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뷰티 시장 커지는데 규제는 제각각"…화장품 규제 장벽 낮춘다

7일 서울서 세계 첫 화장품 규제기관장 협의체 'GCORAS' 출범
AI·뷰티테크 확산에 규제 조화 필요성↑…韓 식약처, 글로벌 논의 주도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7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화장품 규제기관장 회의(GCORAS) 개회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26.9.7 ⓒ 뉴스1 최지환 기자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전세계 화장품 시장이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을 결합한, 이른바 '뷰티테크'를 기반으로 빠르게 진화하면서, 국가마다 다른 화장품 규제를 조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세계 2위 화장품 수출국으로 올라선 한국은 세계 최초 화장품 규제기관장 협의체를 출범시키며 글로벌 규제 협력에 앞장서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7일 세계 최초의 화장품 규제기관장 협력 플랫폼인 '글로벌 화장품 규제기관장 협의체'(GCORAS·Global Cosmetic Regulatory Authority Summit) 제1차 회의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개최했다.

GCORAS는 각국 화장품 규제기관장이 모여 새로운 규제 현안을 논의하고 국가 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온라인을 통한 화장품의 국가 간 거래가 늘고 AI·디지털 기술과 화장품의 융합이 빨라지면서 한 국가의 규제기관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문제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개회식에서 오유경 식약처장은 "오늘 우리는 세계 최초로 여러 나라 화장품 규제기관장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역사적인 첫걸음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이어 "화장품 산업은 새로운 기술과 첨단 디지털 산업이 융합되면서 새로운 안전·품질 관리 체계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수출과 교역이 활발한 현재는 한 국가의 품질·안전 관리가 다른 국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오 처장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오늘날 화장품 산업은 단순한 미용을 넘어 첨단 기술, AI, 디지털 솔루션과 융합하며 미래 산업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면서 "GCORAS를 통해 각국 규제당국이 더욱 긴밀하게 소통하는 협력의 물꼬가 트이기를 바란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왼쪽 여덞 번째)이 7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화장품 규제기관장 회의(GCORAS) 개회식에서 해외 규제기관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9.7 ⓒ 뉴스1 최지환 기자

해외 규제기관들도 국가마다 다른 규제를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파티마 알카비 아랍에미리트(UAE) 의료제품규제기관장은 지난해 한국 화장품 수출액이 114억 달러(약 15조 8000억 원)를 기록해 세계 2위에 오른 점을 언급하며 "K-뷰티는 국가적인 성공 사례에서 진정한 글로벌 성공 사례로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소비자 보호와 혁신, 글로벌 경쟁력은 서로 상충하는 목표가 될 필요가 없다"며 "적절한 규제 체계 안에서는 오히려 서로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온라인을 통해 국경을 넘나드는 화장품 거래가 늘고 있다며 국가 간 협력을 강조했다.

알카비 기관장은 "UAE는 아시아와 중동, 글로벌 시장을 잇는 중요한 가교"라며 "한국 식약처와 UAE 의료제품규제기관 간 협력을 조만간 화장품 분야로도 확대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조이스 뤼(Joyce Lui) 로레알 디지털마케팅 최고책임자가 7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화장품 규제기관장 회의(GCORAS) 개회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6.9.7 ⓒ 뉴스1 최지환 기자

이날 회의에서는 AI와 디지털 기술이 화장품에 빠르게 접목되는 만큼 기존 규제 체계도 산업 변화에 맞춰 달라져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조이스 루이 로레알 디지털마케팅 최고책임자는 기조연설에서 한국 기업과의 협업 사례를 소개했다.

로레알은 한국 스타트업 프링커코리아와 눈썹을 얼굴에 직접 인쇄하는 뷰티기기 등을 개발하며 국내 기업과 뷰티테크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윤상현 콜마그룹 부회장은 K-뷰티의 빠른 성장을 가능하게 한 배경으로 국내 화장품 산업의 독특한 생태계를 꼽았다.

윤 부회장은 "한국에는 젊고 혁신적이며 트렌드를 선도하는 인디 브랜드와 수준 높은 소비자를 보유한 전문 유통업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AI와 뷰티, 헬스케어의 경계가 빠르게 사라지는 것과 달리 규제는 여전히 국가와 제품 분류에 따라 달라지는 점을 과제로 지적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자외선차단제다. 미국에서는 일반의약품(OTC), 한국에서는 기능성 화장품으로 관리되며 유럽에서는 화장품 규정의 적용을 받는다.

윤 부회장은 "AI 기술과 뷰티 디바이스를 사용하면서 아름다움과 바이오헬스케어, AI 사이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지만 규제는 여전히 제품 범주별, 국가별로 이뤄지고 있다"며 "GCORAS가 국가 간 협력과 유연한 규제 대응을 가능하게 하는 창구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상현 콜마그룹 부회장이 7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화장품 규제기관장 회의(GCORAS) 개회식에서 'K-뷰티의 성공, 그리고 글로벌 규제의 조화'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6.9.7 ⓒ 뉴스1 최지환 기자

식약처는 K-뷰티가 빠르게 성장한 만큼 국내 안전관리 체계를 강화하는 동시에 기업의 해외 진출 과정에서 발생하는 규제 장벽을 낮추는 데 힘쓸 계획이다.

안영진 식약처 바이오생약국장은 "2025년 대한민국 화장품 수출 규모는 114억달러로 프랑스에 이어 세계 2위 화장품 수출국으로 올라섰다"며 "과거 중국 등 일부 국가에 집중됐던 수출 시장도 미국과 유럽, 중동 등으로 다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2028년 화장품 안전성 평가제도 시행을 앞두고 관련 평가 기술을 개발하고 전문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특히 AI를 활용한 위조 화장품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해외에서 유통되는 위조제품으로 인한 소비자와 국내 기업의 피해를 줄일 방침이다.

국가마다 다른 규제가 국내 기업의 수출을 가로막는 장벽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규제 외교도 강화한다.

안 국장은 "한국 화장품의 해외 신뢰를 유지하면서 글로벌 시장 확산을 이어가기 위해 지원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라며 "아시아 중심의 협력을 넘어 미국과 유럽까지 규제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plus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