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검진부터 AI 건강코칭까지…국가건강검진 '대수술'
2027년 학생검진 공단 위탁…생애 전 주기 건강관리 구축
대장내시경 추진·민간검진 평가체계 마련…치료 연계도 강화
- 천선휴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정부가 학생건강검진을 국가건강검진 체계에 처음 편입하고 영유아부터 노년기까지 생애 전 주기 건강검진 체계를 구축한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건강코칭 서비스를 도입하고 국가 대장암 검진 권고안을 반영한 대장내시경 검사 도입도 추진한다.
보건복지부는 30일 국가건강검진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4차 국가건강검진종합계획(2026~2030)'을 확정했다.
종합계획은 '생애맞춤 건강검진으로 모두가 누리는 평생건강'을 비전으로 △근거에 기반한 신뢰받는 건강검진 △생애주기별 촘촘한 건강검진 △건강행태 변화를 이끄는 실질적인 건강검진 △품질과 접근성이 보장된 건강검진 등 4대 분야, 14개 핵심과제, 40개 세부과제로 구성됐다.
김한숙 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이번 종합계획의 가장 큰 의미는 영유아부터 노년까지 전 생애에 걸친 촘촘한 건강검진 체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라며 "검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치료와 건강관리까지 이어지는 체계를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가장 큰 변화는 학생건강검진 운영 방식이다. 지금까지는 학교가 계약한 검진기관에서 정해진 기간에 학생건강검진을 받아야 했지만 내년 3월부터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학생건강검진을 위탁 운영한다.
이에 따라 학생과 학부모는 학교가 지정한 의료기관이 아닌 원하는 학생건강검진기관에서 원하는 시기에 검진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학생건강검진 결과도 영유아 건강검진과 성인 국가건강검진 정보와 연계돼 생애 전 주기에 걸친 건강관리 기반이 마련된다.
학생 검진체계가 국가건강검진으로 통합되면서 검진 품질 관리와 사후관리도 국가 체계 안에서 이뤄진다. 학생 시기부터 축적된 건강정보를 성인 국가건강검진과 연계해 질병 예방과 건강관리에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학생검진 항목도 개선된다. 비만 학생에게만 시행하던 혈액검사는 과체중 학생까지 확대하고 약물 오·남용과 흡연·음주, 비만 예방 등 건강위험요인에 대한 교육과 상담을 강화한다. 중학교 1학년과 고교 1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하던 흉부 방사선 검사는 고위험군 선별검사로 전환한다.
영유아 건강검진도 손질한다. 생애 첫 건강검진 기간은 현행 생후 14~35일에서 생후 2개월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마지막 8차 건강검진도 현행 생후 66~71개월에서 75개월까지 연장해 초등학교 입학 전 건강관리 공백을 줄일 계획이다.
생애주기별 국가건강검진도 확대·개편한다. 청·장년층은 지난해 11월 개정된 국가 대장암 검진 권고안을 반영해 국가건강검진에 대장내시경 검사를 도입할 계획이다. 개정 권고안은 45~74세 성인을 대상으로 10년마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1~2년마다 분변잠혈검사(대변 면역화학검사)를 시행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정부는 권고안과 시범사업 등을 거쳐 국가건강검진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노년층은 노인신체기능검사에 악력검사를 추가하고 안과질환과 난청, 근골격계 질환, 치주질환 등 고령층에서 유병률이 높은 질환의 검진 도입도 검토한다. 또 거동이 불편해 검진기관 방문이 어려운 노인과 장애인 등 사회복지시설 입소자는 내년부터 출장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검진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AI 활용도 확대한다. 폐암과 유방암 영상판독 등에 AI 보조기술을 활용하고 생성형 AI를 통해 검진 결과를 쉽게 설명하는 서비스를 도입한다.
건강보험 24시와 '나의 건강기록' 앱의 건강정보와 진료정보를 활용해 미래 질환 발생 위험도와 건강나이를 예측하는 맞춤형 정보도 제공한다. 자녀와 부모의 검진 결과를 포함한 가족 건강정보를 공유해 온 가족 건강관리도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는 검진 이후 관리체계도 대폭 강화한다. 검진 절차에 검진 결과 사후상담을 제도화하고 검진 분야 학회·협회와 협력해 우수 상담기관을 발굴·지원하는 체계를 마련한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건강코칭 서비스도 도입해 개인별 건강위험을 분석하고 생활습관 개선을 지원할 계획이다.
검진기관 평가에는 치료연계율 지표를 새로 반영해 검진 이후 실제 치료로 이어지는 성과를 관리한다. 또 검진 결과 질환이 의심되는 사람이 비용 부담 없이 적기에 진단받을 수 있도록 확진검사 본인부담금 지원 항목도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일반건강검진 이후 진료연계율은 지난 2023년 기준 고혈압 22.7%, 당뇨병 39.1%, 이상지질혈증 34.0% 수준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이를 각각 34.0%, 58.0%, 51.0%로 높여 검진이 실제 치료와 건강관리로 이어지는 체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정부는 국가건강검진 운영 방식도 의·과학적 근거 중심으로 개편한다.
기존 검진항목은 주기적으로 타당성을 재평가하고 신규 검진항목은 시범사업과 평가를 거쳐 도입 여부를 결정한다. 성인 흉부 방사선 검사는 효과성을 고려해 내년부터 검진 대상을 기존 20세 이상에서 50세 이상으로 조정한다. AI 영상판독 보조 시스템을 도입해 검진의 정확도도 높일 계획이다.
민간 건강검진에 대해서도 처음으로 체계적인 관리에 나선다. 정부는 민간 건강검진에서 많이 시행되는 검사항목의 의·과학적 타당성을 평가해 관련 정보를 공개하고 성별과 연령별 건강위험을 반영한 민간건강검진 가이드라인도 마련해 국민이 필요한 검진을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취약계층의 검진 접근성도 높인다. 장애친화 건강검진기관은 지난해 25곳에서 내년까지 112곳으로 확대하고 장애 유형별 특성을 고려한 대체 검사 방안도 마련한다.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해 장기 미수검자를 분석하고 의료급여 수급권자 등 취약계층의 검진 참여를 높여 나갈 방침이다.
김 국장은 "그동안은 검진 항목 하나하나를 국가건강검진에 넣을지를 논의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를 뒷받침할 근거 생산과 평가 체계는 부족했다"며 "국가건강검진에는 연간 약 2조 6000억 원의 건강보험 재정이 투입되는 만큼 국민 건강보험료가 더욱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쓰일 수 있도록 국가건강검진의 질을 지속적으로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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