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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교 운동장에 모듈러 교실…급식실 폐쇄 후 배달음식?

대규모 아파트 입주 학생수 예상 못했나, 급박한 통보에 학부모들 당황
의정부교육지원청 오는 30일 고산초 모듈러교실 설치 '학부모 토론회'

(의정부=뉴스1) 이상휼 기자 | 2022-06-25 07:00 송고
경기 의정부시 고산초등학교 운동장을 거닐고 있는 학생들 © 뉴스1
경기 의정부시 고산초등학교 운동장을 거닐고 있는 학생들 © 뉴스1

의정부교육지원청이 1~6학년 전교생 50명 미만의 작은 학교인 의정부시 고산초등학교 인조 잔디 운동장에 가건물인 모듈러(modular) 교실을 대거 설치할 계획을 세워 논란이다.

25일 학부모들과 교육당국에 따르면, 교육지원청은 모듈러 교실 운영 방안을 계획해 최근 학교 측과 학부모들에게 통보했다.
1946년 설립된 고산초는 2024년 새건물을 지어 이사할 예정으로 현재 소수의 학생들이 재학 중이다.

하지만 인근의 고산지구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곧 들어서게 되면서 내년도에 교육당국 추산 700~800명의 신규 학생들이 이 학교에 전학할 예정이다.

워낙 작은 학교라서 현실적으로 수용할 수 없는 대규모 인원이다.
의정부지역 각 초등학교로 분산 배치하는 방안도 검토됐지만, 교육당국은 안전성 문제가 우려되는 통학버스 운영보다는 고산초에 모듈러 교실을 설치해 모두 전학시키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처럼 당초 계획에 없던 학생 배치가 이뤄지게 된 것에 대해 '초등학교 설립을 위한 행안부 중앙투자심사위 결과를 미리 예측하기 어려웠기 때문이었다'고 교육당국 관계자는 설명했다.

학부모들은 생소한 '모듈러 교실'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가건물인 만큼 소방안전, 시설안전, 내부자재안전 등에 대한 우려가 크다.

일반적으로 유통되는 모듈러 교실을 살펴보면, 출입문 문턱이 높아 어린 학생들이 이동하다가 넘어질 위험도 무시하지 못한다.

기존 고산초 내부 급식실은 소규모이기 때문에 교육당국은 '폐쇄' 조치하고 위탁급식(배달 도시락)으로 대체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모듈러 교실이 세워질 기존 운동장은 무용지물이 돼 아이들이 뛰놀 공간도 거의 사라질 형편이다.

운동장 옆 주차장도 없어지기 때문에 통학차량들은 멀리 떨어진 주차장을 이용하거나 피치 못할 경우 불법 주정차도 불사해야 한다.

또한 모듈러 교실 설치에 따른 공사로 인해 각종 작업차량과 인력들이 교정을 드나들게 돼 학생들의 수업집중도 저하와 안전 문제도 염려된다. 

학부모들은 "학교 건물이 아니라 모듈러 교실에서 수업할 경우 학생들이 학습에 집중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며 "모듈러 교실에 쓸 예산이면 차라리 통학버스를 통해 학교별로 분산시키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는 등의 의견을 냈다.

이에 대해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새로 지은 건물이기 때문에 우려와 달리 안전성이 보장된다"며 "새로 이사 오는 학생들도 가까운 학교에서 학습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고산초 모듈러 교실 설치·운영 방안 관련, 의정부교육지원청은 오는 30일 교육지원청 별관서 학부모들과 토론회를 열 계획이다.

제주도 제주시 영평초등학교에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지어진 '모듈러 교실' 건물로 학교 관계자가 들어가고 있다. 제주지역 학교 중 모듈러 교실이 도입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모듈러 공법은 건물의 벽체, 창호 등을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뒤 현장에 옮겨와 조립하는 공사 방법이다.2022.2.28/뉴스1 (자료사진) © News1 홍수영 기자
제주도 제주시 영평초등학교에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지어진 '모듈러 교실' 건물로 학교 관계자가 들어가고 있다. 제주지역 학교 중 모듈러 교실이 도입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모듈러 공법은 건물의 벽체, 창호 등을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뒤 현장에 옮겨와 조립하는 공사 방법이다.2022.2.28/뉴스1 (자료사진) © News1 홍수영 기자


충북 청주 내곡초등학교 학부모 등으로 구성한 비대위가 모듈러 교실 증축 계획 철회를 요구하며 충북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비대위가 항의 표시로 가져다 놓은 피켓. (자료사진) © News1 이성기 기자
충북 청주 내곡초등학교 학부모 등으로 구성한 비대위가 모듈러 교실 증축 계획 철회를 요구하며 충북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비대위가 항의 표시로 가져다 놓은 피켓. (자료사진) © News1 이성기 기자



daidaloz@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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