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항체율 0.03%, 확진자 비율과 일치…숨은 감염 적을듯(종합)
- (서울=뉴스1) 김태환 기자, 음상준 기자, 이영성 기자, 이형진 기자
질본, 표본집단 항체가 조사…전체 인구의 0.03% 감염 추정
현재 확진 1만3000명대vs실제 감염 1만5000명대…큰 차이 無
[편집자주]
방역당국이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 1만3293명이 국내 실제 감염인구와 유사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했다. 국민 항체가 조사 결과 표본집단의 0.03%에서 중화항체 형성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9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1차 조사에 포함되지 못한 대구 등의 지역조사를 추가로 실시하여 차근차근 대표성을 보완하고 현황을 조금 더 자세히 파악하도록 하겠다"며 "현재의 확진자 규모와 실제 감염규모가 큰 차이가 없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이날 0시 기준 누적 확진자는 1만3293명이다. 그중 해외유입 누적 확진자 수 1768명을 제외하면 국내 자체 발생 확진자는 약 1만1525만명 규모로 나타난다. 지금까지 이들은 감염 의심증상이 나타나 검사를 받아 감염사실이 확인된 일부 인원으로만 추정돼 왔다.
그런데 질병관리본부가 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잔여 혈청 1차분 1555건(4.21~6.19, 수집검체) 및 서울 서남권 의료기관 내원환자 1500건(5.25~5.28, 수집검체)에 대해 항체가조사를 진행한 결과에서 단 1명의 항체형성 여부가 확인되면서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이 나왔다.
선별검사와 최종 중화항체 확인검사 결과 국민건강영양조사 검체는 최종 모두 음성이었고, 서울 서남권 검체는 1건이 양성으로 나타났다. 이 검사를 위해 체내 형성된 항체 중 병원체를 중화(무력화)가능한 항체만을 정량적으로 검출하는 시험법(PRNT, plaque reduction neutralization test)을 사용했다.
3055명 중 1명의 항체형성률이 0.03%인 만큼, 우리나라 국민 5178만명을 대상으로 계산하면 약 1만5534만명이 실제 감염인구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아직까지 확진되지 않은 감염자가 4000명 정도 밖에 없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권준욱 부본부장은 "이번 한 차례의 중간 결과를 가지고 우리나라 전체의 감염규모라든지, 일정 지역의 감염규모를 얘기하는 것은 신뢰성 있는 결과의 도출, 또 추계에 분명히 한계가 있다"면서도 "다만 우리나라 지역사회에 코로나19에 대한 면역이 극히 낮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전체 감염의 규모가 비록 제한적이긴 하지만 올해 초에 대구·경북 중심의 큰 유행 이후 현재 전국적으로 산발적으로 확인되고 있는 현재의 확진자 규모와 실제 감염규모가 큰 차이가 없을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라고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국내 면역이 극히 낮고 감염자가 적은 배경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실시와 마스크 착용, 개인 위생 준수 등 방역 대응으로 인해 나타난 효과를 꼽았다. 특히 중화항체 보유자가 많지 않으므로 집단면역을 통해 대응이 불가능한 상황이므로 방역수칙을 계속 지켜야 한다는 의견이다.
지난 7월 8일 관련 분야 전문가 회의에서는 집단발생 지역인 대구 등 일부지역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 대표성 확보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또 스페인 전역 5%, 영국 런던 17%, 스웨덴 스톡홀름 7.3%, 일본 도쿄 0.1%에 달하는 국외 항체 형성률 사례와 비교하면 국내 항체보유율은 낮을 것으로 추정했다.
권준욱 부본부장은 "집단발생 지역임에도 이번 1차 조사에 포함되지 못한 대구 등의 지역조사를 추가로 실시하여 차근차근 대표성을 보완하고 현황을 조금 더 자세히 파악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조사는 표본이 작고 대규모 확진자가 나온 대구 지역을 중심으로 조사가 이루어진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해석에 한계가 있다"며 "중화항체조차도 형성이 안 됐거나 중화항체가 생겼다가도 조기에 소실됐을 가능성 등도 고려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call@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