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 있죠?" 1000만원 선결제 유도…페이백 의심 병원 15곳 수사
진료비 일부 쿠폰·택시비로 환급한 병원도 적발
행정조사반 출범 후 총 33개 의료기관 경찰 의뢰
- 천선휴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암 환자 A 씨는 입원 상담 과정에서 병원으로부터 수상한 제안을 받았다. 병원은 실손보험 가입 여부를 확인한 뒤 약 1000만 원 상당의 입원 패키지 선결제를 유도하고, 매달 50만 원씩 혜택을 돌려주겠다고 제안했다. A 씨가 이를 거부하자 다른 가족의 입원까지 거절했다.
환자의 실손보험 가입 여부를 확인한 뒤 고액 진료비 결제를 유도하거나 진료비 일부를 현금·현물로 돌려주는, 이른바 '페이백' 의심 의료기관들이 추가로 수사선상에 올랐다.
보건복지부 비정상·가짜진료 행정조사반은 의료비 불법 환급(페이백) 등이 의심되는 의료기관 15곳을 경찰에 추가 수사의뢰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수사의뢰는 지난 7월 실시한 1·2차 수사의뢰에 이은 세 번째 조치다. 비정상·가짜진료 제보센터를 통해 접수된 사례와 2차 행정조사 대상 의료기관 가운데 수사를 통해 구체적인 위법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 15개 의료기관을 선별했다.
이에 따라 행정조사반이 지난 6월 출범한 이후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의료기관은 총 33곳으로 늘었다.
이번에 수사의뢰된 의료기관은 요양병원 8곳, 한방병원 4곳, 병원 1곳, 의원 2곳이다. 지역별로는 경기 4곳, 서울 3곳, 전남·광주 3곳 순으로 분포했다.
수사의뢰 대상에는 실손보험 가입 여부를 확인한 뒤 고액의 진료비 선결제를 유도하거나 진료비 일부를 현금·현물 등으로 돌려주는 방식의 페이백이 의심되는 사례가 다수 포함됐다.
B병원의 경우 환자의 건강 상태와 관계없이 패키지화된 고액 입원비 결제를 유도하고 이를 거부하면 입원을 거절했다는 사례가 확인됐다. 또 진료비 일부를 카페·네일숍·마사지 쿠폰으로 환급하거나 택시비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환자를 유인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C병원은 환자별로 이른바 '할인 관리시트'를 작성해 보험 가입 상황에 따라 할인과 외래 관리, 결제 내용을 관리한 것으로 의심됐다. 보험상품별 면책조건 등을 활용해 맞춤형 할인을 제공하고, 보험금 지급이 가능하도록 실제 진료 내용과 다르게 진료기록부와 처방전 등을 작성한 정황도 확인돼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됐다.
행정조사반은 대한의사협회와 실무 협의를 거쳐 비정상·가짜진료 근절을 위한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의료계의 자정 노력을 지원할 방침이다. 의료계 내부의 자율적 감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전문가평가제를 활성화하고 지역 의사회의 역할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아울러 행정조사반은 다음달 초 3차 행정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한편 정부는 지난 6월부터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페이백 등 비정상·가짜진료 근절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일부 요양병원과 암 환자 간 페이백 관행을 지적한 언론 보도를 공유하며 "명백히 불법인 듯한데 아직도 이런 행태가 계속되고 있다"며 "시정 조치해야겠다"고 밝혔다.
이에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환자의 건강보다 이익을 앞세운 비정상 진료는 반드시 바로잡겠다"며 "비정상·가짜진료는 끝까지 추적해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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