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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하던 중3 아들, 칼부림범 몰아 '수갑'…피범벅 만들고 사과 안해"

의정부 금오동 112 오인 신고…피해자 父 분통
"전신 찰과상에 피멍…SNS엔 사진 돌아다녀"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2023-08-06 15:02 송고 | 2023-08-06 20:08 최종수정
(보배드림 갈무리)
(보배드림 갈무리)

의정부시 흉기 난동범으로 오해받은 10대 중학생이 사복 경찰들의 무리한 진압으로 전신 찰과상을 입는 등 피해 봤다는 주장이 나왔다. 학생의 부친은 "경찰 그 누구도 사과하지 않았다"며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의정부시 금오동 칼부림 관련 오보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사건 피해자는 중학교 3학년인 16살 제 아들 B군이고, 저는 피해자의 아빠"라고 밝히며 겪은 일을 전했다.
이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쯤 경기 의정부시 금오동 부용천에서 검정 후드티를 입은 남자가 칼을 들고 뛰어다닌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즉시 인근 지구대 인력과 형사 당직 등 전 직원을 동행해 CCTV 등을 토대로 해당 남성 추적에 나섰다.

출동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복 경찰 2명은 하천에서 검정 후드티를 입고 이어폰을 착용한 채 러닝(달리기) 운동 중인 B군과 마주쳤다. B군은 당시 하천가 인근 공원에서 축구하던 아이들을 구경하다가 다시 러닝을 하러 갔고, 이를 수상하게 여긴 아이들이 경찰에 신고한 것이었다.

문제는 이때 경찰들이 신분과 소속 등을 밝히지 않고 미란다원칙도 고지하지 않은 채 다짜고짜 B군을 붙잡으려 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보배드림 갈무리)
(보배드림 갈무리)

B군은 겁이 나서 반대 방향으로 뛰어갔고, 이 과정에서 계단에 걸려 넘어진 뒤 사복 경찰들에게 강압적으로 제압당했다고 한다.

A씨는 "아들은 이러다가 죽을까 싶어서 살려달라고, 자긴 중학생이라고 소리 질렀지만 경찰이 강압적으로 수갑을 채웠다"며 "주변에 사람들이 모이고 그중 아들 친구들이 '제 친구 그런 애 아니다'라고 했지만 그대로 지구대까지 연행했다"고 적었다.

이어 "아들의 전화에 영문도 모르고 지구대에 가보니 전신 찰과상에 멍이 들었고 피도 흘리고 있었다"면서 "강제로 제압한 사복 경찰 팀장이라는 분은 사과 한마디 없이 사건 내용을 들어보라고 핑계만 댔다. 강제 진압 과정에서 자신의 팀원 1명이 다쳤다는 얘기부터 하는데 분통 터져 죽을 뻔했다"고 토로했다.

또 A씨는 "아이에게 사과해달라고 했지만, 경찰들은 돌아가서 사건 확인이 먼저라는 핑계로 대답하지 않았다"면서 "응급실에서 치료받고 오니 SNS상에는 벌써 '의정부 금오동 칼부림 사건'이라는 자극적인 제목과 멀리서 찍힌 아들 사진이 돌아다니고 있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끝으로 A씨는 "아이는 무엇보다 정신적으로 충격이 심해 걱정이다. 고작 16살 중학생 남자아이가 집 앞에서 러닝하다 돌아오는 길에 이런 말도 안 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형사들은 칼부림 사건으로 범인 검거에 혈안이 돼 있다. 무고한 피해자들이 없도록 미리 검거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것에 저도 동의하지만, 지금 같은 분위기라면 잘못된 신고로 무자비하고 강압적인 검거가 이뤄져 미성년자 피해자까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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