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동물메디컬센터 강아지 심장병 수술 성과, 국제 학술지 등재

이첨판 폐쇄부전증 최소침습수술 성과, JVIM 게재

고려동물메디컬센터 심장혈관센터 수의사들이 경식도 심장초음파로 환견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고려동물메디컬센터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 고려동물메디컬센터가 강아지 이첨판 폐쇄부전증(MMVD) 치료를 위한 최소침습수술(TEER) 관련 논문을 수의내과학 분야 권위지인 미국수의내과학저널(JVIM)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9일 청주 24시 고려동물메디컬센터에 따르면, 이번 논문은 TEER 수술의 임상 효과를 체계적으로 다뤘다. JVIM 최초로 실린 연구 결과다. 심장혈관센터의 이정민·엽경아 수의사가 제1저자로, 이선태·이아라·정윤서 수의사가 공동 연구자로 참여했다.

이첨판 폐쇄부전증은 전체 반려견 심장질환의 약 70%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후천적 퇴행성 질환이다. 기존에는 주로 약물치료 중심의 관리가 이뤄져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개심술 및 TEER 등 수술적 치료가 도입되는 추세다.

TEER은 사람에서 '마이트라클립(MitraClip)' 시술로 알려진 최소침습 심장판막 수술법이다. 고령이거나 병발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적용된다.

수의 분야에서도 TEER 적용이 필요하지만 객관적 임상 데이터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번 연구는 데이터를 확보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구는 체중 2.05㎏부터 7.8㎏까지, 나이 8세에서 14세 사이의 소형견들을 대상으로 TEER 수술의 효과를 분석했다.

논문에 따르면, 수술 후 3개월 시점에서 이첨판 역류량이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좌심방 대동맥 비율, 좌심실 이완기 내경 등 주요 심장 구조 지표에서도 개선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특히 TEER 수술을 받은 반려견의 90% 이상이 만성 신부전, 쿠싱증후군, 만성 호흡기 질환, 장염, 췌장염 등 다양한 병발질환을 동시에 앓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술 효과가 확인됐다.

수술 중 클램프 장착 전, 후의 이첨판 역류 정도를 평가한 영상. 클램프 장착 후 역류량이 두드러지게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려동물메디컬센터 제공) ⓒ 뉴스1

엽경아 수의사는 "심장병만 단독으로 있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의 수의사들이 협력해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실제로 수술 이후 신장 수치 개선 사례도 자주 관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TEER 수술팀은 수술 대상 선정, 술기, 합병증, 학습곡선 등 전반적인 데이터를 포괄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수술 성공률은 시술 경험 축적에 따라 초기 10마리 50%에서 후기 10마리 80%로 크게 향상됐다. 올해는 수술 후 퇴원까지의 안정성 100%, 30일 생존율 90% 이상이라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내과 수의사인 이정민 박사는 "약물치료와 수술 중 어느 쪽이 환자에게 더 적합한지를 평가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경식도 초음파를 활용한 3D 심장 구조 분석이 치료 판단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고 강조했다.

이어 "TEER은 내과, 외과, 영상의학, 중환자 관리, 마취과 간의 긴밀한 협업이 필수"라며 "이런 긴밀한 협력이 치료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덧붙였다.

고려동물메디컬센터는 2023년부터 브이 클램프(V clamp) 방식의 TEER 수술을 본격 도입했다. 현재는 유럽 및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활발하게 TEER 수술을 시행하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 미국, 중국, 스위스, 프랑스 등 해외 보호자들도 치료와 자문을 위해 병원을 찾고 있으며, 해외 수의사들의 견학과 조언 요청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동물병원 관계자는 "앞으로도 고령 및 병발질환을 지닌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글로벌 심장전문센터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해피펫]

미국 수의내과학회지에 TEER 수술 이후 심장의 크기 및 역류량 변화 연구 결과 게재(고려동물메디컬센터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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