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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 졸업 후 교류 끊었지만…"'은둔형 외톨이' 범죄 단정 경계해야"

코로나19 이후 고립 인구 늘었지만 강력 범죄는 감소
전문가 "일반적 외톨이·반사회적 외톨이 세분화 필요"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박상아 수습기자 | 2023-06-05 13:53 송고
온라인 과외 앱을 통해 처음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정유정(23)이 2일 오전 부산 동래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3.6.2/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온라인 과외 앱을 통해 처음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정유정(23)이 2일 오전 부산 동래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3.6.2/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과외 중개 앱에서 만난 20대 여성을 무참히 살해한 정유정 사건과 관련해 장기간 사회와의 단절로 인한 '은둔형 외톨이' 범죄로 보는 분석이 잇따르면서 '고립 청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정유정이 인적 교류를 끊고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흉악 범죄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일각에서는 '은둔형 외톨이'와 범죄를 관련짓는 것을 경계하고 '반사회적 외톨이' 등 외톨이 종류의 세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고립 인구가 모든 연령대에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75세 이상 노인 고립인구 비율이 2019년 8.5%에서 2021년 10.5%로 가장 많이 증가했고, 다음으로 19~34세 고립인구 비율이 같은 기간 3.1%에서 5.0%로 증가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의 장기화로 인적 대면 교류가 뚝 끊기면서 고립 현상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은둔을 시작한 연령은 20대가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의 '2022년 은둔형 외톨이 실태조사'에 따르면 현재 은둔하고 있는 응답자 중 52.4%와 과거 은둔 경험이 있는 응답자 중 73.9%가 20대부터 은둔 생활을 시작했다고 답했다.

23세 정유정도 고등학교 졸업 후 직업 없이 인간관계를 끊은 채 생활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범행 3개월 전 인터넷에서 살인과 관련한 검색을 집중적으로 하고, 방송 매체의 범죄 수사 관련 프로그램으로 범행 수법 등을 학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정유정의 사회적 고립이 흉악 범죄를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정유정의 정확한 성향과 범행 동기에 대해 아직 조사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은둔형 외톨이 범죄로 섣불리 단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강력범죄를 저지른 고립 인구로 추정되는 무직 범죄자도 2012년 6569명에서 2021년 5312명으로 19.1% 감소했다.

명확한 범행 동기가 나올 때까지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놓고 판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은둔형 외톨이'용어를 처음 만든 여인중 동남정신과의원 원장은 "은둔형 외톨이도 창의적 외톨이, 활동형 외톨이, 반사회적 외톨이 등으로 구분해야 한다"며 "반사회적 외톨이가 범죄형 외톨이이고, 통틀어 하나의 은둔형 외톨이로 간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여 원장은 "외톨이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나빠질수록 이들을 구출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일본에서도 '히키코모리'('틀어박힌 사람'이라는 일본 신조어)를 사회 밖으로 나오도록 여러 정책을 냈지만 결국 번번이 집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많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 2일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고 3개 검사실로 구성된 전담수사팀을 꾸려 정유정의 범행 동기를 조사 중이다.


blackstam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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