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파고든 ADHD 약 처방 4년 새 '2배'…식약처 "공부 잘 하는 약 없다"

중고생 5% 의료목적 외 마약류 경험…식약처 인식개선 조치
모든 단계서 취급보고 의무화, AI 활용해 집중 관리…캠페인 전개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 처장이 서울 송파구 키자니아 서울에서 열린 마약감시센터 개소식에서 어린이 홍보대사들의 프로그램 시연을 관전하고 있다. ⓒ 뉴스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가 일명 '공부 잘하는 약'으로 잘못 알려지면서 청소년 사이에서 오남용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청소년 인식개선 교육을 확대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ADHD 치료제 처방·유통을 집중 관리하는 조치에 나섰다.

ADHD 치료제 처방 환자 4년 만에 2배…오남용 우려도 커져

22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전국 중고교생 3384명 설문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의 5.2%가 ADHD 치료제, 식욕억제제, 수면제, 신경안정제·항불안제 등 7개 의료용 마약류를 의료 목적 외에 복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담배를 피운 경험 있다는 응답률(4.2%)보다 높은 수치다.

조사 기간 내 6개월 동안 의료용 마약류를 사용한 비율은 ADHD 치료제(24.4%)가 가장 높았다. 23.1%가 '20회 이상'이라고 답했고 '6~19회'라는 응답도 7.6%에 달했다. 학업 성과와 외모 관리 수단으로 비의료용으로 사용하는 왜곡된 인식이 갈수록 확산하는 모양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통계를 봐도 ADHD 치료제 주요 성분인 '메틸페니데이트' 처방 환자 수는 2020년 14만 259명에서 2024년 33만 6810명으로 4년 만에 2배 이상 증가했다. 2020년부터 2024년 5월까지 10대 이하 대상 처방량은 1억 5085만 정으로 전체의 55.8%를 차지했다.

식약처도 이 같은 실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수요 억제와 공급 차단, 관리 강화 측면에서 종합적인 대책을 수립했다. 특히 오유경 식약처장이 직접 나서 "공부 잘하는 약은 없다. 공부는 머리가 하는 거지, 약이 하는 게 아니다"라며 무분별한 사용에 대한 자제를 촉구했다.

오유경 처장 "심각하게 인식"…예방 위한 교육 중요성도 강조

오유경 처장은 최근 유튜브 채널 '지식인사이드'에 나와 "국민께서 ADHD라는 질환을 오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진단 기준 완화 등 여러 요인이 치료제 처방 증가를 부르고 있다"면서 "ADHD 치료제가 '공부 잘하는 약'으로 알려진 데에 대해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 처장이 서울 송파구 키자니아 서울에서 열린 마약감시센터 개소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김성진 기자

식약처는 수요 억제 방안으로 청소년 대상 예방 교육을 대폭 확대한다. 올해 초중고 학생의 40%인 200만 명까지 교육 대상을 넓혔으며, 학부모와 학교장 대상 교육을 병행하고 있다. 청소년 교육은 2023년 62만 명 수준이었는데 3년 만에 거의 3배 증가했다.

예방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 교원 연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메타버스, 게임 같은 체험형·참여형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는 한편 청년 마약 예방 활동단 등 학생이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아울러 중고교, 대학가를 관통하는 버스 노선 등에 '공부 잘하는 약은 없다'는 메시지를 알리는 광고 활동을 병행하면서 한국학원총연합회 등과의 협업을 통해 학원, 스터디카페에 ADHD 치료제 오남용 예방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공급 차단 방안의 경우, 처방 관리를 강화하는 데에 방점이 찍혀 있다. 식약처는 수입, 판매, 구입, 폐기, 투약 등 모든 단계에서 취급 보고를 의무화하고 있고 지난해 6월부턴 전국 5013개 ADHD 치료제 처방 의료기관이 환자의 투약내역 확인을 권고하고 있다.

또 AI 기반 의료용 마약류 감시시스템(K-NASS)을 구축해 처방 데이터를 분석하고 오남용 가능성을 조기에 탐지하기로 했다. SNS와 커뮤니티에서 불법 거래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처방량이 유난히 많은 의료기관을 집중적으로 살펴보는 등 온오프라인 유통망 점검도 강화한다.

오 처장은 해당 유튜브에서 "건강한 사람이 ADHD 치료제를 치료 외 다른 목적으론 사용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우리 아이들이 '약으로 나의 삶을 살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사는 게 우리 아이의 미래를 위한 게 아닐까 생각된다"고 오남용 예방을 위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