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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금투세 걷자고 거래세 인하하면 생기는 일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2022-11-23 06:00 송고 | 2022-11-23 08:46 최종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는 지난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에 반대하는 촛불시위를 가졌다. 금투세가 도입되면 증시가 폭락하고 국민연금 고갈, 세수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게 한투연 측의 입장이다.(한투연 제공).2022.11.14 뉴스1 © News1 강은성 기자

피땀흘려 노력해 번 돈, 세금으로 왕창 뜯기면 그처럼 허무할 수 없다. 세금으로 낼 만큼 벌지 않았냐고 힐난할 수도 있겠다. 그래도 마음이 쓰린 건 사실이다. 

심지어 벌지도 못했는데 세금을 뜯어가는 분야가 있다. 바로 증권거래세다. 눈물의 '손절'을 하면서도 증권거래세는 내야 한다. '거래'를 했기 때문에 부과되는 세금이다. 

그런데도 동학개미들은 목소리를 높인다. "거래세를 인하해서는 안 된다"고. 전제가 있다. 금융투자소득세를 도입하기 위해 거래세를 인하(혹은 폐지)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는 얘기다. 

금투세는 오는 2023년 1월부터 시행 예정인 새로운 과세제도다. 소득세법 중 주식, 채권 등의 양도로 발생하는 소득을 금융투자소득으로 신설해 5000만원 이상의 수익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신설하는 것이 골자다. 

벌었을 때만 세금을 내고, 손실을 봤을 땐 거래세 폐지로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개미들에겐 환호할 만한 일이 아닌가. 그런데도 개미들이 앞장서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세금이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거래액의 0.23% 세금을 내기 싫다고 금투세를 덜컥 도입했다간 이른바 '큰손'들이 세금을 회피하려고 내놓는 물량으로 인해 주식시장의 추가 하락이 불보듯 뻔하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A 기업의 경우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 많게는 수천억원 단위로 지분을 투자하는 '슈퍼개미'가 적지 않지만, 연말 주주명부를 확인해보면 해당 기업의 오너나 특수관계인을 제외하고 10억원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주가 거의 없다"면서 "대부분 양도세를 회피하기 위해 연말에 주식을 매도했기 때문인데, 민주당이 잡은 1%라는 통계는 이 기준으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꼬집었다.  

그는 "5000만원 이상 소득에 투자세를 물린다면 세금 회피를 위한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증시 하락이 가속화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미들은 촛불시위마저 불사하며 격렬하게 반대했다. 결국 '개미를 위해 도입한다'는 법의 명분 자체가 머쓱해졌다.

금투세 강행을 고집했던 야당도 심각하게 악화된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테다. 야당 입장에선 '반전 카드'가 필요했던 것일까. 새로운 '조건'을 제시했다. 금투세 유예에 합의하는 대신 '개미를 위해' 거래세를 대폭 인하하고 단계적으로 폐지하자고.

이에 대해 개미들은 "답답한 소리를 한다"고 비판했다. 

개인투자자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의 정의정 대표는 "금투세를 도입하기 위해 거래세를 폐지하는 것은 누구도 원치 않는 일"이라면서 "차라리 거래세를 그대로 두고 금투세를 백지화하는 것이 우리 주식시장이나 개인투자자들에게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투세를 유예하는 대신 거래세를 인하, 폐지하자는 것은 결국 언젠가 금투세를 도입하겠다는 얘긴데 이런 '과세가능성'만으로도 세금을 회피하려는 '투자심리 위축'을 낳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문가들도 거래세 인하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사실 거래세가 인하, 폐지되면 외국인의 국내 주식거래에 세금을 부과할 길이 없어 외국인 입장에선 상당한 호재"라면서 "지금도 국내 시장에서 '초단타' 중심의 거래를 하는 외국계 증권사와 기관투자자가 적지 않은데 이들에게 거래세 무게추마저 없어지면 단타가 기승을 부리면서 결국 시장에 적기 대응하지 못하는 개인투자자들의 손실만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거래세는 재정당국이 투명하고 예측가능하게 확보할 수 있는 세수이고, 지나친 단타 중심의 거래를 제한하는 한편 중장기 가치투자를 하도록 하는 일종의 장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야당의 '조건'에 대해 이번엔 여당이 수용할 수 없다고 버티면서 금투세 유예 논의는 또다시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이러는 사이 법 시행 시점은 째깍째깍 다가온다. 속 타는 것은 개미들뿐이다. 기관과 외국인은 거래세 면제가 걸려있으니 꽃놀이패다. 금투세 도입은 무서울 것 하나 없다. 연말 세금 부과 시점 전까지 보유 주식을 팔아버리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지수 하락과 그 손실은 '장기투자, 가치투자'를 꿈꾸며 한 주, 두 주 사모은 개인투자자들에게만 비수로 돌아온다. 

강은성 기자 © News1 



esth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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