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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돌고돌아 우리 몸속으로"…자폐 스펙트럼 유발도

2022 제주플러스 국제환경포럼 제5세션 진행
미세플라스틱 인체·생태계 영향 연구동향 공유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2022-08-05 15:55 송고
5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2 제주플러스 국제환경포럼에서 '미세플라스틱의 위험성-인체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세션이 진행되고 있다.  2022.8.5/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5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2 제주플러스 국제환경포럼에서 '미세플라스틱의 위험성-인체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세션이 진행되고 있다.  2022.8.5/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재활용되지 않거나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플라스틱은 최소 20년, 최장 500년간 자연에서 썩지 않는다. 플라스틱이 잘게 쪼개지면 크기 5㎜ 이하의 미세 플라스틱 또는 1㎛(1㎛=100만분의 1m) 이하의 나노플라스틱이 된다.

미세플라스틱은 해양 또는 토양으로 스며들어 다시 인간의 식탁으로 올라온다. 과학자들의 연구를 종합해보면 우리 모두 일주일에 신용카드 한장 분량인 5g의 미세 플라스틱을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2022 제주플러스 국제환경포럼 '미세플라스틱의 위험성-인체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세션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이 인간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학계 연구동향을 공유했다.

세션은 고재학 제주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았다.

정진영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환경질환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미세플라스틱의 생체 영향'을 발제했다.
정 책임연구원은 실험 쥐를 이용, 미세 플라스틱이 어미 쥐에서 새끼 쥐로 전달되는 과정을 확인한 연구결과를 설명했다.

정 책임연구원은 "어미 쥐의 장과 모유 세포에서 미세(나노) 플라스틱이 검출됐고, 모유를 먹은 새끼 쥐의 뇌에서 나노플라스틱이 나왔다"며 새끼 쥐의 뇌를 연구한 결과 발달이 늦고 인지능력이 저하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정 책임연구원은 "미세플라스틱은 주로 해양에서 발견됐지만 최근에는 대기와 토양에서도 검출되고 있다"며 "다양한 경로로 인체에 유입된 미세플라스틱은 폐와 간, 태반까지 분포하고 동물실험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이 생체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안윤주 건국대학교 교수는 '미세플라스틱의 수생태계 영향'에 대해 발표하면서 '물벼룩'을 이용한 미세플라스틱 노출 연구결과에 대해 설명했다.

안 교수는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 물벼룩의 알 주머니의 알이 83%가 부화하지 못했다"며 "이는 물벼룩의 개체수 감소로 물벼룩을 먹이로 하는 다른 생물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 교수는 "미세플라스틱은 먹이사스를 통해 다른 생물로 전이된다"며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 새우를 먹은 참조기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는 것은 최상위 포식자인 인간에게서도 (미세플라스틱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피력했다.

김진수 한국원자력의학원 선임연구원 '미세플라스틱 생체분포지도와 영향평가' 발제에서 미세플라스틱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태아기, 수유기, 청소년기, 장년기 등 전 연령대의 실험쥐에 폴리에틸렌 미세플라스틱을 2∼12주(태아기·수유기·청소년기 2주 투여, 장년기 12주 투여)간 먹인 후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소개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미세플라스틱 섭취 후 전 연령대에서 사회성이 감소하고 강박적이고 반복적인 행동이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며 "사회성 지수는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지 않은 쥐에 비해 약 50% 낮게 나타났다"고 했다.

특히 "임신한 쥐(태아기)에 미세플라스틱을 2주 간 먹인 후 태어난 새끼 쥐가 생후 4주 후 자폐스펙트럼 장애 증상이 나타나 유전적 연관성을 찾을 수 있었다"고 했다.

김진수 선임연구원은 "플라스틱 폐기물이 먹이사슬을 거쳐 식탁에 다시 오르는 심각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미세플라스틱은 자폐스펙트럼 장애 유발 등 인간에게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김승규 인천대학교 교수는 '제주도 인근 해양환경 및 야생동물의 플라스틱 오염'에 대해 발제했다.

한편 제주도와 환경부, 유네스코(UNESCO)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환경공단과 뉴스1,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제주플러스국제환경포럼 운영위원회가 공동 주관한 이번 포럼은 전날부터 이틀간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ks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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