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지방은 몇 살?…실제 나이보다 중요한 '이 나이'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연말이 다가오면서 나이에 대한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실제 신체 대사 상태를 반영하는 '대사 나이'(Metabolic Age)가 건강수명 지표로 주목받고 있다.

대사 나이는 지방조직의 기능과 양의 균형에 크게 좌우된다. 지방은 혈당·지질 조절 호르몬을 분비하는 대사 기관으로, 기능이 건강하면 대사에 이롭지만 과도한 지방은 염증과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대사 부담을 키운다.

김정은 365mc 지방줄기세포센터 대표원장(가정의학과 전문의)은 11일 "대사 나이가 높다는 신호는 정식 측정 없이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 지표는 허리둘레로, 남성 90㎝·여성 85㎝에 근접하면 대사 기능 저하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 공복혈당이 100mg/dL 전후로 오르거나 중성지방이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경우 역시 내장지방 증가와 대사 스트레스가 쌓이고 있다는 의미다.

김 원장은 "대사 나이가 높아진다는 것은 몸이 에너지 연소 효율을 잃고 있다는 뜻"이라며 "이 상태가 지속되면 세포 회복 속도가 늦어지고,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져 당뇨·고지혈증·지방간 위험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사 기능이 떨어지면 같은 음식에도 체중이 더 쉽게 증가하고 피로 회복이 더딘 상태가 반복된다"고 말했다.

대사 개선의 기본 방향은 생활습관 교정이다.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 단순당·정제 탄수화물을 줄이고,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해 근육 감소를 막는 것이 핵심이다. 채소 위주의 식단, 항산화 식품, 오메가-3가 풍부한 생선 등은 염증을 낮추고 세포 대사를 안정화한다. 하루 7시간 이상 규칙적인 수면과 스트레스 완화도 필수다.

운동은 근력과 유산소를 병행하는 것이 권장된다. 스쿼트·런지·데드리프트 등 하체 중심 근력운동은 큰 근육군을 활성화해 대사 개선 효과가 크다. 여기에 주 100~150분 이상 빠르게 걷기·러닝 등 유산소를 더하면 혈당 조절과 지방 연소에 도움이 된다.

생활습관 교정이 어렵거나 효과가 더딘 경우를 보완하기 위한 의학적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국제학술지 'ScienceDirect'에는 지방줄기세포에서 분비되는 엑소좀이 비만 쥐의 체지방·혈당·지질을 개선했다는 연구가 실렸다. 연구에선 엑소좀 내 마이크로RNA가 지방 합성을 억제하고 염증을 줄여 대사 기능 정상화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원장은 "지방줄기세포는 항염·재생 능력이 높아 대사 환경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확인되고 있다"며 "전임상 단계지만 건강수명 연장과 노화 개선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줄기세포를 장기 보관해 향후 건강 회복에 활용하려는 '셀뱅킹'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