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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몰랐지?…강진에 그림 같은 차(茶)밭이 있단 걸

정약용부터 이어진 녹차 역사의 중심지
뷰 맛집 화방사 둘러보고, 가우도에서 짚트랙타고

(전남=뉴스1) 윤슬빈 기자 | 2022-06-21 06:30 송고
월출산 아래 펼쳐진 강진다원© 뉴스1 윤슬빈 기자
월출산 아래 펼쳐진 강진다원© 뉴스1 윤슬빈 기자

'차(茶)밭 인증샷'이 인기다. 산 경사를 따라 일렬로 늘어선 초록빛 녹차밭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면 마치 그림 풍경에 들어간 듯한 그럴싸한 사진을 건질 수 있다.
 
국내에서 '인증샷' 찍기 좋은 '차밭 여행지'를 꼽자면 보성이나 하동, 또는 제주도를 떠올리기 마련인데 여기에 추가할 '히든플레이스'가 바로 전라남도 강진이다.

강진은 설악산, 주왕산과 더불어 3대 바위산으로 불리는 월출산 아래 드넓은 다원이 펼쳐지는 독특한 풍광을 지닌 데다가 우리나라 녹차 역사와도 관계가 깊다.

보기만 해도 속이 뻥 뚫리는 풍경에 세상에 하나 뿐인 인증샷을 남길 수 있는 강진의 차(茶) 명소와 함께 전망이 아름다운 포인트들을 소개한다.
 
강진다원에서 만날 수 있는 윤기 나는 초록빛 찻잎© 뉴스1
강진다원에서 만날 수 있는 윤기 나는 초록빛 찻잎© 뉴스1
월출산을 바라보며 사진 촬영하기© 뉴스1
월출산을 바라보며 사진 촬영하기© 뉴스1
  
◇ 월출산에 둘러싸인 33만㎡ 녹차밭이라니? 

다산 정약용과 초의선사로부터 시작된 우리나라 차 역사의 맥을 이어온 다인(茶人)인 이한영 선생이 1890년대부터 우리나라 최초의 제품명을 갖춘 녹차인 '백운옥판차'를 세상에 내놓는데, 이 차가 강진에서 만들어 졌다. 그 전에 강진에서 오랜 유배생활을 했던 정약용 선생은 서울로 돌아가서도 강진의 녹차를 마셨다는 일화는 꽤 유명하다.
  
백운 옥판차에 쓰이는 찻잎은 '남한의 금강산'으로 불리는 월출산 아래 드넓은 '강진다원'에서 재배한다. 차를 재배하기 적합한 기후조건을 갖춘 월출산 남쪽기슭의 볼모지를 개간해 약 32만 6400㎡(10만평)으로 조성된 다원으로 이곳에선 이른 봄부터 어린싹을 채엽하기 시작해, 일 년에 3~4회 채엽을 한다.
차밭을 훼손하지 않은 선에서 인증샷을 남길 수 있다. 넓은 차밭에 서리 방지용 방상팬이 설치돼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계곡에 흐르는 물을 끌어들여 만든 연못 위에 피어난 수련© 뉴스1
녹음으로 둘러싸인 백운동 원림을 산책하는 여행객의 모습© 뉴스1 뉴스1
녹음으로 둘러싸인 백운동 원림을 산책하는 여행객의 모습© 뉴스1 뉴스1
백운옥판차 이야기 카페© 뉴스1
백운옥판차 이야기 카페© 뉴스1
 
'인증샷'만 남기기엔 2% 부족하다. 다원 인근에 있는 백운동 원림과 백운옥판차 이야기 카페도 반드시 들려보자.
  
'백운동 원림'은 담양 소쇄원, 완도 보길도 부용동과 함께 호남 3대 별서원림이자 정약용이 경치에 반했다고 알려진 곳이다.

이 원림의 원래 주인은 처사 이담로(1627∼?)로 그가 중년에 별서 정원으로 조영했다. 별서(別墅)는 살림집(본가)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의 경치가 좋은 곳에 있는 별장을 뜻하고, 원림(園林)은 집터에 딸린 숲으로 정원을 말한다.
    
유배 중이던 정약용은 제자들과 함께 월출산에 갔다가 하룻밤 백운동 별서원림을 묵은 후 이곳에서 바라본 12승경을 노래한 시(詩) '백운첩'을 써냈다고 전해진다.

이 원림의 흥미로운 점을 꼽자면, 마당에 있는 수로다. 계곡에 흐르는 물을 끌어들여 만든 연못으로 술잔을 띄우고 노는 유상곡수(流觴曲水)를 하던 곳이다. 수로는 대문 오른쪽 담장 아래로 물이 흘러와 사각형 연못을 거쳐 다시 바깥으로 돌아나가도록 설계돼 있다.
백운옥판차를 맛보려면 강진다원에서 차로 5분 정도 이동하면 된다. 이한영 선생의 고손녀인 이현정씨가 운영하는 카페인 '백운옥판차 이야기'에선 봄이되면 월출산에서 채엽한 찻잎을 이용해 전통제다법 그대로 만든 차를 맛볼 수 있다.
  
화방사에서 바라본 탁 트인 전망© 뉴스1
화방사에서 바라본 탁 트인 전망© 뉴스1
© 뉴스1
© 뉴스1

◇ 강진 사람도 몰랐던 '뷰 맛집'  
  
강진하면 사찰을 빼놓을 수 없다. 차와 동백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백련사를 비롯해 남미륵사, 무위사, 화방사, 정수사 등 고즈넉한 분위기에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고찰들이 여럿 자리하고 있다.

그중 강진의 숨겨진 전망을 만날 수 있는 곳이 '화방사'다. 현지 사람들도 잘 모르는이 사찰은 강진의 숨은 매력을 샅샅히 찾아보고 다니는 서울 출신 김바다 강진군문화관광재단 대표에게 추천 받았다.

화방사는 고려시대 1211년(희종 7년) 원묘국사가 백련사를 중창하면서 보은산 고성암과 함께 지은 화방암이 그 시초이다.

강진읍에서 동북쪽으로 7㎞ 떨어진 화방산(해발 252m) 중턱에 자리한 화방사는 사찰이라고 하기엔 무색할 정도로 작디 작은 암자다. 이 암자로 오르는 길은 다소 험난하다. 길은 포장되지 않고 좁아 거리로는 짧은데도 오르는 시간이 제법 걸린다.  

화방사에서 바라본 경치는 절까지 오르는 동안 겪은 고생을 금새 잊게 해준다. 이곳에서 정방항으로 강진 군동면 넓은 평야와 탐진강이 보이고, 멀리 강진 앞바다도 펼쳐져 보기만 해도 속이 뻥 뚫린다.
  
강진 가우도 짚트랙© 뉴스1
강진 가우도 짚트랙© 뉴스1
카페 가출에서 바라본 가우도© 뉴스1
카페 가출에서 바라본 가우도© 뉴스1
 
◇ 강진 바다를 가장 짜릿하게 만나는 짚트랙

'가우도'는 강진만의 8개 섬 가운데 유일한 유인도로 바다 위를 질러 걸어갈 수 있는 섬이다. 섬은 강진 대구면을 잊는 출렁다리(438m)와 도암면을 잊는 출렁다리(716m)에 연결돼 있고, 해안선을 따라 생태탐방로인 '함께해(海)길'(2.5㎞)이 조성돼 있다.  
  
이 섬의 풍경을 가장 독특하게 즐기는 방법이 바로 '하늘길'이라 불리는 짚트랙을 이용하는 것. 짚트랙은 별도의 전기적 장치없이 무동력으로 하늘을 나르듯 활강하는 친환경 레저시설이다.

강진 가우도 짚트랙은 길이는 약 1㎞(973m)로 세계 최대 규모의 청자타워에서 출발해 대구면 저두 해안까지 간다.

라인은 4개로 네 명이 동시에 이용 가능해 가족과 친구, 연인끼리 공중에서 서로 마주보며 내려올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횡단시간은 약 1분. 섬을 쭉 둘러보고 내려올 때 짚트랙을 이용하면 된다. 인근에 전망 좋은 카페 가출도 둘러볼 만하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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