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958㎜ '물폭탄' 뒤 무더위…설사·복통 감염병 주의보
세균성 장관감염증 6820명 전년보다 23.5%↑…캄필로박터 한 주 새 2배
침수 음식 버리고 물 끓여 마셔야…복구 작업 땐 장화·방수장갑 착용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부산과 경남 거제·통영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침수지역을 중심으로 수인성·식품매개감염병 발생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수와 빗물이 섞여 식수와 음식물이 오염된 상황에서 무더위까지 이어지면 병원체가 증식하기 쉬워 주의해야 한다.
18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18일 오전 9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거제 958㎜와 통영 776.7㎜에 달했다. 부산 강서구 가덕도에도 521㎜의 비가 내렸다.
폭우가 지나간 뒤에는 하천과 상수도가 오염되고 하수와 빗물이 뒤섞이면서 수인성·식품매개감염병 위험이 커진다. 비가 그친 직후 무더위가 찾아오는 최근의 기상 양상도 위험 요인이다.
임지용 서울성모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오염된 물과 높은 기온이 겹치면 병원체가 증식하기 쉬운 조건이 만들어진다"며 "장티푸스와 세균성이질 및 A형간염과 노로바이러스 등은 오염된 물이나 음식 및 손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증상은 설사와 구토 및 복통과 발열이다. 고령자와 만성질환자는 감염뿐 아니라 설사와 구토에 따른 탈수에도 취약하다.
올여름에는 폭우 이전부터 장관감염증이 증가하고 있었다. 질병관리청이 전국 200병상 이상 의료기관 21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표본감시 결과 올해 7월 넷째 주까지 신고된 세균성 장관감염증 환자는 6820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5523명보다 23.5% 늘었다.
특히 캄필로박터균감염증 환자는 한 주 사이 178명에서 365명으로 105% 증가했다. 살모넬라균과 장병원성대장균감염증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세를 보였다.
임 교수는 "폭우로 위생 환경이 무너진 상태에서 장관감염증의 배경 유행까지 겹치면 위험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가장 기본적인 예방법은 손 씻기와 안전한 물·음식 섭취다. 화장실을 이용한 뒤와 식사 전에는 비누를 사용해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손을 씻어야 한다. 식수는 안전하게 포장된 생수나 끓인 물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침수된 물에 닿은 음식은 겉보기에 이상이 없어도 버려야 한다. 정전 등으로 약 4시간 이상 냉장 상태가 유지되지 않은 음식도 먹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냄새와 색깔만으로 병원체 오염 여부를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음식은 중심부까지 충분히 익혀야 한다. 질병청은 일반 식품은 중심 온도 75도에서 1분 이상 가열하고 어패류는 85도에서 1분 이상 익힐 것을 권고한다.
생닭을 손질할 때는 물이 주변으로 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생닭 표면에 있을 수 있는 캄필로박터균이 다른 식재료와 조리도구로 옮겨가는 교차오염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생닭은 다른 식재료를 모두 손질한 뒤 마지막에 다루고 칼과 도마도 구분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
고령자는 갈증을 잘 느끼지 못하고 탈수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설사나 구토가 시작되면 물과 전해질을 일찍부터 보충해야 한다.
침수지역 복구 작업에서도 주의가 필요하다. 오염된 물과 흙에는 수인성 감염병 병원체뿐 아니라 설치류의 배설물을 통해 전파되는 렙토스피라균이 존재할 수 있다.
렙토스피라증은 균에 오염된 물이나 흙이 상처 난 피부와 눈·코의 점막에 닿을 때 감염될 수 있는 급성 열성질환이다. 고열과 오한 및 두통과 근육통 등이 주요 증상이다.
침수지역에 들어가야 한다면 장화와 방수장갑 및 긴 작업복을 착용해 피부 노출을 줄여야 한다. 상처가 있는 피부는 오염된 물에 닿지 않도록 하고 작업을 마친 뒤에는 노출된 부위를 깨끗한 물로 씻어야 한다.
임 교수는 "며칠 이상 설사가 이어지거나 발열과 혈변 및 소변량 감소와 심한 무기력이 동반되면 자가 처치에 의존하지 말고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며 "특히 고령자나 만성질환자는 증상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동일한 음식이나 물을 섭취한 사람 가운데 2명 이상에게 설사와 구토 및 복통 등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면 가까운 보건소에 즉시 신고해야 한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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