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몰입도 높은 직장인, 스트레스 받아도 우울증 덜 겪는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의료진 연구…기업들의 세심한 관찰 필요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의 전상원·조성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문지완 전공의.(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제공)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직무 스트레스 속에서도 개인이 체감하는 업무 몰입도가 높으면 우울증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직원들이 건강한 업무 몰입을 할 수 있도록 기업의 제도 마련도 필요하다는 진단이 뒤따른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은 전상원·조성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문지완 전공의 연구팀이 이런 내용의 연구 결과를 '대한의학회지'(JKMS·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최신 호에 게재했다고 17일 밝혔다.

업무 몰입도란 직장인이 업무에 흥미와 자긍심을 느끼고, 업무 수행 시 활기차고 집중력 있게 몰입할 수 있는 긍정적인 심리 상태를 의미한다. 업무 몰입도가 높은 직장인은 일에서 보람과 성취감을 느껴 적극 참여하게 되고, 반대로 업무 몰입도가 낮을수록 번아웃이 오기 쉽다.

이와 관련해 연구진은 2020년~2022년 사이에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 정신 건강검진을 받은 한국 직장인 2425명을 대상으로 직무 스트레스와 우울증, 업무 몰입도 그리고 주관적 수면의 질 등에 대한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업무 몰입도가 낮은 직장인들은 직무 스트레스가 조금만 높아져도 우울증 위험이 가파르게 치솟는 취약성을 보였다. 반면 높은 몰입도를 유지하는 직장인들은 동일한 수준의 직무 스트레스 환경에 직면하더라도, 심리적 내성을 발휘해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낮았다.

또 이런 업무 몰입도는 수면의 질이 저하된 상황에서도 우울증 발병을 억제하는 큰 힘을 발휘했다. 연구팀은 직무 스트레스가 개인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수면의 질이나 만족도, 즉 '주관적 수면의 질'을 먼저 악화시킨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처럼 악화한 수면 상태가 감정 회복을 방해하고 부정적 자극에 매몰되게 만들면서 결국 우울증을 촉발하는데, 높은 업무 몰입도는 주관적 수면의 질이 좋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우울증 발생에 완충 역할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상원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업무 몰입도’가 직무 스트레스로 인해 직접 발생하는 우울증뿐 아니라, 낮은 수면 만족감으로 인해 발생하는 우울증까지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면서 "업무 몰입도가 직장인 우울증 예방에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조성준 교수는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뿐 아니라, 건강한 업무 환경을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며 "직무 자율성 확대, 상사와 동료의 지지 네트워크 구축, 유연근무제 도입 등 직원들이 건강한 업무 몰입을 할 수 있도록 기업 조직 문화적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병원은 직장인의 마음 건강과 스트레스를 체계적으로 진단, 관리해 주는 기업정신건강연구소를 보유하고 있다. 2013년 국내 최초로 설립된 이곳은 △온라인 마음 검진 △고위험군 관리 및 맞춤 개입 △기업 맞춤형 프로그램 △기업 정신건강 컨설팅 등을 제공하고 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