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심방세동 유병률 10년간 2배↑…펄스장 절제술 주목

부정맥의 일환…고령화로 급증, 뇌졸중 위험 5배
항응고제 복용에도 어려우면 시술…술 절제 당부

진은선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가 심방세동 치료를 위한 시술(펄스장 절제술)에 나선 모습.(강동경희대학교병원 제공)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부정맥의 하나인 '심방세동'은 피가 모이는 심방이 빠르게 부르르 떨리는 질환이다. 뇌졸중을 유발할 만큼 치명적인데 고령화로 최근 10년간 국내 유병률이 2배 이상 올랐다. 이런 가운데 짧은 시간과 낮은 합병증으로 '펄스장 절제술(PFA)'이 새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심전도 촬영, 조기 발견에 도움…작은 증상에도 의심해 봐야

대한부정맥학회가 발간한 '한국 심방세동 팩트 시트 2024'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심방세동의 유병률은 전인구 2.2%로 10년 전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 60대 3%, 70대 6.8%, 80대 이상 12.9%에 이르고 있다. 노화와 관련이 깊어 인구 고령화로 급증하고 있는 질환 중 하나다.

대한부정맥학회가 발간한 '한국 심방세동 팩트 시트 2024'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심방세동의 유병률은 전인구 2.2%로 10년 전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지역별로 보면 전북이 3.48%로 가장 높고 세종이 1.55%로 가장 낮았다. 환자의 주요 동반 질환은 고혈압 80.5%, 당뇨 31.5%, 심부전 27.6%가 확인됐다. 고혈압은 가장 흔한 연관 질환으로, 지속적인 혈압 상승이 심방의 구조적 변화를 초래해 발병 가능성을 높인다.

심방세동의 대표적 증상으로는 가슴 두근거림, 숨이 차는 호흡곤란, 어지럼증, 피로감, 가슴 불편감 등이 있다. 심장이 갑자기 빠르게 뛰거나 불규칙적으로 박동하는 느낌은 환자가 가장 흔히 경험한다.

그러나 증상은 개인마다 다르게 나타나며 일부 환자는 증상을 거의 느끼지 않기도 한다. 60세 이상 고령층이나 동반질환을 가진 환자는 심전도를 매년 1회 촬영하면 심방세동을 조기에 발견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지역별로 보면 전북이 3.48%로 가장 높고 세종이 1.55%로 가장 낮았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이런 증상을 무시하거나 단순 스트레스나 피로로 오인해 치료 시기를 놓치곤 한다. 증상이 일시적으로 나타난 뒤 사라지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겨 방치하면 뇌졸중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진은선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심방세동이 발생하면 심방이 미세하게 떨리면서 혈액이 제대로 흐르지 않고 고이면서 심방 안에 혈전이 생긴다. 이 혈전이 혈류를 따라 이동하다 뇌혈관을 막으면 뇌졸중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진은선 교수는 "실제로 심방세동 환자는 일반인보다 뇌졸중 위험이 5배나 높다.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며 "두근거림, 가슴 답답함, 숨참, 무력감 등이 나타날 수 있는데 작은 증상이라도 느껴지면 병원에 방문해 전문의 상담을 받아보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지난해부터 펄스장 절제술 널리 활용…회복 빨라 부담 경감

치료는 항응고제를 포함한 약물요법과 시술로 나뉜다. 동반질환 유무, 나이, 뇌경색증 경험 등을 참고해 점수를 매기고 기준을 넘어 혈전이 생길 위험도가 높다고 판단되면 약을 처방한다. 다만 약물치료에도 조절되지 않거나, 약물치료가 어렵다면 시술을 시행할 수 있다.

그동안 '고주파전극도자절제술(RFCA)'과 '냉각풍선 절제술'이 많이 이뤄졌다. 부정맥이 발생하는 심장 조직을 고온(고주파 에너지) 혹은 저온(냉각 에너지)을 이용해 태우거나 냉각해 파괴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심장 외부 조직에 영향을 미쳐 합병증이 생기는 사례도 일부 있었다.

최근 기존 시술의 단점을 보완한 새로운 '펄스장 절제술'(PFA)이 도입되고 있다. 고강도 전기장으로 심장 조직만 선택적으로 파괴하며 주변 조직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 기존 시술보다 절반 이상 시술 시간이 단축되며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으니 주변 장기의 손상도 거의 없다.

시술 후 통증도 적고 대기 기간이 짧은 데다 회복 속도도 빨라 환자 부담이 적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활발히 진행 중이며 국내 병원에는 지난해 초부터 도입되고 있다. 짧은 시술 시간과 높은 안전성 덕분에 사용이 확대되고 있다.

진 교수는 "펄스장 절제술은 심장 조직만 정밀하게 제거할 수 있어 시술 후 회복도 빠르고, 합병증 위험도 낮다"며 "조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뇌졸중과 심부전으로의 진행을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추운 겨울 날씨와 음주 위험…스트레스 관리 등 예방도 중요

추운 겨울 날씨와 음주는 심방세동을 부를 수 있다. 겨울철 낮은 온도는 교감신경계의 활성화를 통해 혈압을 높이고 심장에 부담을 준다. 연구에 따르면 기온이 10도 하강할 때마다 심방세동 발병률이 20% 오른다.

이대인 고려대구로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하루 한 잔의 음주만으로도 심방세동 위험이 16% 증가하며, 만성적 음주는 심장의 구조적 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며 "예방을 위해 외출 시 충분히 체온을 유지하고, 과도한 음주를 피하며 심박수 변화를 관찰하는 게 권장된다"고 설명했다.

이대인 교수는 "건강한 생활 습관과 적절한 관리로 추운 겨울철에도 심장을 보호해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단은 심혈관 건강을 증진하며, 음주와 흡연은 줄이는 게 필요하다"며 "정기적인 혈압 및 혈당 체크, 체중 관리 등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끝으로 이 교수는 스트레스 관리도 조언했다. 스트레스는 교감신경계를 자극해 심장 박동을 불규칙하게 만들 수 있어 명상이나 심호흡 운동, 적절한 휴식으로 해소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어 "정기 검진으로 조기 징후를 발견하고 예방 조치를 취하는 게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