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 대한 희망감 가진 노인, 인지기능 최대 30% 높아"

한림동탄성심 김지욱 교수팀, 희망감의 인지기능 보호 효과 규명

희망감을 가진 노인이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인지기능이 최대 30%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일상생활에서 희망감 있는 태도와 함께 신체활동을 병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희망감을 가진 노인이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인지기능이 최대 30%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일상생활에서 희망감 있는 태도와 함께 신체활동을 병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지욱 교수와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 이병철 교수는 이런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에이징 뉴로사이언스'에 게재했다고 18일 밝혔다.

연구팀은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외래와 지역사회에서 선별한 65~90세 인지기능 정상 노인 152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우선 '미래에 대해 희망적이라고 느끼십니까?'라는 질문을 통해 희망감 그룹(77명)과 비희망감 그룹(75명)을 나눴다.

이후 '알츠하이머병 등록구축 컨소시엄(CERAD)'의 신경심리검사 총점을 활용해 전반적인 인지기능을 비교했다.

그 결과, 희망감 그룹의 인지기능 점수가 비희망감 그룹보다 약 20% 높았다. 이는 연령, 성별, 교육 수준 등 인지기능에 영향을 줄 여러 변수를 보정한 뒤에도 동일하게 유지됐다.

연구팀이 노인우울척도(GDS)의 영향을 통계적으로 제거한 후에도 결과가 동일하게 확인됐다. 이는 희망감이 우울증 여부와 무관하게 인지기능을 보호하는 독립적인 요인임을 의미한다.

또한 연구팀은 노인신체활동척도(PASE)를 활용해 일상 신체활동을 평가했으며, 신체활동 수준이 희망감과 인지기능의 관계를 조절하는 주요 인자임을 확인했다.

중등도 이상(high-to-moderate)의 신체활동을 유지하는 경우, 희망감을 보고하는 그룹에서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전반적인 인지총점이 약 30% 정도 높았다.

반면 신체활동이 부족한 경우, 희망감 여부에 따른 인지점수 차이는 유의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희망감이 스트레스 호르몬을 낮춰 해마 기능을 보호하고, 신체활동이 인지기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상호 보완적 메커니즘으로 해석했다.

김지욱 교수는 "기존 연구들이 우울 등 부정적 정서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연구는 '희망감'이라는 긍정적 심리 자원이 인지기능을 지키는 보호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조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창한 목표보다는 화초 가꾸기, 30분 산책하기, 친구와 통화하기 등 일상에서 작은 성취감과 사회적 유대감을 느낄 수 있는 활동을 지속할 때 미래에 대한 희망감이 자라난다"고 전했다.

특히 김 교수는 "긍정적 마음가짐이 규칙적인 신체활동으로 이어질 때 인지기능 보호 효과가 극대화되는 만큼, 희망감 있는 태도와 함께 신체활동을 병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