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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이미지에 도움"…'우영우 패러디' 유튜버 해명에도 비난 빗발

우와소 "우영우-아내, 사랑스러운 모습 함께 담아, 비하 의도 없어"
"귀엽다고 따라하는 게 문제" "흉내내라고 만든 드라마 아냐" 지적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2022-07-19 11:42 송고 | 2022-07-19 14:20 최종수정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패러디한 유튜버. (유튜브 갈무리) © 뉴스1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패러디한 유튜버. (유튜브 갈무리) © 뉴스1

한 유튜버가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패러디했다가 누리꾼들에게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 18일 유튜버 A씨는 '이상한 와이프 우와소'라는 제목의 20초 분량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서 A씨는 남편에게 밥상을 차려준 뒤 식사를 권하는 과정에서 '우영우'(박은빈 분)을 패러디했다.

그는 남편이 아닌 다른 곳에 시선의 초점을 맞춘 뒤 양손은 어정쩡하게 든 상태로 대사를 이어갔다. A씨는 "여보 식사하세요. 식사를 하지 않으면 저는 남편을 굶기는 아내가 되고 그것은 내조의 실패가 돼 건강한 가정을 이룰 수 없습니다"라며 "밥은 마음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마음에 따라 메뉴가 바뀝니다"라고 말했다.

이때 남편이 말을 걸었지만 무시했고, 마지막에는 눈치 보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며 "네"라고 대답하면서 영상을 마쳤다.
이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출연 결정을 심사숙고한 뒤 자폐 이론을 공부한 배우 박은빈을 언급하며 A씨를 비판했다.

앞서 박은빈은 인터뷰를 통해 "(장애를 가진) 인물들을 잘못된 방식으로 접근하게 될까 봐, 내 연기로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게 될까 봐 신중하게 생각했다"며 "누구에게도 상처 주지 않고 어느 하나 거슬리지 않게 잘해낼 수 있을지 두려워 (출연 제의를) 여러 번 고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박은빈은 자폐 스펙트럼 전문가인 교수를 직접 만나 자폐 이론을 공부하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선 넘었다", "우영우를 고작 남편 밥 차려주는 거로 따라 한 게 최악", "드라마가 전하는 메시지는 싹 무시하고 우영우 캐릭터가 그저 귀엽기 때문에 따라 하고 있다", "부부가 쌍으로 머리 빈 거 인증한다", "생각도 없고 재미도 없고 불쾌함만 있다", "한심하다", "내가 제작진이라면 참담한 기분일 듯", "박은빈 배우의 노력이 한순간에 무너졌다" 등 크게 분노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A씨 측은 해명글을 올렸다. 그는 "불편해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모든 분의 의견을 존중한다. 사람마다 시야가 다르고 가치관이 다르니 불편할 수 있다"면서도 "이 채널은 주인인 저의 가치관과 시야로 이끌어가기 때문에 저와 비슷하거나 코드가 맞는 분들이 재밌게 보실 수 있다. 따라서 본인과 맞지 않다고 생각이 들면 구독 취소하거나 차단해달라"고 했다.

이어 "이번 영상은 '우영우' 캐릭터를 따라 해 저희 스타일로 패러디한 영상"이라며 "자폐증 증상 비하하는 걸 (구독자들이) 재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영우'라는 캐릭터와 비슷해서 재밌어하시는 거로 생각하고, 저희 또한 그런 의도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패러디한 유튜버가 해명글을 올렸다. (유튜브 갈무리) © 뉴스1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패러디한 유튜버가 해명글을 올렸다. (유튜브 갈무리) © 뉴스1
A씨 측은 '우영우'를 따라 하는 건 가치관의 차이로 나뉜다고 주장했다. 그는 "드라마 '우영우'가 자폐증 증상을 가진 사람들에 대해 친근하고 귀엽고 사랑스럽고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준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주인공이 자폐증을 앓고 있지만 열심히 노력하고 선한 마음으로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모습을 그려낸다고 봤다. 그로 인해 이런 비슷한 말투를 가진 사람들에게 이상한 눈빛이 가기보단 '우영우'를 먼저 떠올리게 하고, 자연스럽게 호감이 갈 수 있도록 해줬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전했다.

또 "'우영우' 캐릭터의 사랑스러운 모습과 아내인 A씨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함께 담아내 자연스러운 웃음을 유도하고자 했다"며 "결코 장애에 대한 비웃음이나 비하의 의도는 없고, 재밌게 보신 분 중에서도 그렇게 받아들인 분들은 없을 거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A씨 측은 "오히려 장애를 너무 신성불가침 영역으로 삼으면 그들이 더욱더 고립될 거로 생각한다. 이런 말투를 우리 삶의 자연스러운 말투 중 하나로 받아들이고 친숙해지고 이해할 기회가 생길수록 비로소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더 나은 사회가 되는 거 아닐까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 드라마도 패러디도 다 불편하신 분들도 있을 거로 생각하지만 난 긍정적으로 봤다. 불필요한 오해가 없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A씨 측의 해명에도 질타는 쏟아졌다. 한 누리꾼은 "장애가 있든 없든 사랑스럽든 귀엽든 누구든 존중받아야 한다"며 "우영우 캐릭터가 그저 귀엽기 때문에 사람들이 좋아하니 따라 한다는 일차원적 생각이신 것 같다. 비장애인이 장애인을 '귀엽다'고 따라 하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고 꼬집었다.

이외에도 "해명글 보니 장애에 대해 얼마나 무지한지 더욱 잘 알았다", "드라마가 가진 가치에 대한 이해가 하나도 없는 것 같다", "귀여워서 따라 했다는 것이 정말 위험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부부야말로 고립된 생각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우영우가 겪는 차별과 혐오를 간접적으로나마 느끼고 그를 돕는 주변인 같은 사람처럼 되길 바라는 거지. 우영우를 흉내 내라는 게 아니다" 등 비판이 쏟아졌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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