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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형 SSG 감독. /뉴스1 DB © News1 황기선 기자 |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요? 저도 가고 싶은데요."
김원형 SSG 랜더스 감독이 이렇게 말하며 웃어보였다. 팀의 투타 기둥인 김광현(35)과 최정(36)이 대표팀에 발탁된 것에 대해 소속팀 감독으로 우려가 없지 않느냐는 질문이었는데, 김 감독은 "아무나 못 가는 자리"라고 잘라 말했다.
김 감독이 이끄는 SSG 선수단은 30일 오전 미국 플로리다로 출국했다. SSG는 2월26일까지 미국 플로리다에서 1차 캠프를 진행한 뒤 2월28일부터 3월8일까지 일본 오키나와로 장소를 옮겨 2차 캠프를 이어갈 예정이다.
출국 전 취재진과 만난 김 감독은 "감독이 된 후로는 처음으로 해외로 스프링캠프를 간다"면서 "작년에 선수들이 워낙 대단한 기록(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보여줬다. 올해도 그런 모습들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고 말했다.
2023시즌은 여느 시즌과는 다르다. 개막 전 '야구 월드컵'과도 같은 WBC 대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각 팀의 주축 선수들이 발탁됐기에 스프링캠프 일정도 예년보다 당겨졌다.
SSG의 경우 김광현과 최정이 대표팀에 승선했다. 둘 다 30대 중반이지만 여전히 리그 톱클래스의 활약을 펼쳤기에 대표팀 발탁에는 이견이 없다.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 때부터 꾸준히 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던 둘은 이번에도 또 한 번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다만 30대 중반의 나이가 됐기에 부담감도 적잖다. WBC에서 혈전을 이어가면서 체력 저하 등의 문제가 나타나거나, 최악의 경우엔 부상을 당할 위험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가대표'를 보유한 팀의 피할 수 없는 걱정거리다.
그러나 김 감독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어렸을 때보다 오히려 걱정이 덜 된다"면서 "워낙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다. 예년보다 몸을 빨리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을 것이기에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WBC같은 큰 대회는 선수들에게 동경의 무대다. 그런 대회라면 선수들은 언제라도 가보고 싶을 것"이라면서 "나 역시 갈 수 있다면 가고 싶다. 가서 응원이라도 열심히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취재진들이 웃음을 터뜨리자 김 감독은 진심임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국가대표 발탁돼서 힘들다고 하는 선수들에게 항상 '영광스러운 자리'라고 말해왔다"면서 "아무나 못 가는 자리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광현이나 (최)정이는 잘 해줄 것이라 믿는다. 오히려 책임감과 부담감을 떨쳐낸다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