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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것이 왔다"…배민 '알뜰배달' 도입에 라이더들 설왕설래

단건배달 경쟁 저무나…업계 "출혈경쟁 출구전략 가능성"
"배민커넥터 일반대행 잠식"vs"조리대기 문제로 실패"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2023-03-23 07:05 송고 | 2023-03-23 10:22 최종수정
배달의민족 '알뜰배달' '한집배달' 노출 예시(배민 외식업광장 홈페이지 갈무리) 
배달의민족 '알뜰배달' '한집배달' 노출 예시(배민 외식업광장 홈페이지 갈무리) 

배달앱 업계 1위 배달의민족이 단건배달 직접수행 서비스 '배민1'에서 새 배달 서비스 '알뜰배달' 도입을 예고하면서 라이더들이 설왕설래하고 있다.

라이더들은 알뜰배달이 배달시장에 큰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내다봤다. 각 플랫폼들이 단건배달을 포기하는 수순으로 갈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쿠팡이츠도 최근 '최적화 배달'이라는 명칭으로 조건부 묶음배달을 도입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다음달 19일부터 알뜰배달을 출시하고 일부 지역에서 시범운영을 시작한다.

단건배달만 수행하던 배민1 서비스를 단건배달(한집배달)과 묶음배달(알뜰배달)로 나눈다. 대구·인천·경기 등 일부지역서 알뜰배달을 시범도입한 후 순차적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알뜰배달은 배민이 직접 배달까지 책임지면서 동선에 따라 최적묶음배달을 적용한다. 배민은 업주와 소비자의 배달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신규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알뜰배달 이용 업주는 배민1과 동일한 6.8%의 주문 중개이용료에 배달비로 2500~3300원(부가세 별도)을 부담하면 된다. 소비자도 단건배달보다 30%정도 낮은 평균 2000원 안팎의 배달팁을 지불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단건배달은 주문 중개 이용료(6.8%)에 6000원 상당 배달비를 업주와 소비자가 분담하는 구조였다.

업계는 배달비 부담 완화 측면도 있지만 배달앱 이용자 수가 지속 감소하는 상황에서 배달비 딜레마를 벗어나기 위한 '출구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단건배달은 업체간 치킨게임에 가까운 출혈경쟁을 부른 요인이기 때문이다.

배달의민족 라이더가 달리고 있다. (뉴스1DB) ⓒ News1 이성철 기자 
배달의민족 라이더가 달리고 있다. (뉴스1DB) ⓒ News1 이성철 기자 

배달앱 시장 후발주자인 쿠팡이츠는 2019년 5월 '치타배달'이라는 이름으로 단건 배달을 도입해 파장을 일으켰고 '메기 효과'를 내며 시장에 안착했다. 점유율 잠식을 지켜보던 배민은 결국 2년 만인 2021년 6월 단건 배달 서비스인 배민1을 도입해 맞불을 놨다.

양사의 출혈경쟁은 이때부터 본격화했다. 단건배달은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며 파장 일으켰지만 배민과 쿠팡이츠의 수익구조는 점점 악화했다.

단건배달은 라이더 입장에서 같은 시간 배달 건수가 줄어 수입 감소를 부른다. 배민·쿠팡이츠가 단건 배달을 원활히 운영하려면 충분한 수의 라이더를 확보해야 했고 라이더에 건당 프로모션을 얹어 지급해야 했다.

단건 배달 수수료는 음식값의 15%, 배달비는 6000원 이상이어야 이익을 낼 수 있는데 프로모션 기간엔 기업 스스로 프로모션 차액(손실)을 부담해왔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배민·쿠팡이츠는 수익구조 악화를 버티지 못하고 지난해 단건배달 프로모션을 종료했다. 이후 기본형 기준으로 중개수수료 9.8%(쿠팡이츠)와 6.8%(배민)에 배달비 6000원(업주·소비자 나눠 부담)을 적용하는 새로운 요금제를 도입했다.

점주와 소비자의 배달비 부담은 커졌고 라이더들도 프로모션 중단에 수입이 줄었다. 라이더들이 업계를 떠나는 이유다.

라이더들은 배민의 알뜰배달 도입에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다.

소비자 부담 배달팁이 뛰면서 이용자들이 크게 줄자 배민이 결국 묶음배달 전격 도입이라는 칼을 빼들었다는 것이다. 쿠팡이츠가 일부지역 배달 라이더들을 대상으로 묶음배달 시범운영에 들어간 점도 이같은 해석에 힘을 싣고 있다.

라이더들은 "알뜰배달 도입은 배민 커넥터로 일반대행(배달대행사 배달)을 먹어버리겠다는 생각인 것" "배민 라이더스와 배민 커넥터의 콜(주문) 수가 늘어 점유율은 더 올라갈 것" "배민도 알뜰배달 이전부터 배민 B마트 묶음배송이나 AI 배차 등으로 묶음배달을 사실상 하고 있었다" 등의 의견을 냈다.

반면 "떠나는 라이더 잡으려고 생색내는 것일 뿐" "배민1 기반이면 소비자가 라이더의 이동경로를 다 보고 있는데 조리대기 시간은 어쩔 건가? 결국 단건배달로 돌아간다" "조리대기 시간 없애려고 업장들이 선조리를 할 텐데 배민이 이를 막을 수 있느냐가 관건" 등의 부정적 의견도 있다.

배달앱 업체는 최근 배달비 폭등 이슈에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지난해 단건배달 프로모션 종료 후 현재까지 배달비는 6000원(업주+소비자 부담) 고정으로 달라진 적이 없었다"면서 "최근 배달비 폭등 이슈는 업주들이 본인 부담금을 줄이면서 소비자 부담 배달팁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사별로 시장점유율을 뺏기지 않으면서 수익 구조를 개선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며 "배민 경우 알뜰배달 도입을 통해 정액제인 울트라콜을 줄이면서 정률제로 전환하려는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쿠팡이츠 라이더 대상 '최적화 배달' 안내(쿠팡이츠 모바일앱 갈무리)

한편 쿠팡이츠는 최적화 배달에 대해 "특정조건 만족시 제한적으로 두 건을 동시에 배정하는 방식으로 악천후일시 일부 라이더에게 예외적으로 최적화 배달이 배정될 수 있다"고 앱을 통해 안내하고 있다.

쿠팡이츠는 최적화 배달시 △주문 두 건을 모두 픽업한 뒤 배달 △가까운 장소 먼저 배달 △주문이 잘못 배달되지 않도록 주문번호와 매장명 확인 등을 당부했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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