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자살시도자 사례관리에 건보 적용…재시도 위험 절반 낮췄다

환자별 치료·사례관리 결합…"한일 협력해 동아시아 자살률 낮춰야"
홍콩 연구진 "정부 재정지원과 온·오프라인 지지체계 구축 필요"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6 제9회 국회자살예방포럼 국제세미나'.(김교흥 의원실 제공)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일본이 자살시도자의 재시도를 막기 위해 개발한 의료 모델을 건강보험 수가에 반영하고 암환자와 정신병원 재입원 환자로 적용 대상을 넓히고 있다. 향후 한국과 일본의 협력을 통해 자살시도자 관리 모델을 동아시아 지역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제안도 나왔다.

가와니시 치아키 삿포로의대 정신의학과 주임교수는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6 제9회 국회자살예방포럼 국제세미나'에서 ACTION-J 연구를 통해 개발한 근거 기반 자살시도자 의료 모델인 'ACM'의 성과와 향후 적용 방향을 발표했다.

ACM은 자살시도자의 개별 상황을 평가하고 이에 맞춰 치료와 사례관리를 제공하는 의료 개입 모델이다. 일본에서는 이 모델이 건강보험 수가에 반영됐으며 현재 암환자와 정신병원 재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적용이 진행되고 있다.

ACTION-J는 일본 17개 병원 응급실에 이송된 자살시도자 9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무작위 대조시험이다. 연구진의 시점별 분석에서는 정신질환과 사회적 위험 등을 고려한 지속적인 사례관리가 개입 후 6개월까지 자살 재시도 위험을 대조군의 절반 수준으로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가와니시 교수는 ACM이 환자별 상황에 민감하게 대응할 수 있는 선도적 개입 방법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한일 양국이 관련 연구와 임상 경험을 공유하면 동아시아 지역의 자살률을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폴 입 홍콩대 사회복지·사회행정학과 석좌교수는 자살을 개인의 정신건강 문제에 국한하지 않고 사회·경제적 환경을 함께 다루는 공중보건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폴 입 교수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2021년까지 전 세계 자살률은 감소했지만, 남성 자살률은 여성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전체 자살의 73%는 저소득·중간소득 국가에서 발생했으며 15~29세에선 자살이 세 번째로 흔한 사망 원인으로 나타났다.

그는 자살위험을 낮추기 위해 정부의 정책·재정 지원과 온·오프라인 지지체계를 함께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인에 대한 치료뿐 아니라 자살위험을 높이는 사회적 요인을 줄이는 다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국회자살예방포럼 공동대표인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올해 상반기 자살사망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0명 감소했지만, 한국은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자살률이 가장 높다"며 "세미나 논의를 정부 정책과 법·제도 개선으로 연결하고 필요한 예산과 인프라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국회자살예방포럼은 김 의원과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여야 의원 32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번 세미나는 포럼과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가 주최·주관하고 보건복지부와 한국자살예방협회가 후원했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