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 넘어 급여로…의료AI, 실증사업 통해 '현장 안착' 승부수[문대현의 메디뷰]

메디웨일·루닛 등 6개 컨소시엄 실증사업 착수
급여 진입 위한 임상근거 확보 속도

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의료원 내 에비슨 의생명연구센터에서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최한 AI 응용제품 신속 상용화(디지털 의료기기) 지원사업 착수보고 및 사업협약 체결식이 진행 중이다. 2026.8.4 ⓒ 뉴스1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의료 인공지능(AI) 산업의 경쟁 축이 '기술 개발'에서 '의료현장 안착'으로 이동하고 있다. 혁신의료기술 지정과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획득한 제품이 늘고 있지만 실제 의료기관에서 널리 사용되기 위해서는 건강보험 급여 등재가 필수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다.

앞으로는 얼마나 우수한 알고리즘을 개발했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임상 근거를 확보하고 급여 체계에 진입하느냐에 따라 업체의 성공 여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최근 의료 AI 기업 6개 컨소시엄을 대상으로 의료 AI 실증 지원사업을 본격 추진했다. 이번 사업에는 메디웨일, JLK(322510), 루닛(328130)을 비롯한 주요 의료 AI 기업들이 참여해 실제 의료현장에서 제품을 활용하고 임상적 효과와 의료경제성 등을 검증하게 된다.

의료AI는 대부분 비급여 형태로 사용되고 있어 환자 부담이 크고 의료기관 도입도 제한적이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 활용성과 비용 효과성을 입증해야만 급여 논의도 가능해진다.

이런 가운데 실증 지원사업이 은 단순한 기술 검증을 넘어 향후 건강보험 급여 등재를 위한 핵심 근거를 마련하는 데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복지부도 의료 AI 산업의 정책 방향을 '기술 개발'에서 '현장 확산'으로 옮기고 있다.

김유라 보건복지부 의료기기화장품사업과장은 "기업들이 가장 절실하게 요청했던 것은 실제 의료현장에서 기술을 검증하고 데이터를 축적할 기회였다"며 "정부는 기업들이 현장에서 자유롭게 실증하고 근거를 축적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당뇨병센터 진료실에서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관계자와 의료진이 메디웨일의 망막 기반 AI 솔루션 '닥터눈'을 시연하고 있다. 2026.8.4 ⓒ 뉴스1 문대현 기자

업계에서도 규제 허들보다 급여 진입이 더 큰 과제로 꼽힌다. 메디웨일은 망막 촬영만으로 심혈관질환 위험을 예측하는 AI 솔루션 '닥터눈 CVD'를 앞세워 이번 사업을 추진한다.

대사증후군이나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을 조기에 선별할 수 있다는 임상 데이터를 확보한 만큼 실제 의료현장에서 활용성을 입증해 급여 등재까지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기존에는 건강검진센터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지만 향후 만성질환 관리와 국가 건강검진 체계까지 활용 범위를 넓히려 한다.

최태근 메디웨일 대표는 "더 많은 국민이 의료AI를 사용할 수 있으려면 급여 체계 진입이 필요하다"며 "이번 실증사업 역시 의료경제성을 입증하고 실제 환자 혜택으로 연결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번 실증사업도 단순히 AI가 질환을 잘 예측하는지를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 AI 활용군과 비활용군 간 심혈관질환 발생 차이, 치료 개입 효과 등을 장기간 추적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충분한 임상 근거를 축적하기 위함이다.

루닛 역시 흉부영상과 유방암 진단 AI를 중심으로 국내외 임상 근거를 확대하며 보험 적용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JLK도 뇌졸중 AI 솔루션을 중심으로 의료기관 도입을 확대하는 동시에 급여 확대를 위한 근거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의료 AI 시장이 이제 허가 경쟁을 넘어 실제 의료서비스 체계 안으로 들어가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한다. 과거에는 식약처 허가와 혁신의료기술 지정이 기업 경쟁력의 기준이었다면 앞으로는 건강보험 적용 여부와 의료기관 사용률이 시장 성패를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허가는 시장 진입을 위한 출발선일 뿐"이라며 "실제 병원에서 꾸준히 사용되고 급여까지 연결돼야 산업도 성장하고 국민들도 AI 의료서비스 혜택을 체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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