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박으로 심장혈관 이상 예측"…강남세브란스, 진단기기 개발
조영제·운동부하검사 어려운 고령층·신장질환자 활용 기대
민감도 81%·특이도 89%…"1차 의료기관 선별검사 가능성"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국내 연구진이 팔·다리와 목 부위의 맥박 파동만으로 심장 혈관 상태를 예측할 수 있는 비침습 진단 의료기기를 개발하고 임상 유효성을 확인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이병권 심장내과 교수와 이상석 상지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 연구팀이 맥박 파동을 분석해 심장 혈관질환 위험도를 평가하는 의료 장비 '코로나이저'(Coronyzer·KH-3000)를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기존에는 심장 혈관 막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조영제를 사용하는 관상동맥조영술이나 운동부하검사 등이 주로 활용됐다. 하지만 신장 기능 저하 환자나 조영제 과민반응 환자, 고령층, 하지 근육·관절 문제로 운동부하검사가 어려운 환자들은 검사 자체에 제약이 있었다.
연구팀은 사지동맥과 경동맥의 맥박 파동을 측정해 혈관 저항(Resistance·R)과 혈관 순응도(Compliance·C)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심장 혈관 상태를 예측했다.
혈관 저항은 혈관 내 노폐물 등으로 인해 혈류 흐름이 얼마나 방해받는지를 의미하며 순응도는 혈관이 압력을 얼마나 유연하게 받아들이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연구팀은 협심증이 의심되는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먼저 코로나이저 검사를 시행한 뒤 실제 관상동맥조영술 결과와 비교하는 전향적 연구를 진행했다. 이후 실제 임상 현장에서 관상동맥조영술이나 CT 관상동맥조영술을 받은 환자 136명을 대상으로 별도의 후향적 검증 연구도 수행했다.
연구 결과 전향적 코호트 연구에서 코로나이저의 민감도는 81%, 특이도는 89%로 나타났다. 민감도는 실제 질환 환자를 질환자로 판별하는 능력이며 특이도는 건강한 사람을 정상으로 구분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혈관 저항이 1.24를 초과하거나(R>1.24), 혈관 순응도가 0.8 미만(C<0.8)인 경우를 위험 신호로 해석했다.
또 두 지표를 함께 활용한 후향적 검증 연구에서도 일정 수준의 진단 성능을 확인했다. 검사 정확도를 나타내는 AUC(Area Under the Curve)는 0.69로 나타나 보조적·선별적 심장질환 평가 도구로 활용 가능성을 보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교수는 "코로나이저는 체력이 약하거나 정밀검사가 어려운 환자들도 비침습적으로 안전하게 검사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1차 의료기관에서 심장질환 위험군을 조기에 선별해 정밀검사가 필요한 환자를 빠르게 가려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방사선 노출 위험이 없어 반복 검사도 가능해 의료비 절감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심혈관질환 조기 선별검사 수요가 커지면서 비침습 진단기기 시장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심장학 분야 학술지 American Heart Journal Plus: Cardiology Research and Practice 최신 호에 게재됐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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