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 위험 큰 '고위험 림프종' 세포치료 연구 도전…새 해법 기대
민기준 서울성모병원 교수팀, 복지부 지원사업 선정
그동안 표준 없었다…10월부터 효과 검증 연구 착수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검사상 암세포가 보이지 않는 '완전관해' 상태에도 재발 위험이 큰 고위험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에 대한 세포치료 임상연구가 본격화된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은 민기준 혈액병원 교수(혈액내과) 연구팀이 보건복지부 주관 '2026년도 제2차 첨단재생의료 임상연구 활성화 지원사업'에 최종 선정됐다고 26일 밝혔다.
이에 따라 민 교수팀은 고위험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환자를 대상으로 재발을 막기 위한 세포치료 임상연구에 착수한다.
서울성모병원이 총괄 연구기관으로서 전체 연구를 주도하는 이번 임상연구는 총 21개월간 연구비 약 29억 원 규모로 다기관 전향적 무작위 대조 연구로 수행된다.
병원에서는 민 교수를 포함해 혈액내과의 엄기성·최윤석 교수가 참여한다.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은 혈액암의 일종인 비호지킨 림프종 가운데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유형이다.
항암면역치료 후 검사상 암세포가 보이지 않는 상태인 완전관해에 도달해도, 고위험군 환자의 경우 약 30% 내외가 2년 이내에 재발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 재발을 막기 위해 확립된 표준 유지치료법은 없는 실정으로, 완전관해 판정을 받고도 재발 불안을 안고 지내야 하는 환자가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연구팀이 검증하려는 방법은 환자 자기 면역세포를 이용한 '자가 사이토카인 유도 살해세포(CIK) 치료'다.
CIK 세포는 표면의 수용체를 통해 암세포 표면에 많이 나타나는 스트레스 단백질을 인식하고, 이를 표적 삼아 세포를 파괴하는 물질을 분비해 사멸시킨다.
연구팀은 CIK 치료가 항암치료 후에도 몸속에 남아 있을 수 있는 미세한 암세포를 줄여 재발을 억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치료는 환자의 말초혈액에서 면역세포를 채취한 뒤, 첨단 재생의료 세포제조시설(GMP)에서 활성화 및 증식시켜 다시 환자에게 반복 투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환자 본인의 면역세포를 이용하는 자가 세포치료인 만큼, 타인의 세포를 이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면역거부반응 등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CIK 세포치료는 세포독성 항암제를 반복 투여하는 방식과 달리, 환자의 면역기능을 크게 저해하지 않으면서 항종양 면역반응을 활성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완전관해 이후에도 체내에 남아 있을 수 있는 미세 잔존 암세포에 대한 면역감시 기능을 강화해 재발 위험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팀은 앞서 재발한 고위험 림프종 환자를 대상으로 자가조혈모세포이식 후 CIK 세포치료를 시행한 전향적 임상연구를 통해 치료의 안전성과 재발 억제 가능성을 보고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치료 전략을 고위험 DLBCL 환자로 확대해, 표준 추적관찰군과 비교해 치료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검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연구에는 치료군과 대조군에 각각 60명씩, 총 120명의 환자가 참여한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무작위로 두 그룹 중 하나에 배정되며, 이 과정에서 환자 예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위험도와 참여 병원을 미리 고려해 두 그룹 조건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한다.
연구 데이터는 별개의 임상시험수탁기관을 통해 관리하고 독립적으로 분석되며, 안전성을 감시하는 모니터링 위원회도 함께 운영해 결과의 신뢰도를 높이고 안전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연구팀은 치료 후 2년 동안 병이 다시 나빠지지 않고 유지되는 무진행생존율을 주요 평가변수로 삼고 CIK 세포치료의 재발 억제 효과와 안전성을 종합적으로 검증할 계획이다.
올 10월 시작될 연구는 1차 표준 치료 후 완전관해에 도달한 고위험 DLBCL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민 교수는 "대부분의 항암치료가 치료 과정에서 환자의 면역기능 저하를 동반할 수 있으나 자가 CIK 세포치료는 환자 자기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항종양 면역반응을 높이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가 CIK 세포치료가 고위험 DLBCL 환자의 재발 위험을 낮출 수 있는지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새로운 치료 전략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성모병원은 지난 2021년 국내 대학병원 중 최초로 첨단재생의료실시기관에 지정된 뒤 줄기세포와 면역세포 등을 활용한 차세대 치료법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
병원 소속 연구진 등은 면역저하자의 난치성 지속형 코로나19 환자에게 맞춤형 T세포 치료제를 투여해 세계 최초로 치료에 성공하는 등 각종 연구 성과를 거둔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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