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뺑뺑이' 막자…'우선수용병원 지정 의무화법' 발의

"중증환자 우선 수용해 응급진료 제공…재정지원 및 면책규정도"
김선민 "환자 수용 요구만으론 못 막아…법적 안전망 함께 마련"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 /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응급환자가 병원 수용 거부로 구급차 안에서 골든타임을 놓치는 '응급실 뺑뺑이'를 막기 위해 국가가 중증응급환자를 반드시 수용하는 병원을 지정하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응급환자의 신속한 치료를 보장하기 위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고 5일 밝혔다.

개정안은 보건복지부 장관 또는 시·도지사가 '우선수용병원'을 직접 지정하고 지정 병원이 중증응급환자를 우선 수용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응급의료 현장에서는 의료진 부족과 법적 책임 부담 등을 이유로 병원이 환자 수용을 기피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최근엔 호흡 곤란을 겪던 10세 여아가 병원 12곳으로부터 수용 거부를 당한 끝에 사망했다.

국회입법조사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4년 응급실 재이송 건수는 5657건으로 전년 대비 33.8% 증가했다.

복지부는 중증응급환자 발생 시 사전에 합의한 기준에 따라 필수적으로 환자를 수용하는 병원을 지정하도록 지자체에 지침을 권고했지만, 법적 근거가 없어 현장 작동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김 의원 지적이다.

김 의원이 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17개 광역자치단체 모두 이송·수용 지침을 마련해 운영 중이지만 이 가운데 수용 의무 조항을 포함한 곳은 대구·인천·광주·경기·강원·경남 등 6곳에 그쳤다. 나머지 11개 시도는 수용 의무가 명시되지 않은 이송 지침만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이런 공백을 보완하기 위해 개정안에 우선수용병원 지정과 의료진 보호를 동시에 담았다. 복지부 장관과 시·도지사에게 특정 의료기관을 우선수용병원으로 지정할 수 있는 권한과 함께 지정 의무를 부여했다. 지정된 병원은 중증응급환자를 먼저 수용해 최소한의 응급 진료를 제공해야 한다.

아울러 지정 병원에 대해서는 국가와 지자체가 인건비와 시설비 등 재정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의료진이 응급처치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는 중과실이 없는 경우 형사처벌을 감경하거나 면제하는 면책 규정도 포함됐다. 환자를 수용했다가 법적 책임을 떠안을 수 있다는 의료 현장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김 의원은 "병원에 환자를 받으라고 요구하는 것만으로는 응급실 뺑뺑이를 막을 수 없다"며 "의료진이 안심하고 진료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안전망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