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마포청사 © 뉴스1 김정현 기자 © News1 김정현 기자

관광 비자로 입국하면서 가방 등에 필로폰을 은닉해 밀수입하고, 공원 인근 야산 땅속에 묻어 전달하는 '신종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을 유통한 일당이 검거됐다.

다만 이번 사건의 총책 A(중국 국적 조선족·20대 후반)를 포함해 해외 체류 피의자 2명은 아직 미검인 상태로 경찰은 이들에 대해 인터폴 적색 수배를 요청했다.1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는 필로폰 밀수 및 마약류를 국내에 유통한 피의자 총 10명 중 8명을 검거(구속 6명)했다.

경찰은 일당 검거과정에서 필로폰 2.3kg(약 76억원, 약 7만6000명 동시 투약분), 합성대마 1355㎖(약 3억4000만원, 카트리지 약 2258개 분량)을 사전에 압수했다.

이번에 검거된 피의자 중 미국 국적 남성 B(20대 후반)는 지난달 2일 관광 비자로 인천공항에 입국하면서 진공 포장된 필로폰 1.95kg을 가방에 은닉해 밀수입한 후 유통책에 건네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다.반면 베트남 국적 남성 C는 지난 7월25일부터 지난달 10일까지 3회에 걸쳐 강남구 소재 호텔 등에서 합성대마 3800㎖를 제조해 국내 유통책에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그밖에 검거된 6명은 국내 유통책들로 마약을 공원 야산 땅속에 파묻어 전달하는 등 신종 던지기 수법으로 전국에 판매(필로폰 310g, 합성대마 약 1355㎖, 대마 87g)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인천 연수구 소재 야산에 마약을 묻은 것으로 파악됐다.

검거된 일당의 총책 A는 아직 미검인 상태다.

경찰은 검거된 피의자들의 진술과 확보한 정보를 토대로 A가 중국 국적 남성으로 해외에서 텔레그램 등 SNS를 통해 마약류 밀수입 범죄를 총괄하며 막대한 범죄 수입을 올리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A는 범죄를 숨기기 위해 2021년 11월부터 1년간 항공특송화물(야구 배트, 자전거 안장, 주방용품)을 이용해 마약류를 밀수입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A가 동남아시아, 미국 등 여러 나라에 걸쳐 인적·질적 네트워크를 형성해 마약류 밀수입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A와 함께 미검 상태인 D(미국 국적)는 지난해 11월 야구방망이에 필로폰 500g을 은닉해 밀수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다.

D는 또한 같은 미국 국적의 B와 함께 태국에서 마약범죄조직의 일원으로 2015년 11월쯤 파타야에서 조직의 두목을 살해하고 암매장한 혐의로 태국 경찰에 체포영장이 발부된 것으로도 확인됐다.

경찰은 이번 사건의 특징으로 △총책이 국내 마약류까지 직접 개입 △유통책들 단기간 큰돈을 벌기 위해 범행 가담 △마약류 전달 시 새로운 유형의 던지기 수법(야산에 묻기) 사용을 꼽았다.

총책 A는 본인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조직원의 배신 및 수사기관 신고를 막기 위해 텔레그램 ID를 바꾸며 국내 마약류 유통에 직접 관여했다.

국내 유통책들은 모두 마약류 투약자들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마약류 구매 당시 알게 된 총책 A가 자신의 일을 도와주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제안을 해 범행에 가담하게 됐다.

또한 국내 유통 피의자들은 마약류를 공원 인근 야산 땅속에 은닉해 판매했는데 이는 신종 던지기 수법이다. 이 조직은 기존 수법(우편함, 실외기 이용)이 도난 사건에 노출되자 이를 방지하기 위해 새로운 수법을 사용했다.

경찰 관계자는 "특정 SNS를 이용한다고 하더라도 마약류 범죄는 포착·검거될 수밖에 없다"며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k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