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이태석 신부와 약속 지킨 소년…고국 첫 신경과 전문의 됐다

故 권성현 군 장학금, 박기범 하버드의대 교수 등도 도움
이태석재단, 인재 양성 결실…"사랑, 도움 돌려드리겠다"

이태석리더십아카데미 구진성 대표(오른쪽)가 조셉 볼(가운데)이 근무하는 에티오피아 블랙 라이언 병원을 방문해 지도교수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이태석재단 제공)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남수단 의료·교육 봉사에 헌신한 고(故) 이태석 신부와 함께했던 소년이 16년 만에 고국 최초의 신경과 전문의가 됐다. 국경을 넘어선 특별한 인연이 한 소년의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이태석재단은 영화 '울지마 톤즈'에서 고(故) 이태석 신부 곁을 지켰던 남수단 소년 조셉 볼(Joseph Bol)이 남수단 최초의 신경과 전문의가 됐다고 18일 밝혔다.

영화 '울지마 톤즈'는 아프리카 남수단의 톤즈에서 의료·교육 봉사를 펼친 한국 선교사 이태석 신부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다.

당시 조셉은 남수단에서 이 신부를 만나 의사의 꿈을 가지게 된 소년으로 영화에 등장했다.

조셉은 16년 만에, 최근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대 교육병원인 블랙 라이언 병원에서 레지던트 과정을 수련하고 신경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

조셉이 꿈을 이루기까지에는 국경을 넘어선 특별한 인연이 있었다. 서울대 의대에 합격했지만, 백혈병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고(故) 권성현 군이다.

아들의 못다 이룬 꿈을 이어가고 싶다며 권 군의 부모는 재단에 6년 치 학비를 기부했고 재단은 조셉을 '권성현 장학생'으로 선발해 전문의 수련을 적극 지원했다.

아울러 박기범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 교수가 블랙 라이언 병원에서 의료봉사를 하며 전수했던 교육이 제자들을 거쳐 조섭에게 전해지는 등 국경을 넘은 인재 양성의 선순환도 힘을 보탰다.

박 교수는 조셉이 전문의로 활동하고 성장하는 데 필요한 도움을 이어가겠다는 뜻도 밝혔다.

조셉의 방에는 여전히 이태석 신부의 사진이 걸려 있다. 구진성 이태석리더십아카데미 대표는 "조셉은 블랙 라이언 병원에서도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의사였다"고 말했다.

남수단 최초의 신경과 의사가 된 조셉 볼(Joseph Bol). 자신의 방에 이태석 신부의 사진을 걸어 놓고 의사의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이태석재단 제공)

조셉은 성현 군 부모를 향해 "환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두 분께 받은 사랑과 도움을 돌려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사례는 이태석재단이 추진하는 '이태석 2.0 프로젝트'의 첫 결실이다.

재단은 남수단 의대생과 예비 의료인 등 이태석 신부의 제자 9명을 초청해 원광대 의대에서 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원광대는 이들을 위해 수업료와 기숙사를 무상 지원하며 남수단 의료인재 양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한편, 이태석재단은 고(故) 이태석 신부의 나눔 정신을 계승해 교육, 의료, 식수 지원 등 국제개발협력 사업을 펼치는 UN NGO(유엔 경제사회이사회 특별협의지위 보유) 공익법인이다.

남수단과 우크라이나 등 도움이 필요한 지역에서 지속 가능한 변화를 만들어가며, AI 교과서와 AI 아바타를 활용한 이태석 2.0 프로젝트를 통해 교육 혁신에도 앞장서고 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