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계속된 한일전 0-3 패배…일본은 더 이상 한국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모리야스 감독도 "선수들 부담 안 느낀다" 자신감
23세, 16세 이하 등 연령별 대표팀도 잇따라 패해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2022-07-28 11:31 송고 | 2022-07-28 11:32 최종수정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 나상호와 조규성이 27일 오후 일본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2022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 최종전에서 경기를 마치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 대표팀은 일본에게 0대3으로 패배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2022.7.27/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A대표팀부터 연령별 대표팀까지 한일전 참사가 반복되고 있다. '벤투호'만 해도 2연속 일본에 0-3 대패를 당하는 등 부진이 깊어지고 있다.

반대로 계속된 승리를 따낸 일본은 "한국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했다. 이젠 이길 수 있다"면서 자신감이 하늘을 찌른다.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 된다"고 했던 한일전에 대한 한국 축구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7일 일본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2022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최종전서 0-3으로 완패했다. 무승부만 거둬도 우승할 수 있었던 한국은 2승1패(승점 6)를 기록, 2승1무(승점 7)의 일본에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지난해 3월 요코하마서 열린 일본과의 평가전서 0-3으로 졌던 벤투호는 2경기 연속 같은 스코어 완패를 당했다.

올해 U-23(23세 이하) 대표팀과 U-17(17세 이하) 대표팀도 올해 열린 맞대결서 모두 0-3으로 패했기에 한국 축구가 받아들이는 충격은 배가 되고 있다. 여기에 한일 대학축구 정기전인 덴소컵에서 0-5 완패한 것까지 포함시키면 더욱 씁쓸하다.
이젠 일본 선수들이 심리적으로도 한국전에 대한 부담을 덜어낸 모습이다. 경기를 하기 전 기세 싸움에서 한국이 뒤처지고 있다는 의미다.

그 동안 한일전은 소위 '투지'와 함께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성패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전까진 그 부분에서 한국이 앞섰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이전과 다르다. 그라운드에서의 투지와 근성도 일본에 밀리고 있으며 조직력이나 경기 내용적인 면에서도 한국은 일본보다 떨어진다.

27일 E1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한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축구대표팀 감독은 "일본이 한국을 만나면 어려워하는 부분을 극복했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지금의 일본 선수들은 한국에 대한 콤플렉스, 즉 심리적으로 뒤진다는 열등감이 전혀 없다"며 "본인들이 해야 하는 일에 집중을 잘 한다. 특히 아시아 국가와 경기하면 높은 확률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12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파흐타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AFC U-23 아시안컵 8강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이강인을 비롯한 한국 선수들이 경기를 마치고 있다. 이번 경기에서 한국은 0대3으로 일본에 패배해 탈락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2022.6.12/뉴스1
12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파흐타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AFC U-23 아시안컵 8강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이강인을 비롯한 한국 선수들이 경기를 마치고 있다. 이번 경기에서 한국은 0대3으로 일본에 패배해 탈락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2022.6.12/뉴스1

일본 국가대표 출신 수비수인 구리하라 유조(39)의 반응도 흥미롭다. 이전과 달리 일본전에 임하는 한국 선수들의 적극성이 아쉽다는 평가였다.

그는 27일 현지매체 '풋볼존'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선수들의 기세가 느껴지지 않는다"며 "솔직히 이기겠다는 생각이 없어 보였다. 실점을 해도 공격을 하지 않고 무기력했다"고 꼬집었다.

브라질 출신의 축구평론가 세르지우 에치고도 일본 '닛칸스포츠'를 통해 한국을 혹평했다.

그는 "이만큼 약했던 한국은 드물었다"며 "헤딩도 밀렸고, (이기겠다는)의지가 떨어졌고 많이 뛰지도 않았다. 일본이 좋은 내용으로 이긴 것은 맞지만 이 정도 레벨의 한국이라면 월드컵을 앞두고 (일본 팀에)별로 도움이 안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벤투 감독은 한일전 패배에 크게 개의치 않는 표정으로, 온도차가 느껴졌다. 

그는 "우리도 최선을 다했지만 실수가 잦았고, 일본이 90분 내내 우리보다 잘했다. 상대와 단순한 비교는 어렵다. 나라마다 처한 환경이나 상황, 훈련방식 등이 다르기 때문에 (일본과) 비교만 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전했다.

축구 지도자들은 평소 "이기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반복된 패배 속에 한국은 라이벌전에 대한 자신감을 계속 잃어가고 있다. 대한축구협회와 현장의 지도자들이 머리를 모아 냉철하게 한국 축구의 현재를 돌아보며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alexei@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