임신 전부터 질환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평소 복용하던 약을 임의로 끊어서는 안 된다. 루푸스나 류마티스 관절염 같은 면역질환, 간질, 우울증·공황장애 등 신경정신질환, 당뇨·갑상선질환 등은 임신 중에도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질환 자체가 제대로 조절되지 않는 게 임신부와 태아에게 더 큰 위험이 될 수 있다.
엽산 섭취도 중요하다. 엽산은 태아의 신경관 결손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임신 전부터 임신 초기까지 하루 0.4~1㎎ 정도를 섭취하는 게 권장된다. 신경관 결손 과거력이나 당뇨병, 항경련제 복용 등이 있는 경우에는 더 많은 용량이 필요할 수 있어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
반면 남성에게 엽산이나 아연을 보충제로 먹는 게 임신 가능성을 높인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남성 역시 임신 준비 기간에는 금연과 절주·금주, 적정 체중 유지 등 기본적인 건강관리가 중요하다.
배란일에만 지나치게 매달릴 필요도 없다. 임신을 원한다면 가임기에 규칙적으로 부부관계를 갖는 게 중요하며, 일정 기간 자연임신을 시도했는데도 임신이 되지 않는다면 난임 상담을 고려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여성의 나이가 35세 미만이라면 1년, 35세 이상이라면 6개월 동안 피임 없이 임신을 시도했음에도 임신이 되지 않을 경우 난임 평가를 고려한다. 나이가 많을수록 난임 평가 시기를 앞당길 필요가 있다.
임신을 준비하면서 난소 예비력을 확인하기 위해 AMH(항뮬러관 호르몬) 검사를 받아야 하는지도 궁금할 수 있다. AMH는 난소에 남아 있는 난포의 수를 간접적으로 확인해 난소 예비력을 평가하는 지표다. 다만 AMH 수치가 낮다고 해서 자연임신이 불가능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AMH는 주로 난소 기능을 평가하거나 보조생식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활용되며, 고령이나 난소 수술 병력 등 난소 기능 저하가 의심되는 경우 유용할 수 있다. 따라서 모든 여성에게 임신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선별검사로 시행할 필요는 없다는 게 전문가 설명이다.
임신 시기를 정할 때는 여성의 나이도 고려해야 한다.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오수영·성지희 교수와 임상역학연구센터 측의 연구 결과, 첫아이를 낳는 나이가 많아질수록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일부 합병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2005~2019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해 초산모 368만5817명을 분석한 결과 임신성 고혈압 발생률은 25세 이하 초산모에서 2.5%였지만 44세 이상에서는 10.2%로 높아졌다. 제왕절개 수술률 역시 25세 이하 29.5%에서 44세 이상 74%로 증가했다.
조산 위험도 나이에 따라 커졌다. 25~29세를 기준으로 조산의 상대위험도는 30~34세에서 7%, 35~39세에서 26%, 40~44세에서 55%, 44세 초과에서 85% 높았다. 다태임신의 영향을 보정한 결과다.
연구진은 산모 나이에 따른 위험을 종합해 첫 임신의 적정 출산 시기를 30대 초반으로 제시했다. 다만 산모의 나이만으로 임신 위험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해당 연구는 초산모를 대상으로 한 만큼 두 번째 이상 임신한 여성에게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 건강한 임신을 위해 해야 할 일은 임신이 언제 되느냐를 마냥 걱정하기보다 '현재의 건강 상태 파악'이다. 임신을 결심했다면 여성은 엽산과 기저질환, 예방접종 등을 점검하고 남성 역시 금연·절주 등 생활 습관을 관리하면서 의료진과 상담해 임신 계획을 세우는 게 바람직하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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