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러스터는 분산, 연계는 부족"…보스턴서 찾은 K바이오 해법

보건산업진흥원 '보스턴 분석 통한 창업 및 클러스터 모델 연구'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바이오 클러스터인 미국 보스턴·케임브리지의 경쟁력은 대학과 병원, 바이오기업, 벤처캐피털이 가까운 공간에 밀집하고 공공이 초기 연구개발의 위험을 분담하며 인재와 자본이 생태계 안에서 순환한 결과에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바이오 클러스터인 미국 보스턴·케임브리지의 경쟁력은 대학과 병원, 바이오기업, 벤처캐피털이 가까운 공간에 밀집하고 공공이 초기 연구개발의 위험을 분담하며 인재와 자본이 생태계 안에서 순환한 결과에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바이오헬스정책연구센터가 7일 이같은 내용의 '보스턴 바이오 생태계 분석을 통한 창업 및 클러스터 모델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미국 보스턴·케임브리지를 국내에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을 도출하는 데 집중했다.

현재 매사추세츠주의 바이오제약 고용 인원은 11만 7108명, 관련 지역 내 총생산(GDP)은 420억 달러에 달한다. 글로벌 신약 파이프라인의 6.4%(2071건)가 집중돼 있다. 전체 인구는 미국의 2%에 불과하나 2024년 미 국립보건원(NIH) 연구비의 9.3%인 34억 6000만 달러를 확보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보스턴 생태계의 성공 원인으로 △혁신적 단체의 밀도(Density) △공공의 위험 분담 △병원의 R&D(연구개발) 플랫폼화 △인재의 순환 △정권 교체와 무관한 정책의 연속성을 꼽았다.

우선 켄달스퀘어(Kendall Square)를 중심으로 대학·병원·기업·벤처캐피탈이 도보 거리에 응축돼 우연한 만남과 협업이 일상적으로 일어난다. 또한 주 정부가 18년간 누적 26억 달러 이상을 생명과학 생태계에 투입하는 등 위험 분담에 동참했다.

대형 병원은 단순 치료기관을 넘어 기초연구·기술이전·스핀오프(기업 분할)·공동창업의 거점으로 기능한다. 매사추세츠종합병원(MGH) 한 군데가 확보한 연구비만 6억 5500만 달러에 달한다. 의사의 창업과 공동 개발을 촉진할 수 있다.

자본의 순환 역시 생태계를 키웠다. 예컨대 모더나를 탄생시킨 벤처 창출 기업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 사례처럼 기초과학의 산업화 도전도 활발하다. 낭포성섬유증재단이 버텍스의 초기 연구에 1억 5000만 달러를 투자해 22배에 달하는 33억 달러의 로열티를 회수한 모델 또한 주목된다.

반면, 국내 바이오산업은 클러스터가 전국에 분산돼 있으며 대학·병원·기업 간 연계가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보고서는 단기적인 '삼각 연계 모델'을 구축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인수합병(M&A)과 기술이전 수익이 재투자되는 민간 주도로의 전환을 당부했다.

다만 보스턴 모델의 단순 복제를 경계하면서 한국의 세계적인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역량, 전 국민 건강보험 데이터, IT(정보통신)·AI(인공지능) 기술력 등을 융합한 독자적 생태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진흥원의 박순만 박사는 "보스턴의 5대 작동 원리는 보편적으로 적용 가능하다"면서 "보스턴은 어디까지나 참조 모델일 뿐이며, 대한민국 바이오 클러스터는 단순한 복사본이 아닌 고유한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혁신 거점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