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일 오후 7시50분쯤 서울 동대문구의 한 거리에 만취 상태로 등장한 50대 남성이 비틀대다 쓰러졌다. (MBC)

최근 경찰이 영하 8도의 날씨에 방치한 60대 주취자가 동사한 사건이 논란을 부른 가운데, 이번에는 경찰이 방치한 50대 주취자가 차에 치여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달 31일 경찰에 따르면 설 연휴 전인 지난달 19일 오후 7시50분쯤 서울 동대문구의 한 거리에서 주취자가 인도에 누워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당시 출동한 2명의 경찰관은 6분간 주취자 A씨를 일으키려고 하고 대화도 시도했지만 제대로 되지 않았다.

오후 8시9분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한 경찰관들이 A씨를 데려다주기 위해 6분간 대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A씨는 도움을 거부했고 경찰관들은 그를 그대로 둔 채 자리를 떠났다. (MBC)

이에 경찰관은 건너편 길거리에 순찰차를 세워 놓고 7분가량 A씨를 지켜봤다. A씨는 이후 몇 차례 쓰러졌다 일어나기를 반복하면서 한 골목의 입구 쪽으로 들어가 드러누웠다. 잠시 후 골목으로 들어선 한 차량이 A씨를 밟고 지나갔지만 길 건너편 순찰차의 경찰관들은 사고 모습을 포착하지 못했다.

건너편에서 사람들이 모여 있는 모습을 본 후 경찰관들은 바로 사고 현장으로 달려가 소방에 구조 요청을 했지만 A씨는 병원으로 옮겨지는 중 사망했다. 차량 운전자는 경찰 조사에서 "눈이 오는 데다 어둡고 좁은 골목이라 사람이 있는 줄 몰랐다"고 진술했다.

골목에 진입한 차량이 A씨를 발견하지 못하고 그를 밟고 지나갔다. 경찰차는 건너편에서 A씨를 지켜보며 대기 중이었지만 사고 순간을 포착하지 못했다. (MBC)

서울 동대문경찰서 관계자는 "처음에 A씨를 도우려 했지만 A씨가 몸에 손대지 말라고 도움을 거부해서 건너편으로 가 순찰차에서 A씨를 지켜보고 있었다"며 "미흡한 부분에 대해서는 감찰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앞서 지난달 30일 알려진 60대 주취자 동사 사건을 두고 누리꾼 사이에서는 경찰의 과실치사 혐의에 대해 갑론을박이 일었다. 당시 출동한 경찰관 2명은 주취자를 집에 데려다줬지만 남성이 거주하는 3층 옥탑방까지 올려다 주지 않고 공동 출입문 안쪽 계단에 둔 채 철수했다.

이에 경찰을 옹호하는 누리꾼들은 "경찰이 엄마, 아빠냐. 어디까지 해줘야하냐"며 목소리를 높였고, 한쪽에서는 "그래도 영하의 날씨에 방치한 건 경찰의 부주의가 맞다" 등의 의견을 내며 경찰의 미흡한 대처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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