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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 이방원' 주상욱 "연기대상? 나올 드라마 많아 안될 듯, 하하" [N인터뷰]①

'태종 이방원' 이방원 역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2022-05-12 08:00 송고
배우 주상욱/ 사진제공=HB엔터테인먼트 © 뉴스1
배우 주상욱/ 사진제공=HB엔터테인먼트 © 뉴스1
지난해 12월 첫 선을 보인 KBS 1TV 대하사극 '태종 이방원'(극본 이정우/ 연출 김형일, 심재현)이 우여곡절 끝에 이달 1일, 32회를 끝으로 종영을 맞았다. '태종 이방원'은 지난 2016년 방송된 '장영실' 이후 5년 만에 돌아온 대하사극으로 큰 주목을 받았고 나름 성적까지 거뒀지만, 촬영 중 말 사망 사고가 있었던 사실이 올 1월 뒤늦게 알려지며 지탄을 받기도 했다. 이에 사과 속에 한달 간 결방했다. 하지만 재정비 기간을 거친 후 돌아온 '태종 이방원'은 다시 10%대 시청률 찍으면서, 대하사극 부활을 제대로 알렸다. 

타이틀롤을 맡았던 주상욱의 부담감 역시 만만치 않았다. 그간 여러 드라마에서 '여말선초'(고려 말기 조선 초기) 이야기를 많이 다뤄왔고, 많은 배우들이 이방원 역을 소화했기에 자연스럽게 다른 배우들과 비교가 될 수 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개인적으로 첫 대하사극이라는 점과, 대하사극 부활의 선봉에 서야 한다는 측면은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주상욱은 이런 부담감을 떨쳐내고, 1회부터 이방원에 적응한 모습을 보이며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모여들게 했다. 특히 이방원의 전 생애를 오롯이 연기해내며, 대학사극 치고는 짧은 32회 동안 그가 겪어야 했을 삶의 고초와 고민들을 안방극장에 전달했다. 또한 강력한 힘의 군주였던 이방원의 인간적인 면모에 더욱 집중하면서 주상욱은 '태종 이방원' 속에서 자신만의 이방원을 표현해낼 수 있었다.

'태종 이방원' 종영 후 최근 주상욱을 만났다. 
배우 주상욱/ 사진제공=HB엔터테인먼트 © 뉴스1
배우 주상욱/ 사진제공=HB엔터테인먼트 © 뉴스1
-5년만에 부활하는 대하사극의 주연이라 부담은 없었나.

▶드라마 쪽에서도 고민이 많았을 거다. 쟤를 데리고해야하나 하는 입장도 있었을 거다.(웃음) 사실 이게 부담스럽기도 하고 (사극이라는 것이) 어렵고 고단하다. 근데 저는 그런 고민없이 무조건 제가 하겠다고 했다. 해보고 싶었다. 이방원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언젠가는 또 나올 거다. 한참 시간이 지난 다음에 이방원을 나온 드라마가 나올 텐데, 그런 드라마의 역사 속에서 한 페이지를 장식한 것은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이방원을 다뤘던 작품이 많았기에 고민이 큰 것도 있었을 텐데.

▶처음에 시작할 때 반응이 똑같았다. '이방원은 유동근이지' '아니지, '정도전' 때 안재모지' ''육룡이 나르샤' 유아인이지'라는 반응들이 엄청 많았다. 특히 세 분의 이야기를 많이 하시더라. 어차피 저는 이 분을 이기겠다도 아니었고 우리 드라마만의 색깔의 이방원을 표현하자라는 생각을 했다. 처음 드라마를 소개할 때 가(家)를 넘어 국(國)으로라고 설명한 것처럼 저희 드라마는 이방원의 이야기를 가족 이야기로 그렸다. 그런 면에서 기존의 이방원을 다룬 작품과는 (비교해) 신선했다고 본다. 시청자 분들도 그런 면을 재밌게 보신 것 같다. 이들이 왕좌를 두고 싸우는 건 크게 재밌어하시지 않더라. 대충 다들 알기 때문에, 왕이 된 다음에 가족들 사이에 무슨일이 벌어졌나를 재밌게 풀어낸 것 같다. 저희 드라마가 32부작이 아니라 40부작까지만 됐어도 더 많은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었던 것 같은데 그런 부분은 아쉬웠다.

-분량이 아쉬웠던 건 어떤 점이었나.

▶이게 정확하게 명분이 납득이 가는 상황이 다 그려졌으면, 더 짜임새 있게 연기를 했을 수 있었을 텐데 회차가 짧아서 다 표현하지 못한 게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자고 일어나면 3년이 지나있거나, 5년이 지나있더라.(웃음)

-만약 회차가 길었다면 어느 정도의 회차를 원했나.

▶최소한 50부작은 해야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 50부작은 되어야 주변 인물들의 내용이 더 디테일하게 그려질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태종 이방원'도 원래 이방원이 왕이 되고 할 얘기가 많았다. 원경왕후(박진희 분)를 비롯해서 아들들과도 얘기도 있었고, 대마도 정벌도 가야했는데 그런 부분이 없어진 것이 있었다.
배우 주상욱/ 사진제공=HB엔터테인먼트 © 뉴스1
배우 주상욱/ 사진제공=HB엔터테인먼트 © 뉴스1
-1회 프롤로그 장면 속 연기가 굉장히 인상이 강했는데.

▶처음에 대본을 보고 해야하나 말아야하나를 선택해아지 않나. 그런데 첫 신을 보고 '뭐야 이거, 내가 할 수 있나, 이걸 어떻게 해'라는 생각을 했다. 사실 프롤로그는 어느 적응이 됐다 싶었을 때 찍은 거였다. 사실 지금쯤 했으면 더 잘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도 든다.(웃음)

-이방원의 장례 장면도 굉장히 디테일했는데.

▶감독님의 생각은 지금까지 드라마에서 염하고 장례과정을 보여준 건 없었으니 더 디테일하게 보여주자는 게 있었다. 디테일하게 많이 준비했는데 시간 관계상 표현하지 못한 것도 있었다. (이번에 촬영하면서) 관에 처음 들어갔다. 약간 MRI 찍으러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입 안에 쌀이랑 진주를 넣어야 했다. 그런 걸 고증을 디테일하게 하려고 했는데 시간관계상 다 넣을 수는 없었다. 이후에 관 속에 들어가서 뚜껑까지 닫혔는데 굉장히 느낌이 이상하더라.

-달라진 이방원의 인상에 대한 평도 많았는데.

▶한 사람의 인간으로 접근해서 가족 이야기를 하다보니깐 그렇게 표현이 된 듯하다. 이방원도 사람이고 가족끼리 살아가는 건 똑같겠지라고 접근했다. 이전에 제가 아는 이방원은 소위 말하는 '킬방원'이었다. 이방원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지 못했는데 이 사람 인생도 참 고달픈 인생이더라. 정말 힘들었겠다 싶었다. 나라면 저렇게 살지 않았을 것 같다. 마지막까지 그러다 죽은 거니 너무 힘들었을 것 같다. 저라면 (이방원의 둘째 아들인) 효령대군 같은 삶을 살지 않았을까.

-연기대상 대상에 대한 욕심은 없나.

▶저는 안 될 것 같다. 역사적으로 연초에 끝난 드라마에 대상을 주는 경우가 없다. 아직도 나올 드라마가 많다.(웃음)

-공교롭게 '태종 이방원'이 끝나고 아내 차예련도 KBS 2TV 일일드라마 '황금가면'을 하게 됐는데.  

▶대본연습할 때 CP님이 김영철 선생님보고 'KBS의 자산 김영철 선생님 모셨습니다'라고 하셨다. 이번에는 KBS를 위해 우리 부부가 헌신을 다해주고 있다고 하시는데 우연치 않게 시기가 이렇게 된 것 같다. 지금은 연기대상 때 같이 손을 잡고 들어가야하나 싶다.(웃음)

<【N인터뷰】②에 계속>


taeh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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