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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男 침대 눕는 딸, 단속 잘 해라"…범인 가족이 '옥바라지 카페'서 2차 가해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2023-06-27 14:49 송고 | 2023-06-27 16:47 최종수정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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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자들의 가족, 애인이 주로 활동하는 이른바 '옥바라지 카페'가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각종 SNS, 커뮤니티 등에는 교도소에 수감 중인 수용자의 가족, 애인들이 정보를 주고받는 한 카페에 게재된 글들이 캡처(갈무리)돼 올라왔다. 일부 이용자들은 피해자를 모욕하거나 범죄를 미화하는 내용의 글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동생이 성범죄로 수감됐다고 밝힌 A씨는 성범죄가 발생한 데에는 피해자의 잘못도 있다는 식의 주장을 펼쳤다. 그는 "왜 저렇게 됐는지. 미성년자 성범죄라 진짜 돌겠다. 동생이 잘했다는 게 아니고 동생이 잘못한 건 맞지만 담배 피우자고 혼자 사는 남자 어른 집에 들어가서 침대에 누우라고 했다고 눕고. 그것도 제정신 아닌 거 아니냐. 딸 키우는 입장에서 딸 단속도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슷한 이유로 아들이 수감됐다고 밝힌 B씨는 "우리 아들 검사 구형 13년 받았다. 아이가 한 말 한마디가 성추행이 추가됐다. 이제 겨우 7세다. 만으로 4세 정도 되는 아이가 '네' '아니오' 라고 했는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냐"며 "예쁘다고 팬티 위에 뽀뽀했다고 말했다. 한 집안을, 어린 부모를 이렇게 아프게 할 수 있는지. 비통하고 비참해서 못 살겠다"고 털어놨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그는 "여기서 성추행 빠져도 최소 5년은 나올 것 같은데 참 슬프고 어찌 살아야 할지 눈앞이 캄캄하다. 법정 안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눈물 콧물 줄줄 머리가 너무 아파서 쓰러지는 줄 알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작성자는 "어디 털어놓을 곳 없어 이곳을 찾게 된다. 몇 년 지났는데도 악몽이다. 경찰 믿지 말고, 검찰도 믿지 마라. 길에서 그놈들 마주치면 돌아버릴 듯. 죄없는 사람 혐의 뒤집어 씌우려고 소설쓰는 놈들"이라는 글을 적었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생각하는 수준,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공감 수준 죄다 처참하다. 진짜 끼리끼리다", "지 팔자 꼬든 말든 알 바 아닌데 피해자 2차 가해는 너무 역겹다", "뻔뻔하다"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비난이 쏟아지자 카페 매니저는 공지 글을 통해 "'옥바라지는 한심한 일'이라는 게 그 사람들의 시선인 것 같다. 다른 사람의 상황을 다 알지도 못하면서 아픔을 겪는 사람에게 험한 말을 하는 것은 그 사람이야말로 마음이 곪아 있고 진짜 아픈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회원분들은 그런 글 때문에 상처받거나 위축되지 않으시길 바란다"고 위로했다.


r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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