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따라가선 못 이겨…퍼스트인클래스로 승부" 오스코텍의 새 전략

윤태영 대표 "검증된 표적 추격 전략 한계…새로운 가설·표적 찾아야"
항암제 내성 OCT-598 임상 진행…후속 후보물질도 연내 확정 목표

윤태영 오스코텍 대표이사가 2일 청주 오스코에서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2026.10.02ⓒ 뉴스1 임여익 기자

(오송=뉴스1) 임여익 기자

"이미 잘되는 표적이 확인된 뒤 따라가는 전략은 중국과의 경쟁에서 쉽지 않습니다. 이제는 훨씬 더 새로운 표적과 가설에 도전해야 합니다."

국산 폐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의 원개발사 오스코텍이 차세대 신약개발 전략으로 '퍼스트인클래스(계열 내 최초)'에 힘을 싣는다.

이미 효과가 검증된 신약 표적을 뒤따라가는 대신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표적과 치료 가설을 먼저 발굴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윤태영 오스코텍 대표는 2일 청주 오스코에서 개최된 '한국의약화학회 제2회 정기학술대회'를 계기로 뉴스1과 만나 "좋은 물질을 만드는 것은 신약개발의 일부일 뿐"이라며 "어떤 질환에서 어떤 표적을 공략할 것인지 가설을 세우고 이를 검증하는 전체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검증된 표적 쫒아가면 늦어"…새 표적 선점한다

윤 대표가 퍼스트인클래스를 강조하는 배경에는 빠르게 성장한 중국 바이오산업이 있다. 효과가 확인된 표적을 겨냥해 기존 약보다 좋은 치료제를 개발하는 '베스트인클래스' 전략도 유효하지만, 검증된 표적일수록 중국 기업과 속도·규모 경쟁을 벌여야 한다는 것이다.

윤 대표는 "좋은 데이터가 나오고 표적이 검증되면 중국에서는 엄청난 속도와 양으로 쫓아온다"며 "조금 더 검증이 덜 된 가설을 먼저 시험하는 것이 앞으로 더 맞는 전략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퍼스트인클래스 개발은 성공 가능성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위험이 있다. 반면 새로운 표적이 실제 치료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근거를 초기 단계에서 입증하면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이전할 기회는 오히려 빨라질 수 있다는 게 윤 대표의 판단이다.

오스코텍은 새로운 표적을 찾는 데 그치지 않고 해당 표적이 질병에 실제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검증하는 '타깃 밸리데이션(표적 검증)'에 집중할 계획이다.

윤 대표는 "새로운 표적 가설을 엄밀하게 검증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 글로벌 회사들이 관심을 가진다"며 "오스코텍도 검증된 표적을 쫓아가기보다 새로운 가설을 어느 정도 증명해 준비하는 방향으로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항암제 '내성' 정조준…OCT-598 임상 본격화

이 같은 전략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분야가 항암제 내성이다.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기존 항암제에 새로운 약물을 더해 암세포가 치료를 견디는 힘까지 동시에 차단하는 접근법이다.

윤 대표는 "기존 항암제들은 암세포를 죽인다는 관점에서 접근해 왔지만 암세포를 죽이는 기전과 그 스트레스에 암세포가 대응하는 기전은 서로 다르다"며 "암세포를 공격하면서 동시에 저항하는 기전까지 막으면 기존 항암제의 효과를 더 오래 지속시킬 수 있다는 것이 기본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핵심은 이미 내성이 생긴 암을 다시 치료하는 것보다 내성이 생기기 전부터 저항 기전을 함께 차단하는 것이다. 기존 표준치료제와 병용해 치료 효과가 유지되는 기간을 늘리는 것이 목표다.

오스코텍의 항암제 후보물질 OCT-598도 이러한 전략을 바탕으로 개발되고 있다. 현재 단독요법 임상을 진행 중이며 이후 항암제와 병용하는 임상으로 개발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윤 대표는 "OCT-598은 단독요법에서 효능을 기대한다기보다 병용요법을 통해 내성을 늦추는 것이 개발 방향"이라며 "단독요법에서 안전성을 확인한 뒤 병용요법으로 넘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스코텍은 OCT-598의 뒤를 이을 후속 후보물질도 준비하고 있다. 윤 대표는 후속 프로그램 역시 항암제 내성이라는 큰 틀에서 개발하고 있으며, 후보물질 가운데 하나는 늦어도 올해 안에 최종 후보물질을 확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연구개발 측면에서는 항암제 내성 분야에서 퍼스트인클래스 신약을 만들어 더 큰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본다"며 "사업적으로도 퍼스트인클래스인 만큼 초기 단계부터 기술이전 기회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좋은 물질을 만드는 것만으로 신약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어떤 질환과 표적에 약을 적용할지 가설을 세우고 데이터를 통해 이를 증명하는 것이 신약개발에서 더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plus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