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이런 일이"…도둑맞은 전주 '얼굴 없는 천사' 선행

전주시 "너무 안타깝다…선행 의미가 살아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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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 뒤 '희망을 주는 나무'  /© News1 김춘상 기자

전북 전주의 '얼굴 없는 천사'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놓고 간 돈이 사라지면서 20년간 이어진 그의 선행이 끊기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0일 전주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3분께 완산구 노송동 주민센터에 한 남성이 "주민센터 뒤 '희망을 주는 나무'에 돈이 든 종이박스를 놓았다"는 전화가 걸려왔다.

하지만 직원들이 주민센터 뒤로 갔을 때 종이박스는 없었다.

주민센터는 이후 "박스를 가져간 것 맞느냐"는 남성의 전화를 받고 경찰에 도난 신고를 했고, 현재 경찰이 용의자 뒤를 쫓고 있다.



얼굴 없는 천사는 2000년 4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58만4000원이 든 돼지저금통을 놓고 간 것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매년 선행을 베풀어왔다.

전북 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 앞 '천사의 날개'에서 저금통을 들고 서 있는 어린이들. /뉴스1

그러면서도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단 한 번도 공개하지 않았다. 그를 '얼굴 없는 천사'라고 부르는 배경이다.

얼굴 없는 천사가 지난해까지 19년 동안 노송동 주민센터 옆에 놓고 간 돈은 총 6억834만660원이다.

이 돈은 그동안 생활형편이 어려운 4815세대에 현금이나 쌀, 연탄 등으로 지급됐다.

전주시는 이번 도난 사건으로 20년째 이어진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이 끊기는 것은 아닌지 걱정을 하고 있다.

전주시 관계자는 "올해는 '얼굴 없는 천사'의 20년째 기부인데 너무 안타깝다"면서 "범인이 빨리 잡혀 선행의 의미가 살아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mellotr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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