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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임기 한달 남은 김창룡 경찰청장, 어떤 선택해야 할까

(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 | 2022-06-24 06:02 송고 | 2022-06-24 19:18 최종수정
김창룡 경찰청장이 22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사에서 점심식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2.6.22/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지난해 시행된 검경 수사권 조정은 경찰의 숙원이었다. 검찰의 경찰 수사 지휘권을 폐지하는 내용이 담겼기 때문이다. 66년간 이어진 검찰 통제에서 비로소 벗어날 수 있었다.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도 6개로 제한해 경찰권을 확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은 책임수사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김창룡 경찰청장(56·경찰대 4기)은 '수사권조정 원년의 경찰 수장'이다. 2020년 7월 취임한 그는 이 사실 하나만으로 경찰 역사에서 상징적인 존재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경찰 안팎에서 그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김 청장은 수사권조정 시대 '경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 회복'이라는 숙제를 안고 있었다. 김 청장이 그 숙제를 잘 해결했는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위기 상황시 과감한 대응이 아쉽다"는 평가가 적잖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나름대로의 진정성과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줬다. 그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지휘부 회의를 주재하며 대응 방안을 적극 논의하는 수장이었고, 내부 비리나 부실 대응 당사자를 신속하게 징계 조치했다. 여러 잡음과 비판이 있었지만 수사권 조정이 현장에 안착하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경찰 안팎에서는 그런 그가 무난히 임기를 채울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3월 정권이 교체됐지만 당시 기준으로도 임기가 불과 4개월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새 정부가 무리하게 청장을 교체하기보다 차기 청장 인선에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그러나 경찰이 집단 반발하는 '경찰국 신설 권고안'에 '치안감 인사 번복 논란'까지 겹치면서 상황이 급반전했다.

경찰은 치안감 인사가 2시간 만에 번복된 초유의 사태에 "행안부 파견자가 애초 경찰에 인사안을 잘못 보냈다"며 행안부에 책임을 요구했고, 행안부는 "대통령 결재도 안 난 인사안을 경찰이 미리 올렸다"고 받아쳤다.

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경찰은 행안부로부터 인사안을 통보 받는 입장이라 먼저 확정하거나 결정하지 않는다"며 "행안부에서 보내준 인사안을 공지한 것일 뿐"이라고 억울해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행안부의 손을 들어줬다. 그는 지난 23일 출근길 기자들과 만나 "경찰이 행정안전부로 자체 추천 인사를 보낸 적 있는데, 경찰이 그것을 그냥 보직으로 발표한 것"이라며 경찰에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이번 논란을 "중대한 국기문란"이라고 표현한 윤 대통령의 작심 발언이 김 청장에게 '책임을 지라'는 메시지라는 해석도 많다. 대통령실도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경찰 내부에서는 김 청장의 용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그러나 청장의 거취는 고심을 거듭해 판단해야 할 사안이다.

김 청장이 이제 임기가 한달 남은 상태에서 사퇴할 경우 '경찰국 신설' 대응 책임을 피하는 꼴이 된다. 그리고 그 막중한 책임은 차기 청장이 떠안게 된다. 경찰 내부에선 청장 용퇴설이 나오지만 "이대로 사퇴하면 경찰이 최근 논란에 책임이 있다고 인정하는 꼴"이라며 반대하는 의견도 만만치 많다.

검사시절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정권과 각을 세우다가 인사 조치를 당하며 사퇴 압력을 받았었다. 윤석열 대통령도 2013년 여주지청장 때 외압 의혹을 폭로했다가 좌천성 인사를 당했다. 당시 두 사람 모두 자리를 지킴으로써 검찰 독립이라는 강하고 선명한 메시지를 던졌다. 김 청장이 경찰 독립과 중립을 지키고자 한다면 다음달 23일까지 임기를 채워야한다.
 



mr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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